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7년 만의 IPO 도전…IB 확대 신호탄 될까
AI기반 재생치료 로킷헬스케어, 172억원 규모 IPO 도전
DCM 의존형 IB 한계…수익성 확보, ECM 확대로 가닥
까다로운 유증 주관으로 주관 능력 입증…올 첫 IPO 주목
공개 2025-02-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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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SK증권(001510)이 7년 만에 처음으로 코스닥 시장 일반 종목 기업공개(IPO)를 주관한다. 채권자본시장(DCM)에 강점을 갖고 있지만 기업금융(IB) 부문 수익성 악화로 새로운 먹거리로 주식자본시장(ECM)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유상증자에서 중소형 경쟁사를 따돌리면서 역량을 입증,  올해 첫 IPO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7년 만에 코스닥 IPO 주관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기반 재생치료 플랫폼 기업 로킷헬스케어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오는 3월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공모가 확정 후 상장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모를 통해 확보되는 자금은 공모 희망가 하단 기준 172억원 규모다. 대표 주관사는 SK증권이다. 
 
 
앞서 SK증권은 J&W파트너스로 경영권이 넘어가기 직전인 2018년 EDGC(245620)의 코스닥 상장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하지만 SK그룹 계열사 IPO에 인수사로 참여하거나 스팩(SPAC) 상장 외에는 이렇다 할 실적이 없다. 7년 만에 IPO 직접 주관에 나선 것이다. 
 
로킷헬스케어 입장에서도 이번 IPO에 거는 기대가 크다.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2012년 셀트리온헬스케어 사장을 역임한 유석환 대표가 설립했다. 2021년 기술특례상장 준비를 마쳤지만 기술성 평가에서 BBB등급을 받으면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다. 상장이 미뤄지면서 주관사도 KB증권에서 한국투자증권으로 바뀌었지만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한국평가데이터와 한국발명진흥회로부터 개인 맞춤형 장기 재생 플랫폼 관련 4가지 핵심기술에 대한 기술성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아 상장이 재개됐다. 기술평가 과정에서 미끄러진 만큼 로킷헬스케어는 바이오기업 IPO에 강점이 증권사에 주관을 맡기기로 했다.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바이오기업 상장 주관 경험이 있는 SK증권이 선택된 이유다. 
 
ECM 조직 개편 효과 '관심'
 
기존 SK증권 IB는 채권발행 등 DCM 위주였다. 특히 최근까지 자금 조달 랠리를 이어가고 있던 SK그룹 계열사 회사채 발행에서 실적을 쌓았다. <IB토마토>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한 해 SK증권 주관 규모는 총 79건 5조3713억원이다.  
 
(사진=SK증권)
 
유상증자는 필연적으로 IPO보다는 리스크가 크고 까다롭다. 미매각될 경우 주관사와 인수사가 실권주를 인수해야 하는 부담도 있고 대부분 자금 사정이 어려운 기업들의 선택지라 난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SK증권은 정면돌파로 주관능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총 14건의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이중 10곳의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총 주관 규모는 2818억원에 달한다. <IB토마토>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SK증권은 유상증자 실적에서 2024년 누적 기준 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DCM에 의존적인 IB사업구조는 작년부터 한계를 맞기 시작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SK증권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6%를 기록했다. 분기 실적은 9억7000만원으로 전 분기 476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지만 연간 기준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게 시장 전망이다. IB 부문의 경우 3분기까지 누적 기준 30억원 적자를 냈다. 1년 전만 해도 725억원의 수익을 냈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건전성 평가 기준 강화로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서다. 실제 SK증권의 작년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5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결국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해진 시점에서 다시금 주목받은 것은 IPO를 비롯한 ECM이다. 지난해 상반기 진행된 조직개편에선 기업금융2본부 ECM 담당 조직을 2개 부서에서 3개 부서로 늘렸다. 기존 ECM1, 2부에서 3부를 신설하고 유진투자증권 출신의 외부 인력도 충원했다.
  
하지만 올 초 공모주 시장은 녹록지 않다. 11일 기준 미트박스(475460)를 시작으로 △아스테라시스(450950)데이원컴퍼니(373160)와이즈넛(096250)삼양엔씨켐(482630)아이지넷(462980)피아이이(452450)LG씨엔에스(064400) 등이 신규 상장했지만 공모가를 상회하는 기업은 두 곳뿐이다. 투심이 약해진 상황에서 기업 가치를 시장에 설득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SK증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회사별 최적화 전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K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작년 ECM 담당 조직을 확대하고 유상증자를 시작으로 IPO로 전방위적인 업무영역 확대에 노력 중”이라며 “시장 상황이 여유롭다고만 할 수 없겠지만 각 발행사에 맞는 조달전략을 세우고 집중해 최적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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