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정부의 토지 및 주택 정책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으로서 높은 사업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법적 보호 속에 토지 개발, 주택 공급 등 사업을 영위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와 정책 사업에 따른 차입 부담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다만, 주택도시기금 등 정부 차입금이 후순위로 설정돼 있어 실제 차입 부담은 지표상보다 낮게 평가된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1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정부 정책수행기관으로서 사업기반이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근거해 설립돼 법적 지위가 확고하며, 정부의 토지 및 주택 정책수행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토지의 취득, 개발, 공급, 주택 및 산업단지 개발과 주택임대사업 등 사업 영위에 있어 법적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우수한 사업 안정성을 갖고 있다.
영위 사업의 공공성으로 인해 정부 통제 강도가 높은 수준이다. 공사의 사장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과 공사 정관에 따라 임원추천위원회의 복수 추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의 의결, 국토교통부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감사도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등 공사의 인사에 대한 정부의 통제 강도는 높은 수준이다.
올 상반기 공사의 매출은 분양주택 준공물량 증가, 공동주택 용지의 매각 확대에 따라 전년 동기대비 79.8% 증가한 9.6 조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양호한 토지, 주택 관련 매출이 회복됨에 따라 EBIT/매출액 역시 5.8%로 개선됐다.
정부 정책 수행기관으로서의 역할, 개발사업자로서의 사업특성으로 인해 공사의 사업실적은 정책 및 거시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변동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및 영업수익성은 부정적인 부동산 경기확대에 따른 토지 매각부진, 기매각 토지의 잔금연체 등의 사유로 크게 저하된 바 있다. 공사는 2026년부터 남양주왕숙, 부천대장 등 3기 신도시 토지매출 확대 및 주택착공 조기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매출은 2026년 이후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3기 신도시 및 정책사업 추진으로 차입부담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부채비율은 209%, 차입금의존도는 39.3%로 재무안정성은 ‘보통’ 수준이다. 단기적으로 당기순이익 창출을 통한 자본확충 수준이 다소 축소된 가운데, 3기 신도시 사업 추진 등에 따른 사업비 지출 확대로 차입부담은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실제 차입부담은 겉으로 나타난 지표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육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따라 주택도시기금 등 40조원 이상의 정부 차입금이 후순위로 설정돼 있어 공사의 실질적인 차입부담은 지표 수준을 하회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법률적 지원에 기반한 재무적 융통성은 매우 우수한 수준이다. 사업수행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보유한 점, 보조금·증자 등 정부의 재정지원이 지속되고 있는 점, 정부 차입금을 후순위로 인정하는 법적 근거가 생성된 점 등을 감안할 때 정부의 지원 가능성은 높은 수준으로 판단된다. 유사시 추가적인 지원 및 손실 보전 등 정부의 재정적 지원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공사의 신용도를 제고하는 요인 중 하나다.
한편 2009년 공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의해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를 통합해 설립된 준시장형 공기업이다. 공사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해 토지의 취득, 개발, 공급, 주택단지 및 산업단지 개발과 주택공급, 주거복지사업(다가구 매입임대, 기존주택 전세 임대 등)을 영위하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