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에이텀(355690)이 선박용 엔진부품을 제조하는 디에스티 지분 50%을 145억원에 인수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올해 전기차 사업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에이텀은 2·3회차 CB로 디에스티 지분 인수 계약금 50억원을 마련했지만 전기차 사업 승인 시기에 따라 잔금 조달 방법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업황 악화로 실적은 예상치를 밑돌고 있는 가운데 에이텀은 올해 전기차 사업 개시로 저하된 실적과 현금창출력을 회복할 방침이다.
(사진=에이텀 홈페이지)
디에스티 지분 50% 양수·CB로 계약금 50억원 지급
4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텀은 조선 방산 기자재 업체 디에스티 주식 10만2226주를 145억3010만원에 인수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에이텀은 양수 후 디에스티 지분 50.00%를 갖게 된다.
앞서 에이텀은 지난 24일 2회차·3회차 CB를 발행해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지난 27일 CB로 조달한 50억원을 납입 받고, 이날 지급하기로 한 디에스티 지분 양수 계약금 50억원을 낸 것으로 보인다. 잔금 95억3010만원은 오는 3월31일 납부할 예정이다. 잔금은 보유 현금을 사용하거나 추가로 자금을 조달 받아 충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텀이 디에스티 인수에 나선 이유는 기술 협력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에이텀은 선박 엔진 부품과 산업 기계 부품을 전문 제작하는 기업이다. 정밀 가공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트랜스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는 에이텀과 시너지가 기대된다.
에이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디에스티에는 조선 관련 부품의 트랜스가 들어가서 사업 확장성 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현재 전기차 쪽으로 신규 사업을 진출할 계획인데 전기차 사업 승인 시기에 따라 초도 공급 계약이 나면 잔금을 보유 자금으로 치를지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지 검토하고 있다. 납입 시기도 조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황 악화로 트랜스 매출 감소·EV 제품으로 실적 개선 '기대'
에이텀은 지난 2023년 12월 상장하면서 117억원을 모집했지만 지난해 업황 악화로 자금 조달 필요성은 커졌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지 1년여 만에 CB로 또 다시 외부 자금을 조달해 급한 불은 껐지만, 올해 전기차 사업을 개시해 실질적인 매출 확대가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에이텀은 상장 당시 제시했던 실적 추정치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 원래 에이텀 결산기는 6월로, 2023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합산 매출 예상치는 538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해당 기간 실제 매출은 385억원에 그쳤다.
이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2개월간 매출 예상치는 781억원으로 잡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매출은 204억원으로 집계돼 절반에 못 미쳤다. 글로벌 경제 악화로 TV·모바일 수요가 줄어들자 휴대용 전자기기 충전기용 트랜스와 TV 전원공급장치(SMPS)용 트랜스 등을 생산하고 있는 에이텀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에이텀은 지난해 베트남 법인 산하 공장을 증축해 자본적투자(CAPEX)가 확대됨에 따라 현금창출력은 더욱 저하됐다. 에이텀은 지난해 2월26일부터 8월30일까지 EV 전기차용 트랜스 신규제품 생산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5억1000만원을 투입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손실은 지난해 1분기(7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14억원을 기록했고, 여기에 유형자산의 취득으로 2억원이 소요돼 잉여현금흐름(FCF)은 -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3분기 FCF -9억원보다 확대된 수치다. 에이텀이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도 지난해 1분기 4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73억원보다 40.09% 감소했다.
이에 에이텀은 코스닥 상장 1년여 만에 CB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1회차 CB로 15억원을 발행해 운영자금으로 사용키로 했다. 2회차·3회차 CB 금액 50억원을 합치면 총 65억원을 빌렸다. 이는 전체 주식수 540만4980주 중 92만5110주인 17.12%에 달한다. 1회차 CB 금액은 전기차 사업을 위한 연구개발비로 활용할 계획이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22년 하반기~2023년 상반기 3%(5억원)에서 2023년 하반기~지난해 상반기 7%(7억원), 지난해 1분기 16%(3억원)로 확대됐다.
올해 에이텀은 전기차용 사업을 개시해 매출을 늘리고 실적을 개선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측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기차향 트랜스 제품의 최종 승인 절차가 늦어짐에 따라 지난해 매출에서 전기차(EV) 부품 관련 매출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에이텀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기차 부품 매출은 112억원, EV 충전기 매출은 76억원이 날 것으로 예측했다.
에이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난해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기존 충전기와TV 쪽 매출이 다소 저하된 면이 있다. 전기차의 경우 이미 작년 초에 제품 퀄 테스트를 마쳐 올해 승인만 나면 매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조선 쪽(디에스티)도 아직 연구·개발을 해야 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기술을 접목시켜서 (실적 면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게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