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CB 발행 공시 수차례 정정…자금 조달 신뢰 하락차입으로 유증 자금 마련한다는 예비 최대주주 논란적자 지속·신사업 청사진 부재에 사업 지속 가능성 의혹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애머릿지(900100)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납입일 연기와 대상자 변경 등으로 공시가 수차례 정정되면서 시장에서는 자금조달 계획 등 회사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회사 측은 최대주주 변경과 신규사업 추진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에 대한 실질적인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지 등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애머릿지 홈페이지 갈무리)
유증 관련 공시 7차례 기재정정…투자자 신뢰도 하락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머릿지는 최근 약 5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기존 의류 유통사업의 운영자금과 신규사업 자금 확보를 위해 결정됐다. 대상자는 이상엽 대표와 이선행 씨가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한 엘비코퍼레이션이다. 엘비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가 2억원, 자본금은 1000만원에 불과한 신생 법인으로, 부채 비중이 상당히 높은 회사다.
당초 이번 유상증자 납입일은 7월23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최근 다음달 28일로 연기됐다.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981원이며, 엘비코퍼레이션이 560만6523주를 전량 배정 받는다. 납입이 완료되면 엘비코퍼레이션이 애머릿지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엘비코퍼레이션 측은 유상증자 대금을 외부에 있는 개인으로부터 차입해 마련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엘비코퍼레이션과 애머릿지의 관계다. 엘비코퍼레이션은 지난해 4월 애머릿지가 추진한 4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20억원을 납입, 신주 137만여주를 배정받았다. 나머지 20억원은 당시 애머릿지 대표였던 서용남 씨가 납입했다. 이후 엘비코퍼레이션은 75억원 규모 CB 투자자로도 참여했지만, 발행 대상자가 경산테크와 개인투자자 등으로 바뀌면서 최종적으로는 30억원만 투자했다.
애머릿지는 이와 별도로 약 20억원 규모의 CB 발행도 진행하고 있다. 대상자는 제이엠제이피에이치 주식회사이며, 표면이자율 1.5%, 만기이자율 8%로 비교적 높은 이자를 제시했다. 전환청구는 발행일로부터 약 1년 뒤부터 가능하다. 이 CB 역시 납입일이 기존 7월23일에서 11월28일로 연기됐다. 공시 정정도 납입일과 전환가액 변경 등으로 5차례 이상 발생했다.
유상증자와 CB 모두 잦은 공시 정정과 납입일 연기, 대상자 변경 등으로 투자자 신뢰를 떨어트리고 있다. 실제로 유상증자는 납입자·발행금액·납입일 변경 등으로 7차례나 정정 공시가 이뤄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계획대로 자금이 실제 납입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년 전부터 적자 지속…국내 연락처도 없어
애머릿지가 이처럼 여러번의 정정 공시를 내면서까지 자금 조달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2년 전부터 이어진 적자 때문이다. 애머릿지는 미국에서 ‘Papaya’ 브랜드 등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dba EK Line’을 통해 도매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여기에 ‘카나비스(대마)’ 관련 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하지만 올 1분기까지 적자가 지속되면서 이번 자금 조달이 단순 운영자금 확보를 넘어 재무적 ‘숨통’을 틔우는 시도로 풀이된다.
적자 지속으로 늘어난 차입 부담은 재무상태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1분기 기준 애머릿지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2.9억원, 유동금융자산은 9.5억원, 기타유동자산은 28억원으로 총 40.4억원이지만 단기성부채인 유동금융부채(25.6억원)와 기타유동부채 12.4억원 38억원으로 현금성자산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엘비코퍼레이션은 2023년 말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된 이후 비디아이를 비롯한 여러 상장사의 유상증자 대상자로 등장하면서 자금력과 실체에 대한 의구심을 산 바 있다. 이번에도 외부 차입으로 납입 자금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전환사채 발행 시 제시한 높은 이자율은 투자 유인을 높이는 동시에 회사 재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적자 기조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해지고, 이로 인해 재무구조 악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애머릿지가 계획한 일정대로 실제 자금 조달을 마칠 수 있을지, 그리고 이후 어떤 방식으로 수익성과 사업 경쟁력을 회복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상증자와 CB 발행이라는 단기적 재무 전략만으로는 부족하고, 장기적으로 실질적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 사업 전략과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애머릿지 측은 이번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주주총회를 열어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고, 신규사업 관련 IR(기업설명회)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주주총회는 7월25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최근 회사는 공시를 정정해 8월29일로 주총을 미뤘다.
<IB토마토>는 애머릿지 측에 주주총회가 연기된 이유와 신규 경영진 선임 및 신사업 구체화 여부 등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지만, 해외 연락처 외 공개된 국내 연락처가 전혀 없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없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