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청두HK 적자 누적에도 매각 '오리무중'
완전자본잠식 탈출했지만…1분기 호텔 평가손실 328억원
유상증자로 차입금 상환해 이자비용 줄였지만 순손실 여전
개발 사업 중단에 수익 창출 어려워…매수자 찾기 '급급'
공개 2025-06-2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4일 15:2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롯데쇼핑(023530)의 롯데 프라퍼티 청두 HK 리미티드(LOTTE PROPERTIES (CHENGDU) HK LIMITED)가 당기순손실을 지속하면서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등에 연쇄적인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9년 청두 반성강 프로젝트 복합개발 사업 설립을 위해 롯데자산개발 등과 함께 청두 법인을 설립한 이후 현재 쇼핑이 77.60%, 호텔이 17.15%가량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하지만 개발사업이 지난 2016년 사드 보복사태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중단되면서 수익 창출을 이뤄내지 못하고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지난 2022년부터 매각을 진행 중지만 아직 매수자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사진=롯데쇼핑)
 
청두HK, 겹악재에 개발 중단…계열사 연쇄 부담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호텔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청두HK 리미티드 지분 17.15%에 대한 평가손실은 328억원을 기록했다. 취득 당시 장부가액 보다 회수 가능한 금액이 줄어든 영향으로, 동기간 호텔롯데의 총 평가손실 305억원을 넘어서는 손실 규모다.
 
3월 말 호텔롯데는 롯데쇼핑 지분 8.86%에 대한 평가손익 163억원의 이익을 얻었지만, 청두HK을 비롯한 롯데지주(보통주 지분 11.10%)에 대한 평가손실 47억원, 롯데손해보험(000400) 평가손실 39억원 등이 잇따르면서 단순투자와 경영참여를 하고 있는 투자기업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청두HK 다음으로 손실규모가 큰 롯데지주(보통주)와 비교해도 6.9배 이상 큰 규모다.
 
앞서 청두법인은 지난 2009년 중국 청두 반성강 지역에 주거시설과 상업시설 등 복합개발 사업을 위해 롯데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됐다. 지난 2016년 아파트 분양을 완료한 후 쇼핑몰과 호텔, 오피스로 구성된 상업시설 착공에 들어갔지만 같은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에 이어 2019년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상업시설 개발은 중단된 상태다. 
 
개발사업을 완료하지 못하면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운영 비용과 이자비용 등이 늘어나면서 지난 2022년부터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청두HK의 보통주 2228만9704주를 신규 취득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307억원을 출자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서도 675억원 규모 현금 출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롯데쇼핑 역시 지난해 7월25일 청두HK의 주식 3억1320만8117를 약 4354억원에 현금 취득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23년 말까지 73.46% 보유하던 청두HK에 대한 지분율을 77.60%까지 확대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걸쳐 지원한 약 4500억원은 청두HK의 차입금 상환에 사용됐다.
 
 
 
완전자본잠식 탈출·차입금 축소에도 순손실 지속
 
이 같은 계열사의 현금 지원이 이어지면서 청두HK는 올해 1분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난 상태다. 1분기 기준 청두HK의 자본총계는 2027억원으로 확대됐다. 
 
앞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2020년 75억원에 머물러 있던 청두HK의 당기순손실은 2021년 1289억원으로 급증한 바 있다. 2022년에도 1419억원의 순손실이 이어지면서 자본총계가 945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후에도 2023년 859억원, 2024년 1665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자본총계는 1948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잠식이 심화됐다.
 
올해 1분기 청두HK의 당기순손실은 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94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이자비용이 줄어든 영향이다. 하지만 여전히 당기순손실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1분기 순손실 규모가 54억원으로 올해와 비슷한 2023년 연간 당기순손실이 859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 시 향후 2~3년 내에 다시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발빠른 매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계열사에 연쇄적인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올 1분기 말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27.8%, 차입금의존도는 37.8%로 완화됐다. 같은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 1조3241억원, 기타금융자산 1조4076억원을 보유 중이다. 이외 매각예정자산 2838억원 등을 포함한 유동자산은 5조518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유동부채가 10조697억원에 이르면서 유동비율은 54.80%에 불과하다. 경쟁사인 이마트(92.91%)의 절반 수준이다. 같은 기간 호텔롯데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각각 118.6%, 38.1% 수준을 유지 중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 금액을 낮췄다"라며 "청두HK 매각 추진도 지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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