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등 대주단 8800억원 브릿지론 증액 발행 추진 중'창의혁신디자인 시범사업' 대상지 선정…건폐율·용적률 인센티브현대건설 개발 지분 30%…내년 착공시 매출 본격화 전망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개발을 맡은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호텔부지 개발사업이 리파이낸싱을 앞두고 있다. 대규모 브릿지론 만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증액 리파이낸싱이 무난히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건설(000720)은 이 개발사업 지분을 보유한 동시에 시공도 맡고 있어 사업 성공 시 막대한 개발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호텔 개발사업 조감도.(사진=서울시)
8800억원 브릿지론 만기 하루 앞…대주단 증액 추진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 개발사업의 8800억원 규모 브릿지론의 만기는 오는 27일로 예정돼 있다. 이 개발사업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602번지 일원 1만362㎡ 호텔 부지에 지하 7층, 지상 31층, 연면적 13만3165㎡ 규모 업무·상업·숙박시설 등 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1년 1월 르메르디앙 호텔을 전원산업으로부터 약 7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컨소시엄은 개발사업 시행을 위해 마스턴제116호강남프리미어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이하 마스턴PFV)를 설립했다. 부동산 개발회사인 웰스어드바이저스가 55%로 최대주주에 올라 있고, 이어 △현대건설 29.99% △마스턴투자운용 5% △메리츠증권 4.01% △메리츠화재해상보험 3% △메리츠캐피탈 3% 등으로 주주가 구성돼 있다.
더욱이 이번 개발사업에 호재도 있다. 지난해 서울시의 ‘창의혁신디자인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기존 59.99%이던 건폐율을 최대 70%까지, 749.99%이던 용적률을 최대 860%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이를 두고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가 진행 중이다.
브릿지론 만기를 하루 앞둔 시점까지 건축심의가 마무리되지 않았기에 착공을 위한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은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메리츠증권 등 대주단은 브릿지론에 대한 추가 연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턴PFV는 지난 2021년 최초로 브릿지론 7700억원을 조달했고, 지난해 8800억원으로 증액 리파이낸싱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연장에선 9000억원 이상 규모의 브릿지론 조달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시공 지분 대부분…‘신용보강’ 리스크 해소가 관건
현대건설은 지난 2021년 강남 르메르디앙 호텔 인수 당시 마스턴PFV 지분 참여를 위해 3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시공 지분이 대부분으로, 실제 현대건설이 인수를 위한 자금 지출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대건설은 지난 2022년까지 마스턴PFV에 장기차입금 700억원을 빌려줬으나, 마스턴PFV는 지난해 이를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별도 기준 마스턴PFV와 현대건설 간 채권·채무 내역은 미지급비용 76억원이 유일하다.
다만 아직 서울시의 건축심의가 진행 중인 탓에 마스턴PFV와의 시공 계약은 체결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의 시공 지분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현재 9000억원 이상 규모의 리파이낸싱에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착공 시 향후 ‘조 단위’ 개발 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 개발사업에는 △업무시설 3만5587㎡ △숙박시설 1만749㎡ △판매·근린생활시설 1만6765㎡을 포함해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 주거시설이 포함됐다. 향후 주거시설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기존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던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의 용도를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하면서 약 2573억원 규모 공공기여를 서울시에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시공 지분 확보와 함께 브릿지론에 대한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다. 이달 27일 만기 예정인 8800억원 규모 브릿지론은 △트렌치A 5300억원 △트렌치B 2000억원 △트렌치C 1500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트렌치C에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 힐스테이트베스트제일차(1000억원)와 해피니스블루(500억원) 등의 대출채권 유동화 과정에서 현대건설이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건축심의 접수 시기가 내년 상반기 중이기 때문에 2025년 하반기 착공을 예정하고 있다”면서 “대주단에서 이를 감안해 9000억원 이상 규모의 브릿지론을 약 1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