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지난해 생활·뷰티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애경산업(018250)이 나홀로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해외 수출 증가로 외형성장과 수익성 강화가 이뤄지면서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분기 프리미엄 브랜드 마케팅 확대 등으로 인해 6%대까지 감소했다. 더욱이 애경산업이 향후 외연 확장을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영업이익률 방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애경산업)
지난해 4분기 들어 영업이익률 6.6%로 '뚝'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애경산업의 매출액은 6689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6104억원) 대비 9.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390억원에서 619억원으로 2배 가량 증가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률 9.3%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18년 11.3% 이후 5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률이다. 지난해 매출원가 비중을 효율화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판관비 비중은 2022년 37.58%에서 지난해 37.79%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매출원가는 56.03%에서 52.95%로 약 3.08%포인트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1분기 들어서는 애경산업의 영업이익률 9.8%를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5.6%) 대비 약 4.2%포인트 급증했다. 이어 2분기에는 10.2%, 3분기 10.6%를 기록하며 전년도 동기 영업이익률인 3.0%, 9.4%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4분기 들어서는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직전연도 동기(118억원) 대비 1.69% 감소한 116억원을 기록하면서 이익률이 6.65%로 급감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로도 0.5%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4분기 매출액이 2022년 1671억원에서 지난해 1758억원으로 5.21% 증가한 반면, 연말 성과급 20억원과 생활용품 프리미엄 브랜드 마케팅비 확대 등 마케팅 투자 비용 등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4분기 기준 매출원가율은 2022년 54.52%에서 지난해 52.75%로 1.77%포인트 감소했지만, 판관비 비중은 38.42%에서 40.65%로 2.23%포인트 증가했다.
(사진=애경 IR)
글로벌 확대·디지털화 투자 부담 감당 여력은
이 가운데 올해 초 애경산업이 디지털 역량 강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 프리미엄 제품 전략 등 세가지 축을 중심으로 외형 확장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향후 투자비용 확대 속에서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일본 내 오프라인 점포에 공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2월 말 일본 내 3800개 매장을 올 연말까지 5000개로 확대하고, 미국은 대형 벤더사를 통한 온라인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실리콘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오프라인 입점 확대를 예고했다.
지난해에는 IT시스템·기계장치·건물·유통설비투자 등 경상적 투자에 들어간 30억원을 포함해 신규·기존 설비 증설을 위해 265억원이 투입됐다. 12월 말 이후 남은 투자금액으로 약 25억원이 남아 있다.
기업이 투자 목적으로 운영하는 자산 및 영업에 사용되는 유형자산 등의 취득 및 처분과 관련한 현금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지표인 투자활동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최근 애경산업의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난 모습이다.
지난 2021년 243억원 유출을 기록했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324억원으로 증가한 이후 지난해에는 648억원으로 2배 가까이 유출 규모가 증가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띠고 있는 것은 현재 기존사업을 확장하거나 신규사업에 진출하는 등 더 많은 미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투자활동이 활발하다고 해석된다.
같은 기간 자본적지출(CAPEX)은 2021년 192억원, 2022년 230억원, 2023년 33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여기에 배당금까지 지급한 후 잉여현금흐름(FCF)은 2021년 239억원에서 2022년 56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95억원으로 개선됐으나, 여전히 2021년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잉여현금흐름에서 영업자산과 투자자산의 처분 등을 더한 내부순현금흐름(ICF)은 2021년 188억원 유입에서 2022년 38억원 유출, 지난해에는 224억원으로 유출 규모가 확대됐다. 내부순현금흐름은 차입 이외 자체 조달 가능한 현금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말 기준 애경산업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기타 금융자산을 포함한 652억원으로 직전연도 1204억원 대비 반 토막이 난 상태다.
다만 매각예정자산인 5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유동비율은 291.48%의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 역시 각각 0.5%, 24.4%를 유지하며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IB토마토>는 향후 투자 규모 등과 관련해서 애경산업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