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K-인뱅' 선보인다…해외시장 첫 진출
인니 디지털은행 간접 투자로 수익 다각화
비이자수익 증대 기대감…"시간 필요해"
공개 2024-06-25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1일 15:0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카카오뱅크(323410)가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해외에 진출하면서 수익구조 다각화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지분투자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을 공식 런칭하면서다. 은행 이자수익 이외에도 새로운 수익 파이프라인을 뚫은 데다 직접 진출 대비도 가능해졌다. 다만 수익을 내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본사.(사진=카카오뱅크)
 
인터넷은행, 해외 진출 '신호탄'
 
21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슈퍼뱅크가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오픈했다. 슈퍼뱅크는 동남아시아 슈퍼앱인 그랩과 싱가포르텔레콤이 주도해 설립한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그랩과의 파트너십 일환으로 슈퍼뱅크에 10%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카카오뱅크가 첫 해외 진출지역으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것은 그랩과의 파트너십뿐만 아니라 현지 디지털 금융 발전 가능성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전 산업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당시 네자르파트리아 인니 통신정보부 차관은 “지난 10년간 디지털 부문이 비디지털 부문 대비 2.5배 빠르게 성장했다”라고 발언하면서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4대 은행과 외국계은행, 디지털뱅크를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디지털뱅크는 저원가성예금 비중을 늘리고 위험도가 낮은 여신을 취급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성장 중이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 주요 디지털뱅크인 SeaBank, BNC, Bank Jago 등은 자산이 2배 이상 늘었다.
 
국내 시중은행에서도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프라삭뱅크, 신한은행은 신한인도네시아은행,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우리소다라은행, 하나은행은 PT뱅크KEB하나로 영업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일찌감치 국내 금융사가 진출한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태국 시장도 넘보고 있다. 국내 금융사는 지난 1990년대 태국에 거점을 마련했으나 외환위기 당시 철수를 결정했다. 태국 정부 만류에도 철수를 결정하고 지금까지 국내 은행은 태국에 발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6월 태국의 SCBX와 가상은행 인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현지 3대 은행인 SCB를 보유한 금융지주인 SCBX가 먼저 카카오뱅크에 손을 내민 것으로 태국 진출이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 위뱅크가 컨소시엄에 합류하는 한편 8월 중 인가 신청서를 접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진출 기반 마련…수익 다각화 기대
 
카카오뱅크는 이번 인도네시아 건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우리나라 은행이 해외에 법인을 두는 경우 대부분 인수합병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부실은행 인수 조건이라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도 금융당국이 현지 은행 2개사 합병을 전제로 외국계 은행 진출을 허용하고 있다. 현재 부실은행을 인수해 재무상황을 개선시키고 있는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 역시 고전 중이다. 오는 2025년에야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직접 진출과 달리 간접투자는 위험성이 낮다. 하나금융지주(086790)의 경우,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투자로 수익이 쏠쏠하다. 1분기 기준 하나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BIDV의 지분은 15%다. 1분기 말 BIDV의 장부금액은 1조8418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7286억원에서 6.5%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도 하나금융지주처럼 간접 진출 방식이라 비이자수익을 다변화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카오뱅크의 1분기 영업수익은 7179억원 중 이자수익이 5823억원으로 81.8%에 달한다. 수수료수익과 플랫폼수익, 기타영업수익이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3%, 19.2%, 40.4% 증가한 데 이어 비이자수익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실질적인 수익을 손에 쥘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겠지만 설립 초기 수익 대비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지분 확대 계획도 시기상조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경우 2년, 케이뱅크는 4년 만에 연간 흑자전환했다. 토스뱅크도 지난 2021년 출범해 지난해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그랩과의 파트너십 일환과 인도네시아 시장의 긍정적인 전망 등을 고려해 진출하게 됐다"라며 "금융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기반으로 현지 디지털 금융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슈퍼뱅크는 이제 막 디지털 전환을 끝낸 상황으로 수익 부분은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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