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매각 작업 중인 MG손해보험이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 체계서 미흡한 자본력과 수익성을 드러냈다. 자기자본 규모 자체도 작지만 변동성도 큰 모습이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대규모 자본확충과 영업기반 회복이 필요한데, 최근 인수에 참여한 곳이 사모펀드 두 곳이라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온다. 매각도 쉽지 않지만 딜이 성사돼도 경영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사진=MG손해보험)
자본 부족에 수익성 저하까지…K-ICS 관리 부담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1902억원이다. 자산 3조9782억원에 부채 3조7880억원이다. 분기별 자본 추이는 ▲1분기 2665억원 ▲2분기 2216억원 ▲3분기 3671억원이다.
지난해 자본 구성은 자본금 1248억원, 자본잉여금 599억원, 이익잉여금(결손금) -2162억원, 기타포괄손익누계액 2217억원 등이다.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에는 변동이 없지만 이익잉여금과 기타포괄손익 부문 금액이 변하면서 자본총계도 증감했다.
전년도 당기순이익으로 -837억원을 기록,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이익잉여금 손실 규모가 커졌다. 또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자산·부채 평가가 달라지는 부분이 자본 항목 내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반영되면서 자본총계가 분기별로 오르락내리락했다.
자본이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면서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 비율도 달라졌다. 지난해 말 K-ICS 비율은 오는 4월 말 공시하는데, 이전까지 양상을 살펴보면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1분기 65.01%, 2분기 62.1%, 3분기 50.14%로 나온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 물론 보험업법 기준인 100%에도 크게 못 미친다.
지난해 3분기 K-ICS 기준으로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은 4950억원,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은 9872억원이다. K-ICS는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으로 산출한다. K-ICS 비율을 100%로 맞추려면 약 5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셈이다. 150%를 가정하면 필요한 자본 규모는 1조원까지 늘어난다.
자본확충을 위해서는 유상증자를 단행하거나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 등 자본성증권을 발행해야 한다. 이는 가용자본 규모를 늘리는 방향이다. 다만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면 높은 이자비용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후순위채의 경우 특정 기간이 지날수록 보완자본(지급여력금액 항목)에서 인정되는 금액이 줄어든다. 자본확충 부담과 함께 매년 대규모로 발생하는 적자도 대주주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다.
사모펀드 두 곳 예비인수자 선정…경영정상화는 미지수
MG손해보험의 대주주는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지만 지난 2022년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에 지정된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고 있다. 최근 재개한 3차 공개 매각 작업 역시 JC파트너스가 아닌 예금보험공사가 주도한다.
예금보험공사는 매각 참여자 두 곳인 사모펀드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에 대해 대주주 요건 충족 여부, 사업계획 적정성, 자금조달 계획 등을 검토하고 적격하다고 판단해 예비인수자로 선정한 상태다. 향후 5주간 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보험업계에서 바라보는 MG손해보험의 예상 매각가는 2000억원에서 3000억원 정도다. 다만 매각 이후로도 앞서 언급한 K-ICS 비율을 맞추기 위해 대규모로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투자 후 3~5년 내 엑시트(자금회수) 해야 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서 시작부터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상당한 셈이다.
현재 예비인수자로 선정된 사모펀드가 예금보험공사에 제시한 자금조달 계획에는 K-ICS 비율 개선을 위한 자본확충 계획이 담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그것(자금확충 계획)까지 제출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본입찰 시점 때 최소한 어느 정도는 되어야 금융당국 허가가 있지 않겠느냐 정도로 제시를 하면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인수 후에는 흑자 전환을 위해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데, 보험영업 기반 회복은 물론 투자영업 측면에서도 운용자산 포트폴리오 개편이 필요하다. MG손해보험은 지난해 기준 보험손익이 177억원 정도로 미미하며, 투자손익은 -972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투자영업은 외부 환경인 시장금리 여건도 중요하지만 자산 항목에 해당하는 만큼 개편 작업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대주주가 사모펀드에서 사모펀드로 변경되는 경우는 흔한 케이스는 아닌 것 같다”라면서 “대규모 자본확충이 필요한데 이것 역시 사모펀드 요구와는 맞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험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금융지주 쪽에서 접촉했다면 회사 성장을 얘기할 수 있지만 사모펀드는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