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공장 가동률 '반토막'…결국 경산공장 '매각'
매출 성장에도 상반기 평균가동률 56.3% 불과
주류 소비 감소 트렌드 속 운영효율화 개선 노력
롯데렌탈, 신차배송센터나 반납공간 사용 검토
공개 2024-10-25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2일 18:0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롯데칠성(005300)음료가 최근 5개 주류 공장 중 하나인 경산공장을 롯데렌탈(089860)에 매각했다. 경산공장은 마주앙과 설중매 등 과실주를 생산해왔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공장의 평균가동률이 56.3%로 지난해 말 대비 증가했지만, 여전히 50% 수준에 머물고 있는 만큼 생산시설을 줄여 경영효율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롯데렌탈은 해당 부지를 향후 신차배송센터 또는 렌탈기간 종료 후 차량 반납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산공장 외관. (사진=롯데칠성음료)
 
생산실적 대비 높은 생산능력…평균가동률 56.3%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칠성의 주류부문 연간 생산실적은 7053억원으로 평균가동률은 51.6%로 집계됐다. 직전연도 생산실적(6448억원) 대비 9.38% 늘었지만, 평균가동률은 0.8%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들어서는 평균 가동률이 56.3%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50%대에 머물러 있다. 앞서 롯데칠성음료의 평균가동률은 2020년 39.4%에서 2021년 46.9%, 2022년 52.4%로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51.6%로 다시 축소됐다.
 
평균가동률이란 생산능력금액에서 생산실적금액을 나눈 금액으로, 생산설비 등이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80% 수준을 정상적인 가동률로 본다. 가동률이 낮은 경우 자원활용이 낮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너무 높으면 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지만, 기계나 설비 등의 과부하로 공급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은 음료부문(64.9%)의 지난해 연간 평균가동률이 보다 13.3%포인트 낮았다. 판매실적은 증가하고 있지만 시설에 대한 활용도가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같이 가동률이 낮아진 데에는 생산능력 증가율(10.96%) 보다 낮은 생산실적 증가율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생산실적이 2022년 6448억원에서 2023년 7053억원으로 9.38% 증가하는데 그치면서다.
 
롯데칠성음료는 IR자료를 통해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2023년 목표로 주종별 생산거점 합리화와 충주2 공장의 가동률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강릉공장과 청주공장에서 생산되던 소주 공장을 통합하기 위해 지난 2021년 9월 청주 공장의 생산 설비를 강릉 공장으로 이전했고, 현재 '처음처럼', '새로' 등 제품은 강릉공장에서 전량 생산 중이다. 실제로 이 기간 2021년 46.9%에 머물렀던 평균가동률은 2022년 52.4%로 확대됐다.
 
이외에도 기존 주류 생산 공장에서 하이브리드 생산을 확대하면서 생산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충주2공장의 경우 크라우드와 크러시 등 병·캔·케그·펫 라인을 아우르는 맥주를 생산해왔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생산을 위해서 라인 이설과 설비 투자를 진행하면서 현재는 맥주 뿐만 아니라 RTD(레몬진), 음료(펩시, 칠성사이다 등)를 동시에 생산 중이다. 이에 충주2공장의 평균 가동률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업체 측은 리빌딩 사업을 통해 양조 공정의 설비 최신화·자동화와 생산 효율화를 위한 라인 재배치등의 설비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산공장 매각해 운영효율화…부지 사용방안 검토 중 
 
하지만 이 같은 운영효율화 노력에도 주류 출고량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대되면서 저도주와 논알코올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8년까지 주류 출고량이 393만㎘로 390만㎘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9년 처음으로 384㎘까지 내렸다. 이후 2020년 361㎘, 2021년 351만㎘, 2022년 364만㎘ 2023년 362㎘로 점차 축소됐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부문 실적 성장도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주류 부문 매출액은 지난 2022년 8112억원에서 지난해 8388억원으로 3.4%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 2021년 7102억원에서 2022년 8112억원으로 14.22%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률이 둔화됐다.
 
이번 경산공장 매각 역시 주류 소비가 감소함에 따라 낮아진 가동률을 개선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매각가는 335억원으로, 롯데렌탈에서는 향후 경상공장 부지를 신차배송센터 또는 렌탈기간 종료 후 차량 반납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해당 부지의 토지 면적은 8만4134㎡, 건물 면적은 1만8012㎡에 이른다. 
 
롯데칠성음료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271억원에 이르는 가운데, 이번 매각으로 자산총계는 단순계산 시 4조3316억원에서 4조3651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반기 말 총 차입금 기준(1조7245억원) 차입금의존도는 상반기 말 기준 39.8%에서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에도 롯데칠성음료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7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발행한 제50-2회차(이자율 1.83%) 만기가 도래하면서다. 다만 이자율이 3.212%로 정해지면서 기존 대비 이자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021년 이후 차입금이 지속 증가하면서 이자비용도 2021년 352억원, 2022년 407억원, 2023년 554억원으로 지속 증가해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380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년도 동기(249억원) 대비 52.61% 증가했다. 
 
올해 들어 수익성은 전년대비 낮아진 모습이다. 지난해 필리핀 펩시를 인수하면서 전체 연결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2조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동기(1조4760억원) 대비 37.95% 증가했지만,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185억원에서 970억원으로 18.14% 감소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경산공장 매각은 주류 생산 설비 재배치를 통한 효율화 활동의 일환으로 기존 경산공장에서 생산되는 마주앙·설중매 등은 군산공장에서 생산될 계획"이라며 "이번 결정은 양사의 니즈에 따라 체결된 건"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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