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 협업에도 실적 역성장하반기 실적 변화 미미…4분기,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건강식품 브랜드·프리미엄 매장 확대로 경쟁력 강화 박차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현대바이오랜드(052260)가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오는 2030년까지 건강기능식품 부문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는 현재 건강기능식품 사업 매출액의 4배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최근 건기식 시장 내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성장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백화점 측은 향후 3년 내 국내에 독점 유통하는 건강식품 브랜드를 10여개로 확대하고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대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건기식 시장 과열 속 지난해 매출 역성장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바이오랜드의 건기식 매출액은 245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256억원)대비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현대백화점(069960)이 SK바이오랜드를 인수한 2020년 건기식 매출은 2020년 28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1년 253억원으로 감소, 2022년 256억원, 지난해 245억원으로 재차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건기식 시장이 고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쟁 심화로 인해 개별 건기식 기업의 매출은 하락하고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산업별 주요 이슈 분석' 보고서를 살펴보면 건기식 시장규모는 2009년 이후 연평균성장률(CAGR) 13%를 보이며 지난 2021년 약 5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2014년 건기식 제조업 허가를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의 허가 제도로 전환한 점과 건강기능식품일반판매업 영업신고 요건을 완화한 점 등이 건기식 산업의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시장 활성화를 이끌었다.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제약사, 유통사, 식품사 등 기존에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기업들이 건기식 시장에 참전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며 개별 기업의 매출은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체 매출 역시 2021년 1028억원, 2022년 992억원, 2023년 1017억원으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의약품원료와 의료기기 사업 부문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역성장을 면했다. 의약품원료 사업 매출은 50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28억원 대비 78.57% 급증했다. 의료기기는 158억원에서 183억원으로 15.82% 증가했다.
하지만 의약품원료와 의료기기 사업부를 합산한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2.98%에 불과한 만큼 주력 사업인 건기식과 화장품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체 매출액에서 건기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4.13%로, 화장품(52.88%) 사업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룹사 시너지 통해 네슬레 판매 성장 속도
건기식을 비롯한 바이오 산업은 현대백화점이 선점한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이를 이끌어갈 주력 계열사인 현대바이오랜드의 매출 성장은 필수적이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2021년 그룹의 지속 성장 방향성을 담아 선포한 '비전 2030'에서 핵심 신수종 분야로 정한 바이오·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하기 위해 계열사인 현대바이오랜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현대바이오랜드는 지난해 8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 체결한 전략적 업무 협약을 바탕으로 건강식품 브랜드 4종을 연달아 출시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네슬레 헬스사이언스는 세계 1위 종합식품기업 네슬레그룹의 건기식 등 영양 분야의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글로벌 헬스케어기업으로, 글로벌 1위 개인 맞춤형 건기식 브랜드 '페르소나'를 비롯해 미국 1위 콜라겐 브랜드 '바이탈 프로테인' 등 25개의 건기식·메디컬 푸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먼저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의 주요 건기식 제품을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현대백화점면세점·현대이지웰의 다양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판매에 나섰다. 현재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더현대 서울·신세계백화점 본점 등을 비롯해 총 23개 백화점 식품관에서 네슬레 헬스사이언스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3~4분기 분기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매출 변화는 크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65억원으로 직전연도(63억원) 대비 3.17% 증가했지만, 4분기는 60억원에서 57억원으로 5% 감소했다.
이에 현대바이오랜드는 이달 들어 건강식품 브랜드 에그몬트를 론칭하는 등 라인업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향후 3년 내에는 국내에 독점 유통하는 건강식품 브랜드를 10여 개로 늘리고 30개 이상의 프리미엄 매장을 갖춘다는 목표다.
향후에는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앞세워 온·오프라인 영업망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바이오랜드는 현재 현대백화점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 현대홈쇼핑 공식 온라인몰 '현대H몰', 현대그린푸드 케어푸드 전문 온라인몰 '그리팅몰'에서 판매에 이어 현대홈쇼핑 TV 생방송과 현대백화점면세점 입점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케어푸드와 건기식의 영역은 굉장히 폭이 넓고 아직 국내에서는 시장 확장이 크게 이뤄지지 않은 단계"라며 "이미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네슬레와 손을 잡은 만큼 시장을 확장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