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선두 다툼)③리딩뱅크 신한, 자본적정성도 '톱'
위험가중자산 증가에 4대 은행 적정성 '뚝'
하나은행, 1분기 유일 고정이하여신비율 개선
공개 2024-05-0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16:2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 부실은 은행의 건전성을 흔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은행들은 하나 같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된서리를 맞았다. 피해 규모가 제각각이라 영업 성과나 실적에 상관없이 은행권 서열에 균열이 생기는 분위기다. 시중은행은 저마다 기업 대출을 늘리는 한편, 비이자이익 증대와 해외시장 진출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며 자리다툼을 벌이고 있다. <IB토마토>는 금융시장의 위기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분야별 리딩 뱅크를 가려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4대 시중은행이 신뢰 경영을 위한 지표 강화에 나섰다. 경기 악화와 여신 규모 확대 따른 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총자본비율이 1분기 일제히 하락한 데다 계속된 고금리 기조로 차주의 상환 능력에 비상등이 켜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4대 시중은행(사진=각 사)
 
자본적정성 톱은 '신한은행'
 
29일 각 사에 따르면 1분기 4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가장 높았다. 지난 1분기 각 사의 BIS비율은 ▲KB국민은행 17.31% ▲신한은행 17.66% ▲우리은행 15.93% ▲하나은행 17.39%이다. 은행의 법적 총자본비율 규제비율이 10.5%임을 감안하면 모두 양호한 수치다.
 
  
하지만 불과 석달 전인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하나 같이 떨어졌다. 2023년 말 BIS비율은 ▲KB국민은행 18.03% ▲신한은행 18.08 ▲우리은행 16.04 ▲하나은행 17.93%다. 국민은행 0.72%p, 신한은행 0.42%p, 우리은행 0.11%p, 하나은행 0.54%p 각각 감소했다. 1년 만에 리딩뱅크 지위를 탈환한 신한은행이 자본 적정성 면에서도 국민은행과의 격차를 소폭이지만 더 벌렸다. 
 
4사의 자본적정성이 하락한 가운데 이유는 대부분 위험가중자산 증가 때문이다. 4대 은행 중 가장 큰 폭으로 BIS비율이 하락한 곳은 국민은행이다. 1분기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27조7184억원에서 26조6135억원으로 대폭 감소한 반면 총자본은 3500억원 넘게 늘었다. 신한은행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이익잉여금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익잉여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자본이 증가한 이유는 공제항목이 줄어서다. 신한은행의 보통주자본 중 공제 규모는 지난해 말 2조5011억원에서 1분기만에 절반에 가까운 1조2772억원으로 감소했다. 공제항목은 주로 배당금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데, 신한은행의 경우 배당금을 지난해 말 미리 반영하면서 공제항목 규모가 커졌다가 다시 줄어들었다. 
 
반면 위험가중자산은 모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215조9622억원에서 227조5766억원, 신한은행은 198조5849억원에서 206조7272억원, 우리은행은 176조740억원에서 181조8070억원, 하나은행은 187조2640억원에서 198조2970억원으로 늘어났다. 공격적으로 대출을 늘린 탓이다. 국민은행의 위험가중자산 증가액이 11조6144억원으로 가장 컸는데, 3개월 만에 대출 총액이 343조6977억원으로 2조540억원 늘었다. 
 
하나은행, 나홀로 건전성 회복
  
시중은행이 앞다퉈 대출을 확대하자 고정이하여신에도 변화가 생겼다. 각 사의 1분기 고정이하여신은 ▲국민은행 1조2549억원 ▲신한은행 8670억원 ▲우리은행의 6750억원 ▲하나은행의 8150억원이다. 특히 전체 여신 중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국민은행 0.33% ▲신한은행 0.26% ▲우리은행 0.2% ▲하나은행 0.24%를 기록했다. 
 
4대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만 고정이하여신이 8780억원에서 815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0.26% 대비 0.02%p 낮아졌다. 같은 시기 회수의문여신이 1510억원에서 1550억원으로 증가했으나 고정분류 여신이 5710억원에서 5280억원으로 감소했고 추정손실여신도 1560억원에서 1320억원으로 작아졌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1분기 중소기업 여신 연체율을 떨어트리는 데도 성공했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4%에서 0.38%로 5%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수준인 0.235%에 근접했다. 규모도 지난해말 기준 5290억원에서 5100억원으로 감소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액이 2840억원에서 2770억원으로, 법인 대출 연체액도 2450억원에서 233억원으로 축소된 덕분이다. 같은 기간 각 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국민은행은 0.25%에서 0.31%로 올랐으며 신한은행은 0.32%에서 0.42%, 우리은행 0.29%에서 0.34%로 상승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한 결과"라면서 " 일부 기업 거래의 정상화와 부실채권 상·매각을 통해 관련 연체율을 낮췄다"라고 설명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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