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CSO체제)②유니온제약, 5년 노력 '물거품'…수익성 개선 '오리무중'
인건비 개선 효과 '미흡'하고, 지급수수료 증가로 영업손실 지속
NBN캐피탈에 인수…R&D 강화 등 체질개선 '글쎄'
공개 2024-07-1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18:2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다수의 제약사들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의약품 판매대행(CSO) 체제를 도입했다. 이에 비용효율화에 성공하면서 흑자 전환을 이룬 곳도 있지만, 수수료비용 등으로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기업도 존재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CSO 신고제 도입이 추진되면서 매출 확장에도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IB토마토>는 CSO 체제를 도입했음에도 흑자 전환을 이루지 못한 중소제약사들의 생존전략을 알아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한국유니온제약(080720)이 의약품 판매 대행(CSO) 체제에 나선지 5년이 됐음에도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CSO 체제로 외형성장은 이뤘지만, 지급수수료는 계속해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엔비에이치(NBH)캐피탈이 최대주주로 오른 이후 연구개발(R&D) 투자 강화 등 체질 개선을 이어 나간다는 전략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판매 제품이 대부분 제네릭 의약품 위주인 것을 감안하면 가시화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한국유니온제약)
 
CSO 체제 도입에도 적자…직원수 유지·지급수수료↑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유니온제약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22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13억원)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국유니온제약은 지난 2020년 손실 구간에 진입하면서 비용 효율화를 위해 CSO 체제에 돌입했다. 이후 지난 2022년(13억원)부터 영업이익으로 전환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루는 듯했으나, 지난해 외형성장에도 비용 효율화에 실패하면서 적자 전환한 이후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실제 한국유니온제약은 CSO 체제에 돌입한 이후 외형성장을 이뤄왔다. 지난 2021년 483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22년(613억원)과 지난해(632억원)를 거쳐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165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면서 직전연도 동기(144억원)보다 14.58% 성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비용 효율화에 실패하면서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유니온제약의 올해 1분기 판매비와 관리비(율)은 78억원(47.35%)으로, 직전연도 동기(52억원, 36.28%)보다 확대됐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도 105억원(72.84%)에서 109억원(65.78%)으로 소폭 늘었다.
 
구체적으로 CSO 체제로 인해 불어난 지급수수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앞서 CSO 체제에 돌입하기 시작한 2020년의 지급수수료는 178억원으로, 직전연도(53억원)보다 235%가 급증했던 바 있다. 이후에도 외형성장에 따라 비용이 늘었고, 올해 1분기에만 43억원이 지급수수료로 사용됐다.
 
통상 제약사들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CSO 체제를 도입하며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목표한다. 그러나 CSO 체제가 도입되기 시작한 2020년부터 직원수와 급여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유니온제약의 올해 1분기말 기준 직원수는 197명이다. CSO 체제를 실행하기 전인 지난 2019년(190명)을 시작으로 2021년(181명)과 2022년(184명)을 거쳐 줄어드는 듯했으나, 지난해(205명)부터 다시 CSO 체제를 유지하기 전으로 돌아왔다.
 
CSO 체제에 대한 수수료비용은 늘어난 가운데, 직원수는 일정하게 유지되자 종업원급여도 크게 줄지 않았다. 한국유니오제약의 지난 2020년 종업원급여는 93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05억원까지 확대됐다. 올해 1분기에도 26억원을 기록하면서 직전연도 동기(26억원)와 같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PEF 품에 안겼지만…체질 개선 '글쎄'
 
한국유니온제약은 최근 최대주주가 NBH캐피탈로 변경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구개발(R&D) 강화 등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유동성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NBH캐피탈의 금전적인 지원이 어려워 보이며, 상품군도 대부분 제네릭 제품이라는 점에서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점친다.
 
한국유니온제약의 기존 최대주주인 안희숙 외 2인은 지난 5월20일 NBH캐피탈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최대주주 변경 예정인 상태다. 새롭게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인 NBH캐피탈은 22.61%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며, 안희숙 외 2인의 지분은 기존 21.95%에서 6.4%로 줄어든다.
 
한국유니온제약은 이번 계약과 함께 R&D 강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지만, 문제는 유동성 자금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NBH캐피탈은 사모펀드(PEF) 운영사다. 업종 특성상 재매각을 통한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지원 가능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유니온제약이 올해 1분기말 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4억원뿐이다. 지난 2021년에는 207억원 만큼의 유동성 자금을 보유했지만, 바로 다음해인 2022년 61억원으로 급감했다. 상황이 녹록지 않다 보니 연구개발비(율)도 지난 2021년 27억원(5.52%)에서 2022년(11억원, 1.74%)을 거쳐 감소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억1371만원(1.9%)에 그친 상태다.
 
김수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PEF 특성상 재매각을 통한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라며 "영업 연계성과 회사의 전략적 중요성, 제한적인 지원 능력 등을 감안할 때, 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회사에 대한 계열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을 반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수수료 비용을 완화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유니온제약의 매출 대부분은 제네릭 제품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제네릭 제품은 제품간 차별성이 낮아 시장 경쟁 강도가 높으며, 수수료 평균치는 40~45%로 추산된다.
 
<IB토마토>는 한국유니온제약에 수수료비용 완화 방법 등을 수차례 취재 시도 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