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미래에셋캐피탈이 해외 대체투자 자산 리스크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투자금융의 불확실성이 이익변동성을 전반적으로 키운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부동산금융 부실 위험이 커진 지역에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추가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따른다.
북미·유럽 부실 우려 부동산 익스포저 1천억 달해
22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의 해외 대체투자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487억원으로 전체 영업자산(3조5121억원)의 7.1%를 차지한다. 영업자산은 소매금융, 할부리스, 기업금융, 투자금융 등으로 구성되는데, 투자금융 규모는 9040억원이다. 이 중 투자유가증권이 6026억원, 신기술금융이 3014억원이다. 대체투자는 유가증권 부문에 속한다.
(사진=미래에셋금융)
미래에셋캐피탈의 해외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는 기업투자가 60%, 부동산 개발·운용이 40%다. 특히 북미와 유럽 등 부실화 우려가 높아진 지역의 비주거용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가 987억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과 유럽 지역의 오피스 부동산은 최근 리파이낸싱(차환)이 순탄하지 않은 상황이다. 임차 상황이나 현금흐름이 양호하게 유지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가치가 저하되면서 감정평가 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높아지고 있다. 곳곳에서 선순위 대주단의 추가 자금 요구가 잇따른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해 4분기에 인식한 손실 규모가 컸다. 해당 기간 해외부동산 수익증권에서 발생한 평가손실은 약 252억원이다. 4분기 분기순손실이 나타난 이유다. 해외부동산 자산은 보통 수익증권으로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에 해당하기 때문에 순이익에 바로 반영된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펀드는 기초 자산 건에서 일반적으로 평가손실을 인식하게 된다”라면서 “대출 만기가 연장이 안 됐거나 만기가 연장됐음에도 해외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감정평가 손실이 났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대출채권 방식이라 대손충당금을 적립하지만 해외부동산의 경우 수익증권 형태가 많다"라며 "업체별로 충당금을 쌓기도 하지만 보통 FVPL 자산이라 평가손실이나 평가이익이 순이익에 즉각 반영된다”라고 덧붙였다.
유가증권 관련 수지도 급락 …추가 부실 '경고'
미래에셋캐피탈의 해외 대체투자 손실은 결산 실적 저하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기타수지 규모는 660억원으로 전년도 1298억원 대비 49.2%(638억원) 감소했다. 기타수지 내 배당금수익·유가증권 관련 수지는 1106억원에서 42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수료수익은 176억원으로 전년도(239억원)와 큰 차이는 없다.
이외 나머지 부문은 이자마진 402억원에 일반관리비 330억원으로 전년도(각각 444억원, 344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대손비용은 21억원에서 92억원으로 4배 넘게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377억원에서 640억원으로 급감했다.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문제가 수익성 부진의 핵심으로 작용한 셈이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해당 부문에서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글로벌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는 등 금융환경 변동성이 여전해서다. 미국와 유럽 내 상업용 부동산 부진이 회복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이와 관련 윤희경
한국기업평가(034950) 수석연구원은 “미래에셋캐피탈은 국내외 불안 요인에 따른 높은 증시 변동성을 감안할 때 투자금융 부문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라면서 “해외 상업용 부동산 펀드와 관련된 추가 손실 가능성도 내재돼 있다”라고 평가했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전액 손실이 아니기 때문에 익스포저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미국이나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아직 회복되고 있다는 객관적인 지표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감독 기관에서도 관심 있게 보고 있는 부문이라서 관리를 강화하는 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