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부족' 미래에셋캐피탈, 부실채권 어쩌나
1분기 300억원 규모 브릿지론 '고정' 분류
충당금적립률 매우 낮아 신용등급 'B'로 평가
공개 2024-06-18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3일 18:2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미래에셋캐피탈이 지난 1분기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크게 떨어져 부실채권 완충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충당금 규모가 적은 가운데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부실채권 분류가 새롭게 늘어난 탓이다. 해당 부실채권은 2분기 공매가 완료돼 전액 회수될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를 고려해도 적립률 수준 자체가 너무 낮아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분기 충당금적립률 ‘뚝’…부동산 대출 타격
 
13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올해 1분기 충당금적립률이 32.3%로 지난해 말 54.5% 대비 22.2%p 하락했다. 대손충당금이 27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3억원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고정이하여신은 472억원에서 837억원으로 대폭 불어나면서 충당금적립률이 크게 저하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8%에서 3.2%로 1.4%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고정이하여신 증가에는 부동산 관련 대출이 영향을 미쳤다. 3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이 기존 '요주의' 단계에서 '고정'으로 재분류된 탓이다. 이는 연체 증가로도 이어졌는데, 1개월 이상 연체액이 208억원에서 531억원으로 두배 넘게 늘었으며 연체율도 0.8%에서 2.0%로 상승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 규모는 총 6405억원으로 영업자산의 18.4%를 차지하고 있다. 본PF 대출이 4589억원, 브릿지론이 1816억원이다. 부동산PF 대출의 건전성은 고정이하여신비율 4.7%로 확인된다.
 
브릿지론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고 부동산PF 관련 대출의 92%가 선순위라는 점에서는 리스크가 다소 낮은 편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금융비용 증가로 브릿지론의 본PF 전환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과 부동산금융을 포함한 기업대출의 차주당 평균 잔액이 158억원으로 높다는 점이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부실만으로도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1분기 고정으로 분류된 브릿지론 건은 지난달 공개매각 진행 후 낙찰되면서 오는 3분기 중 전액 회수될 전망이다. 이 경우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만큼 충당금적립률도 기존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미래에셋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해당 브릿지론 건은 지난 5월 공매해서 오는 7월 정도로 회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미래에셋금융)
 
개별 신용등급 최저…구조적 안정성 떨어져
 
기존 수준으로 회복돼도 충당금적립률 자체가 너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캐피탈과 사채 신용이 ‘AA-’ 등급으로 같은 경쟁 그룹은 해당 수치가 지난해 말 기준 144.1% 정도다. 충당금적립률은 고정이하여신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로 일반적으로 100%를 상회하면 안정적으로 본다. 미래에셋캐피탈의 경우 32.3%로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기업평가(034950)는 미래에셋캐피탈의 충당금적립률 항목에 대한 개별 신용을 ‘B’ 등급으로 매겼다. B등급은 BBB, BB보다 아래로 가장 낮은 단계다. 반면 다른 건전성 지표인 1개월 이상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AA’ 등급으로 높다.
 
충당금적립률이 낮은 배경에는 미래에셋캐피탈의 요주의이하여신이나 고정이하여신 대부분이 담보부 대출(임차보증금이나 자동차 등)로 이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충당금 설정액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인 부도율이나 부도 시 손실률 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이후 여신금융 자체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 만큼 아직 부실화 경험률이 높지 않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대출채권 연체가 지난해까진 가계대출 중심으로 발생했다가 최근 부동산 관련 대출 등 기업대출에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건전성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거액여신 비중이 높은 만큼 건전성 부담도 크다는 것이다.
 
올해 2분기부터 감독당국이 신규 사업성 평가 기준을 적용하면서 자산건전성 지표가 저하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요인이다. 사업 진행이 지연되고 있는 본PF나 브릿지론에 대해 더 강한 기준을 내세운다. 안정성 측면에서 충당금적립률을 높일 필요가 커지는 셈이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고정 이하 자산은 손실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판단에 따라 분류되고 있다”라면서 “충당금은 회계적으로 손실이 예상되면 해당 시점에서 즉각 인식·반영해야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안정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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