[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용인시가 전액 출자한 지방공기업 용인도시공사가 경기 용인 플랫폼시티 개발사업 본격화에 따른 재무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정부와 용인시의 지원 가능성에 기반한 재무융통성을 바탕으로 경기변동에 따른 사업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다.
12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용인도시공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53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소폭 개선된 반면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46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늘었다.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그래픽=용인도시공사)
한신평은 용인도시공사의 특수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용인시와의 강한 종속성과 재무융통성을 근거로 들었다.
용인도시공사 매출은 대행사업 비중이 높아 원가와 수익이 대응하는 구조다. 2024년 매출 532억원 중 대행사업이 466억원(87.6%)을 차지했으며, 개발사업 매출은 사실상 없는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영업이익률은 -4.3%로 부진했고, 당기순이익률은 지분법이익 효과로 28.2%까지 뛰었다.
용인도시공사는 현재 총 사업비 8조2680억원에 달하는 경기용인 플랫폼시티(지분 5%)를 비롯해 3조4895억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지분 20%), 제2용인 테크노밸리, GTX 용인역 복합환승센터 등 대규모 사업에 참여 중이다. 대부분 민관합동 특수목적법인(SPC) 방식이며, 플랫폼시티는 2030년, 반도체 클러스터는 2027년 완공이 목표다.
과거 2019년 준공된 역북지구 도시개발사업 이후 외형이 줄었으나 시설관리·토지보상 대행 등 안정적인 매출원 덕분에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연매출 450억원 안팎을 유지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2년간 토지보상 대행수수료 감소로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이자수익 증가와 지분법이익 반영으로 당기순이익은 각각 46억원, 150억원으로 늘었다.
용인도시공사는 플랫폼시티 사업이 본격화된 2023년부터 외부차입이 확대됐다. 2023년 300억원 유상증자에도 토지보상 자금 소요로 총차입금이 932억원, 부채비율은 164.7%까지 증가했다. 2024년에는 토지보상 정산금 회수로 현금 유입이 있었지만, 총차입금은 947억원, 부채비율은 154.4%를 기록했다.
다만 223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 규모와 용인시 지원 가능성을 감안할 때 재무위험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차입부담은 늘어날 수 있으나, 분양수익·배당수익 등을 통한 중장기적 재무안정성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 한신평 진단이다.
(사진=한국신용평가)
2003년 설립된 용인도시공사는 ‘지방공기업법’과 용인시 조례에 근거해 법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토지개발·산업단지 조성·시설관리 등 공익 목적 사업을 수행 중이다. 용인시가 100% 지분을 보유한 만큼 자금·사업운영 전반에 걸쳐 시의 직접 통제를 받으며, 유상증자와 보조금 지급, 채무 보증 등 지원 근거가 명확하다.
이 같은 구조는 사업범위가 관내로 제한되고 경기주택도시공사와 역할이 일부 중복되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지역 내 공공시설 운영과 도시개발사업 등 공공복리 증진을 위한 목적사업을 수행하고 있어 출자자인 용인시 지원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용인도시공사는 단기간의 차입 부담 확대에도 안정적인 재무융통성이 뒷받침되는 구조다.
향후 실적은 플랫폼시티·반도체 클러스터 등 신규사업 성과에 좌우될 전망이다. 분양 지연이나 부동산 경기 악화 시 수익성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지만, 한국신용평가는 용인도시공사의 강한 정책적 지위와 용인시의 지원능력을 신용등급 유지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선지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기존 주요 개발 사업이 마무리된 가운데 수익성이 제한적인 대행사업 위주의 사업 구조로 인해 당분간 부진한 영업실적이 예상된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도시개발사업 등 신규 개발사업 진행에 따른 외형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주요 개발사업의 전개 양상과 분양성과 등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일정 부분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