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상역, 오너일가 개별회사인 S2A 흡수합병…왜?
완전 자본잠식 상태 오너일가 소유 미술품 판매 기업 인수
합병 시 부채비율은 증가하고 영업이익률 소폭 감소 예상
공개 2024-10-2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2일 15:4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의류제조사업을 영위하는 세아상역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에스투에이(S2A)를 지난달 인수한데 이어 최근 흡수합병을 단행하면서 눈길을 끈다. S2A는 미술품 무료 전시 등 사회공헌형식 문화사업을 영위하던 기업이다. 지난 10월 9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거쳐 세아상역이 지분 100%를 취득했다. 세아상역은 S2A의 각종 운영 자원을 통합함으로써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영리법인 하에 두기로 결정했다는 계획이다. 특히 사회공헌형식의 문화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인 만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 장기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너일가의 개별소유이던 자본잠식 기업을 세아상역이 떠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진=세아상역)
 
'자본잠식' 자회사 에스투에이 지원 강화하나 
 
21일 세아상역은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이미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는 S2A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S2A에 대한 신주를 발행하지 않을 예정인 만큼 합병비율은 1대 0.0000000으로 산출됐다.
 
S2A는 지난 2013년 12월16일 시스템통합구축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개발, 정보처리기술에 관한 전문적 서비스 등에 관한 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그러다 지난 2022년 6월 미술품의 위탁판매 및 자가 판매 등을 주요 사업 목적으로 변경하면서 사명을 지금의 '에스투에이'로 변경했다.
 
매출액은 지난 2022년 12억원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51억원으로 매출액이 4배 이상 증가했다. 미술품 사업을 2022년 시작해 사업초기인 첫해에는 매출이 거의 없었지만,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한 영향이다. 
 
지난해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지난 2021년 2억원을 기록하던 영업손실은 2022년 11억원 손실, 2023년 8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당기순손실은 5억원, 25억원, 58억원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이에 2021년까지 29억원을 기록하던 자본총계는 2022년 5억원으로 떨어진 후 지난해 55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본잠식이 이어지면서 세아상역의 자금 지원도 이어졌다. S2A가 세아상역을 대상으로 보유하고 있는 차입금도 지난해 7월30일 기준 556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지난해 말 세아상역로부터 받은 일반차입금 543억원 대비 약 8개월여 만에 차입금이 2.39% 증가한 셈이다.
 
 
오너일가 부실 떠안은 세아상역…채무부담 심화
 
일각에서는 세아상역이 결국 오너가의 부실기업을 떠안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26일 공시 이전까지 에스투에이는 창업주인 김웅기 회장의 세 딸인 김세연 제이디링크 대표가 지분율 34%, 김진아 글로벌세아 사장, 김세라 세아상역 부사장이 각각 33%를 소유하고 있었다.
 
세아상역에 인수되기 전 S2A는 별도 개인회사로 작년 실적은 올해 그룹 연결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세아상역 인수 후인 10~12월 3개월치가 그룹 연결실적에 포함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세아상역의 부채비율과 영업이익률은 기존 대비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말 세아상역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219억원, 622억원으로 직전연도(매출 2조3397억원, 영업이익 1769억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022년 7.56%에서 지난해 3.41%로 줄었다. 흡수합병 이후를 단순 계산하면 영업이익률은 3.36%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세아상역의 수익성이 감소한 데에는 지난해 외형이 22.13% 줄어든 가운데 매출원가 비중이 확대된 점이 영향을 받았다. 원가율은 지난해 85.37%를 기록하며 직전년도(81.83%) 대비 약 3.53%포인트 증가했다. 판관비율도 같은기간 10.56%에서 11.14%로 소폭 늘었다.
 
수익성 저하가 이어지는 가운데 세아상역은 지난해 말 차입금의존도는 약 44.59%에 이른다. 지난해 차입금이 7230억원에 이르면서다. 앞서 차입금은 2020년 3793억원, 2021년 5941억원, 2022년 7839억원으로 매년 약 2000억원씩 증가했다. 높은 차입금의존도로 인해 이자비용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21년 98억원 수준이던 이자비용은 2022년 254억원, 2023년 479억원으로 급증했다. 
 
자본잠식 상태인 에스투에이를 흡수합병하면서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말 145.37%에서 155.24%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S2A 흡수합병이 되려 재무부담과 수익성 저하를 심화시키는 셈이다. 
 
그럼에도 세아상역이 S2A를 흡수합병한 데에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영향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자회사를 흡수합병함으로써 자본구조를 재조정해 견고한 재무상태를 구축할 수 있고, 합병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올해 업황이 회복하면서 세아상역의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작년보다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세아상역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최근 업계의 추세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 세아상역의 지속가능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과 함께 S2A의 장기적인 운영을 목표로 판관비 등 각종 운영 자원을 통합함으로써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영리법인 하에 두기로 결정했다"라며 "향후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