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카드채 '차환금리 갭', 이자부담 완화 언제쯤
상반기 1.2%p 이어 3분기 0.6%p 축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선제적 반영 효과
내년부터 이자비용 하락세 전환 전망도
공개 2024-09-0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9일 18:0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카드사가 발행하는 회사채인 카드채 차환금리 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올해 3분기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제적으로 반영되면서 더 축소됐다. 앞서 저금리 시절에 발행한 채권 금리가 워낙 낮았던 탓에 이자비용은 증가 흐름이지만 내년부터는 관련 부담이 점차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 상반기 1.2%p까지 줄어…이자비용 증가세
 
29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카드채 차환금리 갭(Gap)은 1.2%p 정도다. 이는 신규로 발행한 카드채 금리와 만기가 도래하는 기발행 카드채 금리 차이를 뜻한다. 과거 발행한 채권을 현재 차환하면 당시보다 이자율이 1.2%p 더 높게 책정된다는 의미다.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올해 카드채 신규 발행금리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신용등급 AA+급인 신한카드, 삼성카드(029780), KB국민카드의 경우 발행금리가 올 초 3% 후반에서 결정되다가 점차 하락하면서 최근에는 3% 중반까지 내려갔다.
 
 
이외 현대카드(AA), 롯데카드(AA-), 우리카드(AA), 하나카드(AA) 등 중위권 카드사 역시 신용등급이 AA급인 만큼 상위권 카드사와 비교적 유사한 수준에서 발행금리가 형성되고 있다.
 
금리가 가장 가파르게 올랐던 2022년 4분기에 비해서는 크게 완화된 상태다. 당시에는 차환금리 갭이 최대 4%p까지 벌어졌다. AA+급 카드사처럼 신용등급이 우수한 곳들도 발행금리가 6%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이후 시장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차환금리 격차도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신규 발행금리 자체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저금리 시절 발행해 만기가 도래하고 있는 채권 금리가 1~2% 수준이기 때문이다. 고금리 환경 2년이 돼 가는 지난 상반기에도 차환금리 갭이 1%p 이상 벌어지고 있던 이유다.
 
차환금리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이자비용은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의 총비용은 12조50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043억원(6.0%) 늘었는데 이 가운데 이자비용이 3488억원 증가했다.
 
주요 카드사의 올 상반기 이자비용(금융비용) 금액은 ▲신한카드 5098억원 ▲삼성카드 2497억원 ▲KB국민카드 3940억원 ▲현대카드 3499억원 ▲롯데카드 3553억원 ▲하나카드 1768억원 ▲우리카드 2183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연간 기준 이자비용 규모는 ▲신한카드 8615억원 ▲삼성카드 4871억원 ▲KB국민카드 6334억원 ▲현대카드 5640억원 ▲롯데카드 5814억원 ▲하나카드 3272억원 ▲우리카드 3721억원이다.
 
이자비용은 대손비용과 함께 카드사 영업비용을 구성하는 한 축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필수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요인이다. 카드업계서는 지난해 이전 수준의 실적 회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캐피탈사와 달리 건전성이 뛰어난 만큼 대손비용보다는 이자비용 관리가 관건이다.
 
(사진=연합뉴스)
 
금리 인하 기대감 반영…내년부터 부담 완화 전망
 
올 3분기 들어서는 카드채 차환금리 갭이 0.6%p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하반기 내 이뤄질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채권 시장에 선제적으로 반영된 영향이다. 시장금리는 통상 기준금리가 움직이기 1분기~2분기 전 미리 반응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3.50%에서 계속 동결되고 있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장에서는 오는 10월쯤 한 차례 내려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기준금리가 실제 인하되면 사이클 전환 신호를 주는 만큼 시장금리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
 
카드채 발행 만기의 평균은 3년 정도다. 이자비용이 고점을 찍고 증가에서 하락으로 전환되는 시점이 멀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고금리 여건에서 발행한 채권은 2년 이하 단기물이 많았는데 올해부터 만기가 대거 도래하고 있다. 해당 카드채를 현시점에서 차환하면 당시보다 낮은 금리에서 발행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올해까지는 이자비용이 증가 흐름을 보이다가 내년부터는 추세 전환으로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나타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아직 저금리로 발행한 카드채가 잔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자부담에 따른 수익성 저하 압력은 올해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내년부터는 조달금리가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자부담도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