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지난 28~29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19개 계열사를 거느린 SK 지주사는 최근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 분야로 압축해 체질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SK네트웍스, SK스퀘어, SK텔레콤 등은 AI 관련 외 자회사들을 정리하는 등 재무 건전성을 개선할 전망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자회사 별 합병 혹은 매각 계획과 경영전략 실현 가능성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SK(034730)그룹이 다소 부진한 실적이 지속되고 있어 경영 효율화를 위해선 몸집 줄이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계열사는 219개로 특히
SK(034730) E&S와
SK스퀘어(402340)에서 영업권 손실이 크게 나타난 가운데 그간 투자했던 에너지 분야보다는 향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로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개편할 방침이다. 또한 SK그룹은 지난 28~29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구체적인 실적 목표도 밝혔는데 다소 무리한 계획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6월 28~29일 경영전략회의에 최태원 회장이 화상연결로 참여하고 있다. (사진=SK수펙스추구협의회)
219개 계열사 보유에도 수익성 부진·AI 반도체로 개편
4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그룹 지난해 매출은 131조2379억원으로 2022년 매출 132조794억원보다 소폭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조4393억원을 기록해 2022년 영업이익 8조1613억원에서 반토막 났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6.18%에서 지난해 3.38%로 감소했다. 당기순손익은 해마다 줄어 지난해 -406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그간 SK그룹은 다양한로 사업을 벌이면서 그린·에너지·화학 부문에 집중했다. 주요 자회사로는 석유·화학 부문에서
SK이노베이션(096770), 에너지사업부문에서
SK(034730)에코플랜트와 SK E&S 등이 있는데 다소 아쉬운 실적을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K그룹은 2024년 기준으로 국내 대기업 중에서 가장 많은 219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마저도 국내 기업만 한정해서 따진 숫자이며,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참고하면 해외 출자한 법인들까지 모두 포함해 주요 종속회사 수는 208개, 계열사 수는 716개에 달한다. 합쳐서 총 924개로 1000개에 가까운 것이다.
다만, 많은 계열사에 비해 수익성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어 내실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SK수펙스협의회에서도 해당 사항을 지적하며 쇄신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앞서 “이름도 알지 못하는 계열사 숫자가 너무 많다”라며 “관리 가능한 범위 내로 줄일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무엇보다 전체 영업권은 7조4756억원에서 지난해 6조8459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중 특히 SK E&S계열 영업권은 2022년 2629억원에서 지난해 559억원으로 감소했다. SK스퀘어 영업권 역시 크게 손상됐는데 2022년 1조4193억원에서 지난해 2295억원으로 6분의1 이상 급감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향후 유망산업인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위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투자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총 103조원을 투자하고,
SK텔레콤(017670)과 SK브로드밴드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 사업에 5년간 3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복안이다.
3년 내로 FCF는 늘리고 부채 줄이기 '과제'
아울러 SK그룹은 지난달 28~29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2026년까지 재원 80조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3년 내로 잉여현금흐름(FCF) 30조원을 달성하고 부채비율은 100% 이하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지만, 이미 재무 건전성은 다소 위험 수준에 도달해 있어 목표 달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SK그룹은 특히 부채 규모가 늘면서 채무 부담은 높아졌다. 부채 총계는 2021년까지만 해도 9조8157억원으로 100조원을 넘지는 않았는데 2022년 122조6971억원을 기록하며 100조원을 돌파하더니 지난해 122조912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 부채총계는 136조569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1분기 부채비율은 169.97%로 위험 수준에 가까워졌다.
SK그룹은 2021년부터 연속으로 부(-)의 잉여현금흐름(FCF)을 보였다. FCF는 2021년 -2조6245억원, 2022년 -6조3223억원, 지난해 -7조5613억원으로 손실이 확대됐지만, 올 1분기 -2조1663억원으로 적자 규모는 축소됐다. 올해는 SK하이닉스 흑자 전환을 비롯해 계열사를 정리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현금 조달 필요성이 높아지는데 차입금 부담도 늘어났다. SK 총차입금은 2021년 63조1605억원에서 2022년 79조9786억원, 2023년 84조207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총차입금 규모는 88조6887억원으로 100조원에 가까웠으며 차입금의존도는 41.0%에 달했다. 통상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어서면 안정적인 수준을 벗어났다고 평가한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재원은 현금성자산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특정해서 말씀드리기는 다소 어렵다”라며 “경영전략회의 때 말씀드린 목표들은 선언적인 측면이 있다. 3년 내로 잉여현금흐름(FCF) 30조원을 달성하려면 향후 자본적투자(CAPEX) 투자 규모를 감안했을 때 도전적인 목표이긴 하지만, 올해
SK하이닉스(000660)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20조원 정도로 예상되기 때문에 아예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