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약 전쟁, 하반기도 계속된다…'제3보험' 시선 집중
종신보험 대비 신계약 CSM 전환배수 높은 건강·상해보험
절판마케팅 지난해 8월부터 지속…과도 경쟁에 전환배수 효율성 '뚝'
공개 2024-05-3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14:5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업계가 올해 하반기에도 보장성보험 신계약 전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익성 핵심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확대를 위해서는 신계약 성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CSM 전환배수가 높은 제3보험 영역에 집중하고 있는데, 시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효율은 다소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장성 신계약이 수익 핵심…‘제3보험’ 집중
 
29일 보험·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나타난 보장성보험 절판마케팅 양상이 올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절판마케팅은 보험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 등이 특정 상품의 절판을 내세워 단기적으로 판매를 강화하는 전략을 뜻한다.
 
절판마케팅 흐름은 생명보험사의 단기납(7년납·10년납 등) 종신보험 중심으로 ▲어린이보험(지난해 8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지난해 9월) ▲독감치료비(지난해 10월) ▲상해·재활치료비(지난해 11월) ▲상급병원 1인실 입원일당(지난해 12월) ▲암보험(지난 3월) ▲고액암·유사암 연계(지난 4월) 등 다양한 상품과 특약 확대로 이뤄졌다.
 
(사진=연합뉴스)
 
올해는 특히 손해보험사뿐만 아니라 생명보험사도 건강·상해 보장 구성의 제3보험 시장으로 적극 진출하면서 신계약 경쟁 강도가 전년 대비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새 회계기준 IFRS17 체계서는 보장성보험 판매가 수익성과 성장성 중심인데, 생명보험사는 손해보험사 대비 상품 구성이 다양하지 못해서다. 생명보험사 입장에선 주요 포트폴리오인 종신보험(사망보험) 외에 새로운 활로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단기납 종신보험은 올해 초 7년 완납 시점에 10년 유지 시 환급률을 130% 이상으로 높게 설정하면서 절판마케팅 중심에 있었다. 다만 금융당국에서 환급률 조정에 나서는 등 상품 판매에 지속적으로 제한이 생겨 보험사가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경쟁이 격화되면서 단기납 수익성이 하락하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 신계약 시장 전망은 손해보험 업계의 경우 상반기 선보였던 암주요치료비 특약과 전이암 보장 구성의 통합암 진단비가 계속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간편보험과 펫보험 등 관련 상품 출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반면 생명보험에서는 진단비에서 치료비, 통원비 등으로 상품 구성을 확장하고 있다. 새로운 상품과 특약보다는 가입 한도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상반기에는 주요 보험사가 수술비 특약, 항암치료비, 암진단금, 질병후유장해 등 한도를 늘린 바 있다.
 
CSM 전환배수 높은 제3보험…과다 경쟁 효율성 '뚝'
 
보험사가 신계약 판매에 열 올리는 이유는 CSM 확대의 필수 조건이 신계약 확보기 때문이다. CSM은 보험계약으로 인식하게 되는 장래 미실현이익을 뜻한다. 이는 기초 CSM 잔액에 신계약 CSM, 부리 이자, 경험 조정, CSM 상각 등의 과정을 거쳐 기말 CSM으로 계산된다.
 
CSM은 기본적으로 부채로 잡히지만 보험서비스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일부분 손익으로 인식한다. 보장성보험이 속하는 장기보험 손익이 이 같은 CSM 상각 방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CSM 규모를 늘리는 것이 미래 수익성 성장의 핵심이다.
 
CSM 수익성은 보험계약마다 다르게 잡히는데, 보험 상품마다 CSM 전환배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CSM 전환배수는 신계약이 CSM에 기여하는 정도를 나타내며 배수가 높을수록 마진이 높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보험업계가 제3보험에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가 신계약 전환배수다. 종신보험과 같은 사망 담보 상품의 CSM 전환배수가 10배 수준에서 형성되는 반면, 건강·상해보험 등 제3보험의 CSM 전환배수는 20배가 넘는다. 두 상품 포트폴리오의 위험률 차이가 달리 반영된 결과다.
 
다만 보험업계 신계약 경쟁이 지속적으로 과열되면서 CSM 전환배수 효율성이 점점 떨어지는 모양새다. 경쟁이 심화되면 GA 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사업비 등 각종 비용이 늘어나게 되고, 신계약 상품의 손해율이나 유지율 등 계리적 가정 수준이 저하될 수 있어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 보장성 신계약 시장의 경쟁 강도는 상당히 높고 CSM 마진율은 전년 대비 다소 악화될 것”이라면서 “특히 생명보험사는 예상손해율 상승이나 사업비 악화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마진 하락이 예상된다”라고 평가했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030210) 연구원은 “보험사들의 주력 상품 중심 드라이브로 판매 실적이 확대되고 있다”라면서 “일부 CSM 전환배수 하락 영향이 있겠으나 업권 전체적으로는 신계약 CSM 증가가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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