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SBI저축은행이 유가증권 매각으로 투자 효율성을 끌어올린다. SBI저축은행은 장기 보유 중인 비상장 유가증권을 온비드에서 공개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공개매각을 통해 수익성과 공정성을 모두 챙기겠다는 속내다. 적극적인 수익성 제고에 2분기 실적에도 파란 불이 켜졌다.
SBI처죽은행(사진=SBI저축은행)
취득원가 보다 떨어져 수익 악영향
18일 온비드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보유 유가증권을 25일 공개 매각한다. SBI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업권에서 유가증권 투자에 있어 '큰 손'으로 불린다. 올 1분기 기준 SBI저축은행이 보유한 주식은 취득원가 기준 1219억3287만원이다. 장부가액은 이보다 큰 1223억3587만원으로, 전체 유가증권 1조3908억7856만원 중 8.8% 수준이다.
매물은 자사 보유 비상장 유가증권이다. 대상 주식은 ▲연합뉴스티브이 20만주 ▲매일방송이 발행한 매일경제TV 33만3334주 ▲채널에이 20만주 ▲제이티비씨 30만주다.
SBI저축은행의 1분기 기준 지분율은 ▲연합뉴스티브이 1.65% ▲매일경제TV 0.6% ▲채널에이 0.25% ▲제이티비씨 0.27%다. SBI저축은행은 연합뉴스티브이와 채널에이의 지분을 10억원, 매일경제TV 25억원, 제이티비씨 15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기준 4개 사 장부금액은 모두 취득원가 대비 낮다. 1분기 기준 4사의 손상차손 누계액 총액은 27억2583만원에 달한다. 그 중 제이티비씨의 손상차손 누계액이 13억7910만원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4사 주식은 모두 비상장이라 유가증권평가 전문기관인 KIS자산평가가 산정한 금액을 장부가액으로 계상하고 있다. 공정가치가 중요하게 하락한 비상장 주식에 대해 공정가치와 취득원가의 차이를 매도가능증권 손상차손으로 인식한다. 손상차손이 누적된 것이 손상차손누계액이다.
매각 이유는 SBI저축은행이 투자 목적으로 사들인 주식이 오히려 회계상 수익에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증권의 경우 위험가중자산 산정 대상이라 건전성 하락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로,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이 커지면 BIS비율은 하락하게 된다.
공정성 고려 공개매각 선택
SBI저축은행이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매각을 선택한 것은 수익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서다. 공개매각은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공정성과 가격 방면에서 이점이 있다.
공정성 시비도 피할 수 있다. 수의계약으로 유가증권을 매각할 경우 매각금액 극대화가 아닌 일부 네트워크가 있는 상대에 수의로 매각했다는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공개 매각 대상 유가증권이 모두 언론사 지분임을 감안하면 공정성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BI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수의계약을 희망하는 업체가 있다면 공매에 입찰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이후 희망자가 단독으로 입찰할 경우 낙찰받으면 된다. 경쟁 입찰이라면 가격을 높여야 하기에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잃을 것이 없는 선택지다.
다만 SBI저축은행이 내놓은 유가증권은 유찰이 반복돼 최저 입찰 가격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17일 SBI저축은행의 매물에 대해 3차 개찰이 이뤄졌으나 1차와 2차에 이어 유찰됐다. 3차 최저 입찰가격은 연합뉴스티브이가 14억4400만원, 매일방송이 27억800만원, 채널에이가 9억300만원, 제이티비씨 9억6000만원이다. 4차 입찰일자는 18일, 개찰일자는 19일이다.
그러나 SBI저축은행이 입찰 공고에서 밝힌 최저 입찰가격은 연합뉴스티브이가 11억7600만원, 매일방송 20억9600만원, 채널에이 6억3000만원, 제이티비씨 3억1400만원이다. 모두 1분기 장부가액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찰 끝에 마지막 차수에서 낙찰된다고 하더라도 SBI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이득이다. 만약 최종 회차까지 공매를 진행했음에도 유찰된다면, 최종 회차 입찰가격 이상 금액으로 수의계약에 대해 협의할 수 있다.
SBI저축은행은 1분기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6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2차 공동 매각에 참여해 부실채권을 털었을 뿐만 아니라 공격적으로 수익성 제고 방안을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매각 대상이 되는 유가증권은 투자 목적으로 10년 이상 보유하고 있었으나, 수익성 제고와 투자의 효율성 등을 목적으로 매각을 결정했다"라면서 "공개매각 방식을 취한 것은 언론사의 유가증권이다 보니 지분율 등 예민한 부분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