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재무건전성 무더기 빨간불…유상증자도 어렵다
BIS비율 하위 10개사에 대구 소재 저축 3곳
자체 건전성 제고하지만 유상증자 어려워
공개 2024-04-2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9일 17:3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저축은행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재무건전성이 낮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자본을 추가로 쌓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이자비용 증가로 역풍을 맞은 소형 저축은행이 유상증자와 같은 자본 확충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저축은행중앙회. (사진=저축은행중앙회)
 
대아, BIS비율 가장 낮아
 
금융당국이 재무건정성이 악화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자본 추가 확충을 요구했다. 이번 주문은 저축은행중앙회를 거치지 않고 각 저축은행에 직접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반적인 적자 기조와 더불어 부동산PF 관련 부실 확대가 이유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은 8년만에 555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저축은행 업권의 누적이익은 9조7000억원으로, 2022년만 해도 1조6000억원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적자는 이자비용 증가와 대손충당금이 주된 이유다.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6.55%로 전년말 3.41% 대비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저축은행의 특성상 다중채무자인 차주가 많은데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부동산PF 부실도 겹친 탓이다. 특히 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급등해 지난해 말 8.02%로 전년 말 대비 두배가 넘는 5.12%p가 올랐고, 가계대출은 5.01%로 전년 말 대비 0.27%p 올랐다. 고저이하여신비율도 전년 말 대비 3.64%p 상승한 7.71%다.
 
은행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비율은 지난해 14.4%로 전년 13.2%대비 1.2%p 올랐다. 법정 기준인 자산 1조원 이상 8%, 1조원 미만은 7%는 상회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일부 저축은행이 수익성 악화로 올 2분기 하락 가능성이 높아 금융당국이 유증 등으로 자본 확충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업권의 79개 저축은행 중 BIS비율 하위 10개사는 ▲대아저축은행 ▲솔브레인 저축은행 ▲CK저축은행 ▲머스트삼일저축은행 ▲KB저축은행 ▲동양저축은행 ▲IBK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이다.
 
이 가운데 대아저축은행의 BIS비율은 지난해 기준 10.05%로 가장 낮다. 상상인저축은행도 11%로 법정 기준은 상회한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0%와 11%에 맞춘 모양새다. 하지만 올 1분기에는 수익성 악화에 따른 자본 감소와 위험가중자산 증가 등으로 BIS비율은 더욱 악화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BIS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총자본비율을 계산한다. 저축은행 업권은 회수불능 등으로 분류된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위험가중자산을 줄여 건전성을 제고해왔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PF 부실 확대와 충당금 추가적립 등으로 오는 2분기 건전성은 악화될 전망이다. 게다가 기존 부실채권 매각이 드문 상황에서 신규 여신 규모도 작아 BIS비율이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국에서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알려진 대구·경북에 위치한 11곳의 저축은행 중 대아저축은행과 머스트삼일저축은행, CK저축은행은 BIS비율 하위 10개 사에 포함됐다. 다만 대아저축은 부동산 업종 신용공여액이 없고, 머스트삼일저축은행은 여신 2364억원 중 1048억원, CK저축은행은 총여신 3497억원 중 1279억원이 부동산 관련 여신이다. CK저축은행은 관련 연체액이 없으며 머스트삼일저축은행은 1048억원 중 63억8000만원이 연체액으로, 6.1%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대형 저축은행 유상증자, 소형은 어려워
 
대형 저축은행도 지난해 기준 BIS비율 하위 10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증자 주문 대상에서는 빠졌다. 금융당국이 PF 부실이 우려되는 소형 저축은행에만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저축은행 중 BIS비율 하위권에 이름을 올린 곳은 상상인계열 두 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이다. 금융지주계열 중에서는 KB저축은행이 유일하다.
 
다만 페퍼저축은행과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두곳은 올해 들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페퍼그룹의 자금 100억원을 자본으로 추가하면서 자본건전성을 개선했다. 지난해에 이어 10개월만에 추가 자금을 받은 셈이다. 지난해 페퍼저축은행의 총자본은 3795억원, 위험가중자산은 3조4415억원으로, 지난 1분기 실행된 페퍼저축은행의 유상증자로 3895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상상인계열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130억원, 상상인저축은행은 30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로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했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위험가중자산이 늘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페퍼저축은행의 BIS비율은 11.03%에서 11.32%, 상상인저축은행은 12.44%,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12.3%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소형 저축은행이다. 유상증자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고 적자 규모 확대로 위험가중자산도 늘어날 전망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대부분은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건전성 관련 의무를 다하고 있다"라며 "내부에서도 재무안정성을 위한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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