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유창선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뭉칫돈이 몰린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TF 시장 규모가 150조원을 넘어섰다. 2020년 52조원에서 3년 만에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 들어서만 30조원 넘게 커졌다. 하이투자증권은 이 틈을 타 ETF 매수 확대에 나서면서 부진했던 수수료수익 회복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이투자증권 본사(사진=하이투자증권)
ETF 시장 급성장…반년 만에 30조원 넘게 늘어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152조6362억원이다. 2023년 상반기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 연말에 121조656억원을 기록한 뒤 6개월 만에 30조원 이상 늘었다. ETF 상품 수도 2022년 말 666개에서 올해 863개로 200개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73개 상품이 새로 출시됐다. 1178억원 수준이었던 상품당 평균 순자산도 올해 1768억원으로 커졌다.
ETF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을 기점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당시 막대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ETF 시장도 덩달아 몸집을 키웠다. 최근에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며 장기채 투자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ETF 시장에 유입된 자금과 연금계좌 등에 들어오는 자금으로 인해 국내 ETF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라며 “ETF는 펀드와 달리 거래비용이 작고 바로 매매가 가능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망도 밝다. 금리 인하가 점쳐지는 데다 미국 차기 대통령 선거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변동성을 낮출 수 있는 ETF가 각광을 받는 것이다. 게다가 ETF의 경우 대개 10개 이상의 종목을 포함하고 있어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전 세계 펀드 시장에서도 같은 이유로 ETF 비중이 26%를 넘어설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투자자 유도로 실적 회복 노린다
하이투자증권은 ETF 시장 확대에 발맞춰 수수료수익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2023년 기준 수수료수익은 약 1617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가량 급감했다. 올 1분기는 지난해에 비해 더욱 줄어든 32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하이투자증권은 오는 8월31일까지 비대면 고객을 대상으로 ETF 매수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국내 상장된 ETF를 10주 이상 매수하는 고객 500명에게 추첨을 통해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 1매를 지급한다. 하이투자증권 스마트지점 또는 시중은행 연계 계좌개설을 통해 하이투자증권 계좌를 보유한 고객이 대상이다. 퇴직연금 IRP 계좌로 ETF를 매수하는 경우는 제외다. 미래에셋운용(TIGER), 삼성운용(KODEX), KB운용(KBSTAR) 등 ETF 점유율이 가장 높은 3개 운용사의 ETF를 매수할 때는 추가로 경품을 제공한다.
해외투자 ETF에 비해 인기가 사그라든 국내투자 ETF 유입을 늘리기 위해 '하이 분할매수 상장지수펀드(ETF) 랩'을 내세웠다. '하이 분할매수 ETF 랩'은 분할매매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일임형 상품이다. 자산 대부분을 시장을 대표하는 'KODEX200'에 투자함으로써 시장수익률을 추종하고, 개별 종목 영향을 적게 받도록 했다. 20일 이동평균선 하단에서는 분할매수하고, 상단에서는 분할매도하는 방식이다. 사전에 목표수익률을 설정할 수 있고, 목표수익률에 도달할 경우 자산 전부를 유동성 자산으로 전환해 운영한다.
하이투자증권 측은 "신규 운용사 유입으로 ETF 시장 경쟁은 심화할 것"이라며 "그럴수록 운용보수 경쟁과 프로모션, 투자자 니즈(수요)에 맞는 상품의 발 빠른 출시 등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창선 기자 yud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