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하이브(352820)의 부진으로
미래에셋증권(006800)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악재가 겹친 하이브의 4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주관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저점이라는 판단이지만 하이브의 재도약 가능성을 설득해 내야 한다.
미래에셋증권, 하이브 대규모 CB 발행 주관
13일 업계에 따르면 JB우리캐피탈과 티앤케이프라이빗에쿼티(이하 티앤케이PE)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 하이브가 발행하는 4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투자를 검토 중이다. 해당 컨소시엄은 현재 재원 확보를 위한 펀드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2021년 발행한 3회차 CB와 동일한 4000억원 규모로 4회차 CB발행을 결정했다. 3회차 CB 만기인 5년을 채우지 않고 같은 액수로 CB를 차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3회차 발행 당시 40만원 내외에서 거래되던 주가가 절반 이상 하락해 조기상환(풋옵션) 청구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사진=미래에셋증권)
지난 3회차에 이어 4회차 발행도 미래에셋증권이 주관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회차 때 3900억원 규모 투자도 진행해 2400억원가량을 재매각(셀다운)했고 1500억원 규모를 보유 중이다. 당시 이자율은 0%였다. 여기에 더해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 조항이 없었다.
시장에선 미래에셋증권이 보유 3회차 전환사채에 대해 조기상환청구를 진행해 원금을 회수하고 다시 4회차 전환사채에 재투자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주관만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발행사 유리한 조건…재무적 투자자 '고심'
하이브가 내건 CB 발행 조건은 발행사에 유리하게 설정됐다. 표면금리와 만기금리 모두 0%로, 전환가액은 현 주가 대비 20% 할증이 붙는 조건이다. 주가 변동에 따라 전환가가 조정되는 리픽싱 조건도 붙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하이브 CB에 투자하는 재무적투자자(FI)는 CB 보통주 전환 후 블록딜을 통해 시세 차익을 확보해야 한다. 이 경우 만약 주가 상승에 실패해 전환가액을 하회할 경우 FI들의 만기 수익률은 0%로 제한된다.
(사진=하이브)
하이브가 이 같은 조건을 내건 것은 최근 하이브 주가가 저점이라는 판단에서 나온다. 하이브는 지난 12일 전일 종가 대비 2.82% 떨어진 16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5일 기록한 52주 최저가 16만원에 근접한 가격대다.
실제 하이브는 최근 산하 BTS의 공백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올 상반기 하이브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4억원, 653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3%, 51% 감소한 수치로 이에 따라 연결기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24억원을 기록했다.
악재 겹친 하이브, 시장 평가는?
결과적으로 이번 하이브의 CB발행 주관업무의 성공 여부는 하이브의 시장 지위 회복에 달렸다. 만약 하이브의 미래에 대한 가치 설득에 실패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는다면 미매각분을 미래에셋증권이 떠안아야 한다. 하지만 연이은 악재에 하이브의 실적 개선은 현재로서는 요원한 상태다.
지난 11일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들이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를 촉구하는 내용의 방송을 진행하고 있따. (사진=유튜브 nwjns)
지난 11일 걸그룹 뉴진스는 새로 개설한 유튜브 채널 'nwjns'를 통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를 바란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뉴진스 멤버들은 이날 방송에서 "우리의 의견이 잘 전달됐다면 방시혁 의장, 그리고 하이브는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복귀시키는 현명한 결정을 하길 바란다"fk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BTS의 공백을 메꿔준 주력 아티스트의 연이은 군입대도 예고됐다. 하이브에 따르면 보이그룹 세븐틴의 멤버 정한이 오는 9월26일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세븐틴은 BTS의 군입대 이후 하이브의 매출을 책임져온 핵심 보이그룹이다. 그러나 현재 정한을 필두로 1995년생, 1996년생 멤버의 군 입대가 예정돼 있다.
다만 시장에선 오는 2025년 BTS의 복귀가 하이브 시장 지위 회복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BTS의 복귀 이후 영업이익의 개선과 하이브가 추진 중인 플랫폼 사업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의 실적은 3분기까지는 실적이 부진하겠지만 현 주가에서는 내년 BTS 완전체를 바라보면서 비중 확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며 "완전체를 가정한 2026년 예상 영업이익은 약 5000억원이고 예상 기업가치는 10조에서 15조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1년 내 가장 큰 성장 모멘텀은 BTS의 완전체 컴백과 위버스의 구독 모델 도입으로 이 둘의 상호 간의 시너지는 상당히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