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리모델링 부문 출혈 지속…'막힌 돌파구'
부동산 시장 침체에 프리미엄 전략 '리하우스' 강화
리하우스 부문 올해 3분기 영업손실 31억원 적자 누적
불황에 프리미엄화 가능성 의문…수익성 전반 하락세
공개 2025-12-1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2일 15:1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한샘(009240)이 반등 전략으로 밀고 있는 리모델링(리하우스) 사업에서 올해 들어 출혈이 지속되고 있다. 분양 수요가 줄며 회사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리하우스를 밀고 있지만,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31억원을 기록했다. 장기화된 건설 경기 둔화와 소비 침체 등이 작용한 탓이다. 다만 한샘은 단기 실적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경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샘 전경 (사진=한샘 홈페이지)
 
반등 전략 ‘리하우스’ 부문 올해 적자 지속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올해 들어 리하우스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올해 3분기 리하우스 부문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3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53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리하우스는 집 리모델링을 판매하고 시공해주는 사업으로, 부엌과 욕실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홈리모델링 솔루션을 구축해 준다. 리하우스 대리점 및 직영점, 온라인에서 직접 판매하며 대형 쇼룸을 판매유통의 거점으로 하는 마케팅 방식을 추구한다.
 
가구업계는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입주 수요가 줄어들며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한샘은 최근 프리미엄화된 리하우스 사업을 실적 개선 전략으로 밀어 왔다. 올해는 4년 만에 신제품 프리미엄 키친 브랜드 ‘키친바흐’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해당 사업은 꾸준히 적자를 보인다.
 
다만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2908억원에서 올해 동기 2985억원으로 늘었다. 계약이 늘었어도 비용 부담이 작용한 탓이다. 우선 전반적인 판관비 부담이 커졌다. 판관비율은 지난해 3분기 21.6%에서 올해 동기 23.1% 올랐다. 주요 원자재 가격도 최근 3년간 꾸준한 상승세다.
 
또한 리하우스 사업은 대형 쇼룸을 판매유통의 거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고정비 지출 부담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현재 홈리모델링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디자 인파크를 20개, 리하우스 사업 부문에서 630여개의 대리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매장 유지 등을 위해 지출되는 임차료는 지난해 3분기 7억원에서 올해 3분기 40억원으로 올랐다. 또 인건비에 해당하는 급여도 동기 934억원에서 982억원으로 늘었다. 아울러 원자재값 등이 늘며 비용이 올라간 것도 영향을 줬다. 최근 3년간 주요 원재자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한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리하우스 부문의 중장기 성장을 위해 매장 리뉴얼에 따른 전시운영비, 광고판촉비 등의 투자가 단기적인 비용 증가로 연결되며 영업이익이 감소한 측면이 있다.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효과가 플래그십 논현 성과, 키친바흐 매출 증가 등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전략도 불황에는 힘 못 써…지속 가능성 의구심
 
한샘이 프리미엄 전략을 쓴 배경에는 ‘브랜드 경험의 가치’를 중시하면서 시장 회복기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건설 경기 침체는 장기화되고 있고,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며 고물가 현상도 길어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리모델링 분야에서는 프리미엄 전략이 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은희 인천대학교 소비자생활학과 교수는 “프리미엄 인테리어는 부촌 등에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구축 같은 경우에는 재건축, 재개발을 노리는 경우가 있어 수요가 없을 것”이라며 “신축은 이미 리모델링이 잘 돼있기 때문에 개인 소비자가 리모델링을 주문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이 교수는 “프리미엄 리모델링을 원하는 계층은 한정돼 있는데, 소비가 아무리 양극화돼서 프리미엄화 성과가 나는 제품이 있는 반면, 리모델링은 천에서 많게는 억 단위의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도전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 한샘은 리하우스 부문뿐만 아니라 모든 부문에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B2B 사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101억원에서 올해 동기 33억원, 홈퍼니싱 부문도 동기 55억원에서 43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시장도 공략 중이나 올해 중국 시장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36억원에서 올해 동기 9억원으로 급감한 상황이다.
 
이에 한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중국 내 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부 법인 매각이 진행되었고, 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매출 감소 영향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핵심 카테고리의 제품 경쟁력 지속 강화, 온·오프라인을 잇는 유통 경쟁력 확장, B2B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한 중장기 수익 기반 강화가 주요 전략”이라며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지속해 온 전략적 투자들이 성과로 이어지며 이번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앞으로도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해 홈 인테리어 업계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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