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온, 기술수출에 CB 전환도 '속속'…자본확충 시동
지난해 이어 올해 법차손 50% 넘으면 관리 종목
주가 상승에 5회차 CB 첫 전환청구권 행사
자본 확충으로 법차손 리스크 해소 시동
공개 2025-07-2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17일 10:1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에이비온(203400)이 최근 진행된 조 단위 기술수출로 법차손에 의한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에이비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법차손이 자기자본 대비 50%를 넘을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어 이번 기술수출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대규모 기술이전 소식에 주가가 오르며 전환사채(CB)의 전환청구권 행사가 이뤄지면서 자본확충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회사는 연내 기술수출 계약금 수령을 자신하며, 법차손 리스크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사진=에이비온)
 
조 단위 기술수출 계약 이후 CB 주식전환 물꼬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에이비온의 5회차 CB 중 30억원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 지난 2024년 6월 190억원 규모로 발행한 해당 CB의 전환청구권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며, 160억원의 잔액이 남았다.
 
이로써 조 단위 빅딜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에도 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앞서 에이비온은 지난달 24일 1조8000억원 규모의 'ABN501'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 체결 사실을 공시한 바 있다. 발표 전날 회사의 주가는 5회차 CB의 전환가액 6106원을 하회하는 4505원이었으나, 발표 이후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1만2840원까지 급증했고, 높아진 전환청구의 가능성은 첫 전환청구권 행사로 이어졌다.
 
이날 회사의 주가는 8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전환가액을 웃도는 주가의 흐름이 지속되고, 5회차 CB 잔여 물량의 추가적인 전환이 이뤄질 경우 그간 부채로 잡혀 있던 CB가 자본으로 인식되면서 유동비율 개선과 함께 자본확충 효과가 기대된다.
 
현 시점 회사에 절실한 것은 자본확충이다. 지난 2021년 기술성장기업 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에이비온은 2023년부로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 요건에 의한 관리종목 지정 유예가 종료됐다. 코스닥 상장사는 최근 3개 사업연도 가운데 2회 이상 해당 비율이 50%를 넘어가면 관리종목에 지정되는데, 이미 에이비온의 법차손 비율은 지난해 154.2%를 기록하며 50%를 넘어섰다.
 
최근 3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2022년 25억원, 2023년 13억원, 2024년 8억원으로 매년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2억원에서 -341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법차손 규모도 영업손실 규모에 비례해 2022년 199억원에서 2024년 434억원까지 늘었다.
 
반면 누적된 적자에 자본총계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177억원까지 감소했고, 올들어 3개월간 발생한 법차손만 104억원 규모로 이미 자기자본의 58.76% 수준을 기록했다. 관리종목 지정을 면하기 위해선 올해 안에 법차손 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려야하는 회사의 입장에서 자본확충이 절실한 이유다.
 
사측은 향후 추가적인 전환청구권 행사까지 기대하고 있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채권단 쪽에서 일부 물량을 전환시켰다"며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주가의 변동성이 크지만, 계약 전 시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뀐 부분이 있어서 전환사채 채권자 쪽에서 이제 좀 많이 전환을 하실 것 같다"고 밝혔다.
 
총 190억원 규모의 5회차 CB 전량에 대한 주식 전환을 가정해 단순 계산하면, 자본금으로 유입되는 약 16억원(액면가액 500원*3,111,693주)을 제외한 나머지 174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자본잉여금에 계상, 이를 전환청구권 행사가 반영되지 않은 1분기 말 자본총계 177억원에 더하면 자본총계는 351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게된다.
 
 
 
최대 347억원 규모 업프론트 수령 시점에 촉각
 
다만 5회차 CB의 만기는 2027년 4월19일로 1년 넘게 남아있어 160억원에 달하는 잔여 물량의 주식 전환을 쉽사리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주가 부양의 모멘텀으로 작용한 'ABN501' 기술수출의 실제 계약금 규모와 수령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에 기술수출된 항체 치료제 후보물질 'ABN501'은 'CLDN3' 등 5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다. 공시에 따르면 업프론트(Upfront)는 표적항체 1개당 500억달러로 총 2500만달러 규모이며, 계약상대방의 표적항체 선정개수에 따라 변동된다. 즉, 연간 법차손 규모를 일시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최대 347억원 규모의 수익 확보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5개 물질에 대한 계약금 납입 시점은 연내가 될 것으로 큰 의심 없이 생각하고 있다. 물질에 대한 권리를 이전시키는 과정에서 납입금이 순차적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며, 빠르면 3개월 이내에도 가능하다"며 "계약금 수령과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법차손 이슈는 지금 현 시점에서 크게 우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계약서상 180일 이내 'MCA(Master Collaboration Agreement)'라는 위원회를 조성해서 진행한다고 명시해놨고, MCA 체결 이후 5일 이내에는 계약금이 들어와야 한다"며 "다만 180일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최장의 기간인데, 내용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이번 계약이 본 계약이 아니고 나중에 취소될 수 있다는 식으로 오해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연내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 해소 외에도 연구개발을 이어갈 수 있는 유동성 확보가 과제로 남아있다. 1분기 말 기준 에이비온이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7억원에 그치는 반면, 꾸준한 영업적자를 야기하는 연구개발비용은 2022년 199억원에서 2023년 258억원으로 거쳐 2024년 294억원까지 증가한 상태다. CB 전환청구와 계약금 납입은 유동성 확보에도 숨통을 틔워줄 전망이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파이프라인 임상과 전임상을 포함해 R&D 비용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계약금만으로 향후 몇년간 사업적으로 큰 무리가 없다라고 말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물론 중간중간 개발 마일스톤을 수령하겠지만, 이전부터 해외 금융조달을 1순위로 진행해왔고, 현 시점에서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