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DGB대구은행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으나, 시중은행 전환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재 원인이 된 예금 연계증권 개설 수수료가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을 뿐더러 관련 사안이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사진=대구은행)
법령 위반으로 중징계 못 피해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대구은행에 은행예금 연계 증권계좌 개설 업무 정지 3월, 과태료 20억원의 중징계를 내렸다.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이 대구은행에 대한 수시검사 결과에 따른 처분이다.
대구은행 56개 영업점의 직원 111명은 2021년8월에서 2023년7월까지 고객의 정당한 실지명의 확인 등을 거치지 않고 고객 1547명 명의의 은행예금 연계 증권 계좌 1657건을 임의로 개설했다. 이 뿐만 아니라 대구은행 229개 영업점에서 지난 2021년 9월부터 2023년 7월까지 고객 8만5733명의 은행예금 연계 증권계좌 개설 시 계약서류인 증권 계좌 개설서비스 이용약관을 제공하지 않았다.
은행예금 연계계좌는 지점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증권사와 제휴를 맺은 은행에서 개설할 수 있는 계좌를 뜻한다. 고객은 은행 연계계좌를 통해 증권사 상품매매뿐만 아니라 은행 창구, ATM기를 이용해 입출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약 2년간 대구은행이 금융실명법 상 금융거래 시 정당한 실지명의 확인의무와 금융거래 비밀 유지의무 등을 위반했다고 보고 은행예금 연계 증권계좌 개설 업무 정지 3개월과 과태료 20억원의 조치를 결정했다. 영업점 직원 177명은 감봉3월과 견책, 주의 등의 제재 조치를 받았다.
대구은행은 “이사회 내에 내부통제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임원별로 내부 통제 책임을 배분한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을 추진하는 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라면서 “신뢰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영향 미미, 시중은행 전환 심사 '그대로'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이 대구은행 수시검사를 진행하자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영향이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전환 심사는 이번 제재와는 무관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인가 안건도 이번 정례회의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인가 안건 심사 발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직접적인 영향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변경할 때 신규인가 방식이 아닌 인가 내용 변경 방식을 취하게 된다. 다만 신규인가에 준해 모든 세부 심사 요건을 심사받게 된다. 사업계획과 내부통제, 임원의 자격요건 등 경영 관련 세부 심사 요건 등은 특히 더 면밀한 심사를 받는다.
특히 은행업감독규정에서는 금융사고가 주주 관련 형사소송이거나 임원인 경우 인가 심사를 중단토록 한다. 다만 금융사고가 주주가 아닌 은행 또는 임직원의 위법행위와 관련됐을 경우 인가 심사는 진행되기 때문에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심사도 중단되지 않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은행법 상 인정 요건은 주주와 임원 제재 요건이 있는데, 이번 대구은행 건은 기관과 직원에 대해 제재가 결정돼 명시적 요건에는 직접적인 해당 사항이 없다”라면서 “하지만 내부통제와 이용자 보호 등에 대해 심사 과정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전환 인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징수 절차를 밟아 이번 달 내에 납부할 것으로 예상되는 과태료 20억원도 지난해 2분기 당기순이익의 1226억원의 1.6% 수준에 불과해 수익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예금 연계 증권계좌 건당 받는 수수료는 500원 수준에 불과하다.
대구은행의 수신 및 여신이 증가하면서 대구은행의 총수신은 지난 2022년 말 57조8209억원에서 60조9108억원으로 1.2% 증가했다. 특히 원화예수금 외에도 매출어음과 발행금융채, 금전신탁, CD와 RP를 포함한 수치로 지난해 대구은행 총수신은 60조9108억원이다. 전년인 57조8209억원 대비 5.3% 증가했다.
여신 총액도 2022년 말 52조4415억원에서 지난해 55조9243억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시중은행이 공을 들이고 있는 기업대출도 확대했다. 대구은행의 지난해 기업대출금 총액은 33조2554억원으로 7710억원 증가했다. 이자이익도 같은 기간 1조4449억원에서 1조4985억원으로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해당 상품의 건당 수수료 규모가 작은데다 디지털화로 계좌 개설이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수익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며, 전체 규모 대비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