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스페이스, 매출 0원에 자금난 우려…상업 발사로 돌파구 찾을까
외부 자금 모두 연구개발로 사용
향후 회사 성장 위한 상업 발사 성공 여부 중요해져
발사 실패 따른 리스크 부담…발사체 시장 구조상 낮을 전망
공개 2024-10-2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2일 15:0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우주 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462350)가 내년부터 상업용 발사체 발사 사업을 통해 매출 확대 및 연구개발비 자체 조달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는 그동안 우주 산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구개발비 등 자금 마련이 수월했지만, 하반기 들어 기대감이 꺾이면서 향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자체 매출 확대를 통한 연구개발비 마련이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막대한 연구개발 규모 등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일부 발사체 업체가 청산되는 등 발사체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이노스페이스 등 시장에 남은 업체들이 발사체 수요를 확보하며 공급 감소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월 이노스페이스의 시험 발사체 발사 장면(사진=이노스페이스)
 
내년 상업 발사 이전 매출 발생 없어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노스페이스의 매출은 발생하지 않았고, 지난해 상반기(5231만원)에 비해 감소했다. 이노스페이스 등 우주 발사체 서비스 기업들은 발사체를 이용해 소형 위성 제조사들을 대신해 우주 궤도에 위성을 올려주는 발사 서비스 매출, 기타 기술 개발 용역 등을 통해 매출이 발생한다. 발사체 서비스를 통한 매출이 주요 매출인 까닭에 이노스페이스는 올해 유의미한 매출은 발생하지 않을 예정이다. 본격적인 매출은 내년부터 발생할 예정으로, 이노스페이스는 내년 3월 첫 상업용 발사체 발사를 앞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노스페이스는 높은 연구개발 비용을 외부 투자 등으로 충당하는 모습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노스페이스의 경상연구개발비는 올해 상반기 6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5억원)에서 소폭 감소하는 수준에 그쳤다.
 
아울러 상장에 앞서 고용 확대에 따른 급여 비용 증가 등이 판관비 확대에 영향을 미치며 올해 상반기 이노스페이스의 영업손실은 1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86억원)에서 손실폭이 19.8%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이노스페이스는 상장을 통해 562억원을 한차례 더 보충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상장 이전 보통주 발행 및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로 연구개발 자금 등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이노스페이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92억원으로 이는 대부분 올해 상반기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상장 이전 유상증자와 RCPS 등을 통해 확보한 자본잉여금은 2322억원에 달하지만, 매출이 없는 가운데 연구개발비 지출이 이어지며 지난 1분기 현금성 자산이 55억원에 불과했고, 상장 이후 현금성 자산이 대거 보충된 상황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상장 등으로 조달한 자금은 2025년까지 모두 소진될 예정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올해 8월 추력(로켓이 발사되기 위해 땅으로 밀어내는 힘) 250kN(킬로뉴턴) 성능 검증용 엔진 개발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지난 6월부터 실제 발사에 사용될 동급 엔진 개발에 착수했다. 올해 이노스페이스는 엔진 개발 등에 30억원을, 내년에는 5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내년 3월 예정된 상업 발사를 통한 매출 발생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우주 발사체 스타트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자금이 몰렸지만, 하반기에는 우주 발사체 산업의 높은 연구개발비, 빠른 매출 발생이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상장 모집가액이 희망밴드 하단보다 더 낮게 형성되는 등 기대감이 꺾이는 모습이다. 이노스페이스는 그동안 외부 자금 유치를 통해 연구개발을 충당했지만, 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줄어드는 가운데 앞으로는 자체적인 매출 발생을 통해 비용을 부담해야 할 필요성도 커진다.
 
 
첫 상업 발사 후 매출 발생 예상
 
내년 3월 이노스페이스의 첫 상업 발사체 발사가 예정돼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첫 상업 발사에 대한 제반 여건은 모두 갖춰진 것으로 파악된다. 발사체 발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사장도 브라질에 마련해둔 상태인데다, 소형 위성 발사 수요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7월 기준 이노스페이스가 수주한 소형 위성 등 발사 서비스 계약 규모는 201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상업 발사가 시작되면 이노스페이스의 매출액도 발생할 전망이다. 이에 이노스페이스의 자체 자금 조달 능력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노스페이스는 상장 당시 내년도 상업 발사 이후 매출액 48억원, 영업이익 18억원을 제시했다.
 
해당 실적은 7건의 상업 발사를 가정하여 제시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 시점에서 7건의 발사 중 4건은 확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최근 발사체 서비스 업계의 비용 부담이 완화되고 있어 산업 초창기 발사할수록 비용 부담이 가중되던 상황은 어느정도 해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연이은 발사체 스타트업들의 위기로 인해 발사체 서비스 공급이 줄어들며 시장이 공급에 유리하게 재편되고 있는 점도 향후 매출 발생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의 버진 오빗 등 발사체 스타트업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청산하는 등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소형 위성 발사 수요가 늘어나면서 발사체 시장에도 공급자 우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노스페이스 측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매출 발생에 대해 “최근 발사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상황 속에 발사 결과에 따른 리스크 부담이 줄어드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고, 발사 횟수가 많아질수록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패에 따른 리스크 부담이 줄었지만 상업 발사에 성공할 경우 향후 위성 발사 수요를 더 끌어올 수 있어 상업 발사 성공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