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적자' JTBC…신한투자증권 채권발행 주관 이유는
JTBC 고금리 제시에도 수요예측 부진
중앙그룹 회사채 발행, 이번에도 주관
장기적 거래·개인 통한 물량 소화 '기대'
공개 2024-07-3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18:1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JTBC가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다. 사실 채권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JTBC의 콘텐츠가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적자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신한투자증권이 우군으로 참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만 계열사 세 곳의 채권 발행을 주관했다. 
 
JTBC 500억원 회사채, 예상된 미매각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진행된 JTBC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일부 물량에 대한 미매각이 발생했다. 앞서 JTBC는 400억원 규모 1년물과 100억원 규모 2년물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JTBC와 발행주관사는 BBB0급 1년물과 2년물의 민평금리인 6.312%, 7.461%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제시했다. 제시된 희망금리는 1년물과 2년물 각각 연 6.50~7.50%와 연 7.10~8.10%로 고금리를 통해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2년물에선 270억원 주문이 들어와 완판에 성공했지만 1년물에선 목표액에 못 미치는 360억원의 주문만을 받았다. 다만 JTBC는 추가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목표액 모집에 성공할 경우 1년물은 7.5%에서, 2년물은 7.7%에서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JTBC 채권이 외면받는 이유는 계속된 영업손실과 부정적인 사업 전망 때문이다. 해당 회사채에 대해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034950)는 JTBC의 신용도를 ‘BBB0’,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방송광고시장이 위축 중인 것과 함께 최근 콘텐츠 부진이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해 JTBC의 2049 시청률(수도권 프라임시간대 19~25시, 20~49세 기준)이 지난해 0.76%를 기록하는 등 시청률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김나연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JTBC는 최근 흥행 콘텐츠 수의 감소와 방송시장 내 경쟁심화에 따른 시청률 하락 등으로 중단기적인 수익성 회복이 있기 어려워 보인다"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인력 효율화와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의 비용절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적자 '중앙그룹', 신한투자증권 든든한 파트너
 
이번 회사채 발행에서 신한투자증권은 1년물과 2년물 모두 대표 주관한다. 신한투자증권은 1년물에선 220억원 규모 채권을, 2년물에선 165억원 규모 채권을 인수할 예정이다. 미매각이 발생에도 불구하고 증액은 이뤄져 발행 금액은 기존 500억원에서 770억원으로 증액됐다.
 
그간 채권자본시장(DCM)에서 신한투자증권은 중앙그룹의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올해 회사채를 발행한 중앙그룹 계열사 SLL중앙(740억원, BBB0)과 콘텐트리중앙(036420)(690억원, BBB0), 중앙일보(450억원, BBB0), JTBC(770억원, BBB0) 가운데 중앙일보를 제외한 세 곳의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이들 회사는 중앙그룹 내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 계열사다. SLL중앙은 지난 2022년엔 602억원, 2023년엔 51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콘텐트리중앙의 경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해 574억원, 716억원, 68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번 채권 발행 주관을 맡은 JTBC도 같은 기간 192억원, 424억원, 707억원 영업손실을 봤다.
 
신용등급도 모두 BBB등급으로 하이일드(투기등급 회사채) 급이다. 지난해 하이일드 펀드에 분리과세 혜택이 재도입되면서 비우량 회사채 수요가 늘어났지만 여전히 BBB급 이하 채권에선 희비가 교차한다.
 
두산퓨얼셀(336260)(BBB)은 총 4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서 목표액의 6배가 넘는 총 2450억원의 자금이 몰려 800억원까지 증액했다. 두산(000150)(BBB+)도 4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530억원의 자금이 몰려 750억원까지 증액했다.
 
반면 효성화학(298000)(BBB+)은 회사채 1년6개월물 5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 HL D&I(014790)(BBB+)도 7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서 전액 미매각되는 굴욕을 경험해야 했다.
 
하이일드 채권 발행, 후일 위한 '포석'
 
결과적으로 신한투자증권은 난이도가 높은 딜에서 꾸준히 주관에 성공해 DCM 역량을 입증했다. 콘텐트리중앙의 경우 2월 당시  BBB0등급 민평금리 수준인 1년물 7.0%, 2년물 8.3% 보다 낮은 1년물 7.0%, 2년물 7.3% 금리 수준에서 물량을 완판했다. 이어  SLL중앙도 총 500억원 모집에 760억원 주문, 1년물과 2년물 각각 연 7.2%, 7.99%에 최종금리를 확정지으며 완판에 성공했다. 
 
(사진=신한투자증권)
 
하지만 여전히 발행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이번 JTBC 회사채 경우 일부 물량에서 미매각이 발생했고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BBB급 하이일드 채권 투자 활황이 다소 꺾인 분위기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앞서 신용등급 BBB급 효성화학과 HL D&I의 회사채 발행에선 회사의 지속적인 적자 기조와 업황 회복 지연 등의 이유로 전액 미매각이 발생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같은 등급 채권이라도 일종의 옥석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신한투자증권이 BBB급 채권 주관에 나서는 이유는 일종의 동맹 관계를 맺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어려운 시기에 인연을 맺으면 이후 기업 자금조달과 딜 수임이 한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키움증권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항공업계가 유례없는 위기를 경험했던 2021년 한진그룹 회사채 발행을 도왔다. 당시 한진그룹은 대한항공(003490) 9700억원, 한진칼(180640) 1440억원, 한진(002320) 1300억원을 발행했고 키움증권(039490)은 2001억원을 인수했다.
 
이후 키움증권은 한진그룹의 회사채 발행에 빠지지 않고 주관 실적을 쌓을 수 있었다. 실제로 2022년 대한항공이 진행한 세 차례의 회사채 발행에서 키움증권은 모두 참여했다. 지난 6월 진행된 회사채 발행에도 대표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위권 독식이 강화되고 있는 채권 시장에선 지금 당장의 이익만을 따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추후 지속적인 딜 주관을 위해 다소 까다로운 딜을 맡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해도 최근 급격하게 증가한 개인투자자의 채권 투자 수요가 이를 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대개 미매각이 발생하는 채권의 경우 고금리를 당근으로 제시하고 있다"라며 "기관의 경우 매 분기 채권 평가액에 따른 손실 유무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개인은 만기 이후 예상 이자수익만 만족스럽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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