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메리츠증권이 전문화된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상위권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금융(IB) 부문 실적이 뒷받침 된 결과다. 다만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한 자산건전성 하락과 더불어 자본적정성 지표도 악화돼 전반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메리츠타워(사진=메리츠증권)
30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말 영업순수익은 1조1165억원이다. 전년 대비 감소한 수준이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높다. 메리츠증권의 영업순수익 기준 시장점유율은 6.2%다. 특히 최근 3개년의 평균 시장점유율은 7.7%로 높은 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영업순수익은 38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배에 가까이 증가해 올해 시장점유율 전망도 밝다.
메리츠증권의 강점은 IB부문에 있다. 차별화된 사업기반과 5조원 이상의 자본을 바탕으로 우수한 사업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금융뿐만 아니라 해외대체투자와 인수금융 등 IB 전반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지난해 다소 주춤하기는 했으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7000억원에서 8000억원 대의 영업순수익이 IB부문에서 나올만큼 비중이 컸다. 지난해에도 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했음에도 4864억원의 영업순수익이 IB부문에서 창출됐고 IB부문 시장지위는 상승했다. 업계 전반적인 IB부문 실적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 위축으로 감소 추이를 보였지만 메리츠증권의 영업순수익 감소폭은 적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부터 메리츠증권의 시장점유율은 10%를 넘겨왔다. 2018년 13.3%에서 2022년에는 14.1%로 오르더니 지난해에는 17.8%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자산건전성 관리에 대한 부담은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자기자본 대비 위험노출액(익스포저) 비율은 369.3%로 지난 2022년 말 239.1% 대비 크게 올랐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한 집합투자증권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약 5조원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업대출과 우발부채도 증가세다. 지난해 말 기준 기업대출 규모는 2조7032억원으로 전년 1조9075억원 대비 크게 늘었고, 우발부채도 같은 기간 4조5624억원에서 2조9456억원으로 증가했다. 우발부채의 경우 올해 1분기에도 3개월 만에 1조 넘게 늘어 5조8328억원으로 불어났다.
요주의이하자산도 전년 말과 비교하면 줄어든 8402억원이나 2022년 말 4973억원과 비교하면 커졌다. 지난해 말 부동산PF 관련 내부 사업성 평가 강화로 사업이 지연되고 분양률도 낮아 익스포저 건전성 분류가 저하된 영향이다.
특히 해외 익스포저 1조9000억원 중 약 27%가 요주의이하로 분류돼있는 점도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수익형 부동산이 금리 상승과 공실 증가로 분양 부진, 임대료 감소 등을 겪은 탓이다. 일부 개발단계 익스포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준공이 지연되기도 했다.
자본적정성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 2020년부터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을 확충한 덕분에 2022년까지 상승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줄어들었다. 1분기 기준 메리츠증권의 조정영업용순자본비율은 165.1%로 지난해 말 175.5%보다 하락했으며 영업용순자본도 4조9032억원으로 감소했다.
윤소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IB부문을 중심으로 양호한 수익 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다”라면서 “영업용순자본 증가폭에 비해 총위험액 증가폭이 커 자본적정성 지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우수한 이익창출능력과 리스크 관리 기조를 봤을 때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