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외국계 처브(Chubb) 그룹 산하 라이나손해보험(전 에이스손해보험)이 ‘라이나’ 브랜드를 단 지 1년이 지났지만 별다른 성장이 없는 모습이다. 보험영업에서는 오히려 적자를 내면서 분기 실적이 순손실로 돌아섰다. 보유하고 있는 장기보험의 질적 개선이 요구되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보험손익 마이너스로 분기 순이익도 적자 전환
25일 회사 경영공시에 따르면 라이나손해보험은 올 1분기 보험손익이 –52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도 동기에는 160억원 이익을 냈는데 이번에 크게 부진했다.
보험수익은 1616억원으로 6.4%(97억원) 성장했지만 서비스비용이 1297억원으로 11.8%(137억원) 증가한 탓이다. 재보험 부문에서도 수익(152억원)이 줄고 서비스비용(491억원)이 늘어나는 등 이익창출 효율성이 저하됐다.
라이나손해보험은 1분기 실적이 영업이익 –22억원에 당기순이익 –21억원으로 적자를 낸 바 있는데, 부진한 보험손익이 그대로 반영됐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5.8%에서 –0.8%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5%에서 –1.6%로 악화됐다.
투자영업으로 얻는 손익은 29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보험사 영업이익은 보험손익과 함께 투자손익으로 구성된다. 적자에서 벗어나 실적을 개선하려면 보험손익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한 셈이다.
보험영업 포트폴리오는 수입보험료 총 1725억원 기준 일반보험이 27.1%(468억원), 장기보험이 72.9%(1257억원)로 나온다. 일반보험은 해상, 근재, 책임, 상해, 종합 등이다. 전년도 동기 보험료인 1695억원보다는 늘었다.
다만 수입보험료는 일종의 매출 개념이고, 보험손익에서의 핵심은 장기보험 부문에 대한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이다. 상각액을 어느 정도 인식했느냐에 따라 보험손익 전체 규모가 달라진다.
라이나손해보험은 외형이 총자산 1조737억원에 운용자산 6125억원으로 작기 때문에 CSM도 1544억원 뿐이다. 1분기에는 여기서 5.5%인 85억원을 상각해 이익으로 삼았다. 통상 다른 보험사가 CSM의 10% 내외 범위에서 상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라이나손해보험은 상각 효과가 낮은 편이다.
손실부담계약 관련 비용도 –185억원 인식했다. 이는 보험계약에서 장래 손실이 예상되는 부분을 현가화하여 당기에 비용으로 처리한 것이다. 즉 CSM이 나지 않는 계약으로 상품의 질적인 문제다.
(사진=라이나손해보험)
장기보험 내 ‘제3보험’ 중심 운영…보유계약 질적 제고 필요
장기보험 보유계약의 질적 개선과 회계적 손실 방어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보험사 부채는 보유계약으로 이뤄지는데, 부채 대부분을 차지하는 최선추정부채(BEL) 구성이 ▲무배당 질병 3774억원 ▲무배당 상해 1785억원 ▲무배당 재물 399억원으로 나온다.
즉 보장성보험 중에서도 ‘제3보험’ 영역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다. 구체적으로 상품 구성을 상해보험, 건강보험, 종합보험, 여행자보험 등 네 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선보이고 있다.
상품 포트폴리오별 CSM은 질병이 1090억원, 상해가 287억원, 재물이 82억원으로 파악된다.
제3보험은 생명보험사뿐만 아니라 손해보험사도 진출을 더 확장하고 있는 영역이라 중소형사 경쟁력이 떨어지기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CSM은 줄고 손실부담계약 관련 비용이 늘어나는 변수가 발생한다.
계약 질적인 면에서 유지율도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공시가 나와 있는 지난해 기준으로 살펴보면 ▲13회차 67.95% ▲25회차 47.28% ▲37회차 37.07% 등으로 나온다. 나머지 49회차, 61회차, 73회차는 모두 34% 수준이다. 13회차를 제외하곤 모든 부문에서 전년도 대비 유지율이 떨어졌다.
판매 채널인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손해보험은 최근 ‘GA 포탈’ 새로운 전산 체계를 만드는 변화를 줬다. GA 채널에서의 판매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B토마토>는 보험손익 개선 방안과 상품 변화 등에 문의했으나 라이나손해보험 측은 “글로벌 본사 확인이 필요하다”라고만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