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DGB금융지주(139130)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차질이 생겼다. 위험가중자산 대비 수익성이 낮은 자산을 처분해 은행의 가계대출을 늘리는 방안을 구상했으나,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DGB금융지주. (사진=DGB금융지주)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춰 포트폴리오 재편 추진
6일 DGB금융지주에 따르면 보유 자회사 수는 11개다. 이 외에도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지에 손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자회사로는 iM뱅크(옛 대구은행)와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 등이 있다.
DGB금융은 지난 6월 아이엠뱅크의 출범과 함께 자회사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대응하기 위함이다. 특히 DGB금융은 자본 효율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위험가중자산의 감축을 우선으로 한다는 구상이다.
DGB금융은 위험가중자산이익률에 기반한 수익 구조 변화 첫단추로 비은행 계열사의 비효율 자산 감축을 꼽았다. 비은행 자회사 자산은 위험가중치 대비 이익이 은행에 비해 낮다. DGB금융은 비은행 계열사의 위험가중자산을 줄이는 대신 이를 은행의 가계 대출로 채울 요량이었다. 비교적 위험가중치가 낮아 대출 자산 규모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가중자산 감축이 아이엠뱅크의 대출 확대 기반이 될 수 있는 것도 포트폴리오 재편 배경이 됐다. DGB금융은 지난 5월부터 위험가중자산 재분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아이엠뱅크 시중은행 전환 이후부터는 황병우 DGB금융 회장과 계열사 수장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하지만 최근 DGB금융의 전략 변화가 감지된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급증하자 은행권 대출을 조였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를 시행한 데 이어 이달 부터는 제2금융권에도 2단계 스트레스 DSR를 적용했다.
당국이 가계대출 확대를 견제하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을 비롯해 인터넷 은행까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렸다. 금리뿐만 아니라 대출 조건을 높여 문턱도 높였다. 타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에도 대출이 몰리자 iM뱅크도 흐름을 따랐다. 지난 4일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0.5%p에서 0.6%p 올려 금리 상단은 3.85%에서 4.35%로 상승했다.
금융당국 제재로 가계대출 확대 전략 수정해야
올 상반기 DGB금융의 위험가중자산은 45조433억원이다. 지난해 말 43조9722억원에서 6개월 만에 1조711억원이 증가했다. DGB금융이 위험가중자산에 집중한 이유는 보통주자본비율 때문이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의 비율을 뜻한다. 보통주자본이 변화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면 보통주자본비율은 하락하게 된다.
상반기 DG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1.22%로 지난해 말 11.23% 대비 0.01%p 하락했다. 보통자본대비 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DGB금융의 위험가중자산은 33조8556억원으로, 비은행 자회사의 위험가중자산은 11조1877억원이다.
DGB금융은 오는 2027년이나 2028년에 보통주자본비율 12%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분간은 11%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위험가중자산이 2분기 말 45조934억원에서 증가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보통주자본비율이 12%에 도달하려면 보통주자본이 3448억원 증가해야 한다.
보통주자본은 보통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된다. 통상적으로 보통주자본의 증가는 이익잉여금 확대가 기반이 되고, 이익잉여금은 당기순익 등 수익성 향상이 배경이 된다.
실제로 DGB금융은 지난 2021년부터 보통주자본비율을 11%대로 유지하고 있으나, 12%를 넘기지는 못했다. 이에 연초부터 DGB금융은 iM증권과 iM캐피탈의 자산 중 부동산PF 등 위험가중자산으로 편입되는 비중이 높은 자산을 제한적으로 성장시켰다. 위험가중자산의 유입을 줄이고 은행 가계 대출을 늘릴 계획이었다.
실제로 상반기 기준 iM뱅크의 원화대출금 중 기업대출은 60.9%, 가계대출은 37%로 전분기 대비 가계 대출 비중이 소폭 증가했다. iM뱅크의 가계대출 비중은 36.8%에서 3개월간 0.2% 올랐으나 앞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주택담보대출 막차를 타기 위해 3분기까지 수요가 몰렸으나, 4분기부터는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IB토마토는 DGB금융에 금융당국의 정책에 따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전략 향방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