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강소기업 상장 주도…IPO 시장의 새 롤모델
오너 지분 큰 강소기업 위주 기업 발굴
IB부문 성과가 신영권 실적 이끌어
공개 2025-03-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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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기업공개(IPO) 주관시장에서 신영증권(001720) 방식이 새로운 해법으로 떠올랐다. 중소형주를 발굴해 상장하는 것이다. 올해 첫 IPO 주관에서도 신영증권은 기업 발굴은 물론이고 상장 전 투자부터 IPO까지 전 과정을 함께 했고, 이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분구조 탄탄한 강소기업 발굴 성과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이 투자조합 출자를 통해 보유한 엘케이켐(489500)의 지분 평가액은 46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신영증권의 취득가 대비 지분 평가익은 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한국거래소)
 
엘케이켐은 신영증권이 올해 첫 대표 주관을 맡아 상장한 종목이다. 상장 첫날 공모가 180.00% 상승하며 마감했다. 장중 한때 270.48%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상승분을 다소 내줬지만 여전히 공모가 2만1000원를 상회하고 있다. 
 
이번 엘케이켐 IPO는 신영증권의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초미세 반도체 공정 소재 기업인 엘케이켐은 작년 3분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4.5% 증가한 198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4.4% 늘어난 89억원을 기록해 강소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수도권과 떨어진 천안에 사업장이 있고 일반투자자에게 다소 생소한 원자층 증착공정(ALD) 소재가 주력 사업영역이라는 점 때문에 IPO에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다. 이런 엘케이켐을 주목한 곳이 바로 신영증권이었다.
 
 
 
신영증권은 지난 2023년과 2024년 에스지아이 세미콘 첨단소재투자조합과 신영 Pre-IPO 신기술사업 투자조합 제1호에 각각 10억원, 45억원을 출자했다. 이에 따라 신영증권의 보유 주식은 총 10만5854주로 조합별 주당 취득가액은 각각 1만2624원, 1만3421원이다.
 
지분 평가 손익 외에도 이번 IPO로 인수대가 11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공모액 대비 5.15%에 달하는 수준으로 통상적인 IPO 수수료율인 2%~3%의 두배 수준에 육박한다.
 
오너 지분 큰 강소기업 위주 발굴 
 
신영증권이 IPO 시장에서 높은 수익성과 뛰어난 주관능력을 보이는 이유는 강소기업 발굴에 있다. 특히 안정적인 수익성을 영위하고 있는 기술 기업 중에서 기업 지배구조에서 사모펀드(PEF)나 벤처캐피탈(VC)의 보유 지분이 낮은 기업을 위주로 찾는다. 
 
(사진=신영증권)
 
실제 작년 신영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기업의 지분을 살펴보면 지난 3분기 기준 M83(476080)의 경우 오너인 정성진 대표를 비롯해 사업 초창기 창립 멤버들의 지분은 44.73%에 달하는 반면 인터베스트그로스세컨더리펀드을 비롯한 투자펀드의 지분율은 17.06%에 불과했다. 이어 제닉스(381620)도 오너인 배성관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40.02%, 한켐(457370)도 이상조 대표와 특수관계자 지분이 51.63%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IPO시장에선 상장 이전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탈 등이 투자해 확보한 지분에 대한 구주매출이 화두로 떠올랐다. 상장 전 Pre-IPO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된 펀드의 투자자금은 기업 초창기 사업 구축에 버팀목이 된다. 하지만 상장 이후의 유통 가능 주식으로 평가돼 IPO시장에선 외면을 받는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올해 초 상장한 LG씨앤에스다. 상장 당시 시가총액이 5조원을 상회하며 대어로 주목받던 LG씨앤에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9.85% 하락했다.
 
공모주 청약에서 1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증거금 21조1311억원을 모았고 이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114대1의 경쟁률을 올렸지만 재무적투자자(FI)인 맥쿼리PE가 보유한 구주매출 비중이 발목을 잡았다.
 
맥쿼리PE는 발행주식의 35.0% 해당하는 968만8595주를 구주매출로 내놨다. 지주사 LG도 49.95% 지분을 보유했지만 대주주와의 지분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차익실현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우려를 샀다는 분석이 나온다. ‘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IPO 시장에서 수익성뿐만 아니라 상장 이후 지분 구조도 중요한 평가요소로 작용되고 있다"라며 "상장 과정에서 투자자본 보유 지분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IB부문이 실적 이끌어…사장 승진으로 성과 입증
 
신영증권은 연초 정기 임원인사에서 금정호 IB·법인영업 총괄의 사장 승진을 결정했다. 오는 6월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식 신임 사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금정호 신임 사장(왼쪽)과 황성엽 대표이사 (사진=신영증권)
 
현재 신영증권의 대표이사는 오너인 원종석 회장과 황성엽 부회장이 함께 맡고 있다. 금 신임 사장이 승진할 경우 신영증권은 황성엽 사장과 금정호 신임 사장이 통솔하는 투톱체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금 신임 사장의 승진은 신영증권 IB가 지난해 보인 실적의 결과물이다. 금 사장은 지난 2006년부터 신영증권 IB사업에 합류했다. 2015년 IB본부장을 역임했고 이어 2020년부터 IIB·법인영업 총괄을 맡고 있다.
 
신영증권 IB는 지난 한 해 수익성 방어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 3분기까지 주요 수수료 수익 중 수탁 수수료가 1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한 반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수 주선 수수료 수익은 16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 IPO시장에서 신영증권은 중소형 증권사로는 이례적으로 총 5개 종목의 대표 주관을 맡고 1개 종목의 인수사로 참여해 실적을 쌓았다. 이를 통해 신영증권의 인수 총액은 1141억원으로 주관실적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도 신영증권은 중장기적 관점으로 기업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25년 2월 현재 신영증권은 엘케이켐에 이어 전자빔 기반 검사 장비전문 기업 '쎄크' IPO를 준비 중이다. 쎄크는 지난 4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오는 3월 기관투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작년 11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3D프린트업체 링크솔루션의 IPO도 추진 중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앞으로도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선정 시 건전성과 수익성 등을 유심히 살펴 신영증권의 강점을 기반으로 IPO를 추진해가겠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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