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자산운용 점검)③금리 하락에도 채권 수요 '여전'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자본비율 하락 압력
자산 부실 위험으로 대체투자 부담…'채권 중심' 전략
공개 2024-06-1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18:0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계가 금융자산에 대한 회계기준인 IFRS9을 지난해 공식 도입하면서 운용자산 구성도 크게 바뀌었다. 기존보다 늘어난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과 금리 환경 탓에 투자영업 손익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측면에서 초장기채 수요 확대 등 듀레이션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그에 따른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IB토마토>는 달라진 보험사 자산운용 구성과 전략 등에 대해 살펴본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보험사 자산운용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가 하락하는 시점에서는 자본비율 지표가 저하되기 때문에 자기자본 관리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운용자산 측면에선 부실 리스크가 여전하기 때문에 채권 중심의 보수적 기조가 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반기 금리 인하 무게…자본비율 하방 압력
 
5일 보험·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흐름이 형성될 경우 보험사 자본관리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비율 측면에서 IFRS17·K-ICS 회계는 위험액을 더욱 세밀하게 산출하는데, 그동안 금리상승 효과가 이를 상쇄하면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상품 포트폴리오가 장기인만큼 보험부채(보유계약) 듀레이션(투자회수기간)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게 형성된다. 금리가 상승할 경우 자산보다 부채 규모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되고 그 결과 자기자본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는다.
 
 
지난해 K-ICS 도입으로 지급여력 내 위험액이 증가했음에도 업계 전반적으로 우수한 수준의 자본비율을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다. 지급여력 산출에서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을 계산할 때 자기자본 규모가 핵심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K-ICS는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각종 위험액 반영) 대비 가용자본으로 산출하는 만큼 자기자본이 커지면 해당 비율도 상승한다.
 
반면 금리가 하락할 경우에는 자산이 커지는 속도보다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라 자기자본이 기존보다 줄어들게 된다. 구조적으로 봤을 때 금리가 하락하는 시점에서는 K-ICS 비율 하방 압력이 커진다. 자본비율 관리가 금리상승 때보다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다만 각 보험사 일반계정(보장성보험·저축성보험)과 특별계정(퇴직연금·변액보험) 상품 포트폴리오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장성보험은 듀레이션이 길고, 저축성보험과 퇴직연금은 짧다. 저축성이나 퇴직연금 중심의 영업 구조로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보다 길게 형성된 일부 보험사는 금리 영향이 반대로 작용하게 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산운용이나 보험부채 문제는 결국 자본비율과도 연결되는 사안”이라며 “금리 인하 시기에는 K-ICS 관리 중요성이 더 커지고, 이를 위한 자본성증권 발행이나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 필요성이 높아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체투자 위험성 여전…채권 중심 자산운용 전망
 
금리가 하락하는 싸이클에서는 투자영업 내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채권보다는 대체투자 수요가 커진다. 투자수익률이 더 높은 자산으로 무게추가 이동한다는 설명이다. 대체투자 자산은 보통 펀드 형태로 들어가는 만큼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으로 분류된다.
 
다만 현재 수준의 고금리 상황에서는 금리가 다소 내려가도 과거 대비 여전히 높은 편이기 때문에 채권 수요가 지속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건전성 측면에서도 부실 리스크가 진행형이기 때문에 대체투자보다는 채권 중심의 전략이 주요할 것으로 언급된다.
 
(사진=연합뉴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과거에 금리가 1~2% 정도로 떨어졌을 때는 기간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됐다”라면서 “만기가 도래한 채권에 대해 교체매매를 하면서 운용수익률이 낮아졌는데, 당시는 부동산 시장도 여건이 좋아서 대체투자 쪽으로 눈을 많이 돌렸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부실 우려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체투자 쪽으로 적극적으로 돌릴 것 같지는 않다”라며 “현재 수준의 채권 금리에서는 채권 중심의 자산운용 전략을 계속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 경우 FVPL보다는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자산(FVOCI)이 늘어나는 만큼 운용자산의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으며, 듀레이션 관리에서도 보다 유용할 수 있다. 다만 투자영업 수익률은 기존보다 낮아질 수 있다. 채권 위주로 신규 자산을 편입하면 최근 1~2년에 매입한 건들은 금리가 4~5% 정도로 높지만 이후로는 떨어질 수 있어서다. 포트폴리오에서 해당 비중이 높아지면 운용수익률 전반이 저하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위험자산을 담으면 자본비율 관리에서 요구자본이 늘어나기 때문에 더 불리해진다”라며 “그런 측면에서는 수익률 높은 대체투자보다는 채권 위주의 운용 전략을 가져갈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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