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쌍용C&E(003410)가 최대주주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와 함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재무부담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앞서 계획된 신규 투자와 배당금 지급 관련 지출 유지로 인한 차입금 부담 확대가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 하향까지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C&E 동해 공장 전경 모습. (사진=쌍용C&E)
13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쌍용C&E가 최근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인해 약 3350억원의 자금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현재 영월 폐기물 매립장 건설도 추진되고 있어 향후 재무부담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영월 폐기물 매립장의 투자규모는 약 1800억원으로 최종 확정될 경우 투자 부담이 재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쌍용C&E의 경우 지난 2018년부터 연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의 50% 수준인 2000억원 내외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어 이로 인한 부담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이번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상장폐지 추진 결정 이후 배당금 지급 정책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 최대주주의 추가적인 투자금 회수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시장의 우려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계획된 자본적지출(CAPEX)와 과거 수준의 배당금 지급 등 주주환원 관련 지출이 유지될 경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증가 요인으로 제시한 3년 평균 EBITDA 대비 순차입금이 3배를 상회하는 수준의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3년 평균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2020년 2배, 2021년 2.6배, 2022년 3.4배로 지속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2.6배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자금소요가 지속될 경우 재차 악화될 수 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앞서 쌍용C&E는 자체적인 영업현금 창출을 상회하는 CAPEX와 배당금 지급 관련 자금소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운전자금 부담이 확대되면서 2019년 연결기준 7379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순차입금은 2022년 말 1조6297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순차입금은 증가세를 보인 반면 유연탄 가격, 전력비 등 원가부담 확대 등으로 인해 2019년 2292억원에 이르던 영업이익은 2022년 말 1920억원으로 축소됐다. 이어 지난해에는 1841억원(잠정)으로 축소됐다.
향후 전망도 긍적적이진 않다. 2022년 하반기 이후 주택수요 위축과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주택·분양경기는 본격적인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면서다. 최근 국내 건축허가와 착공물량 축소 등으로 인해 당분간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에는 종속회사인 쌍용레미콘 지분과 관련 토지 매각 등을 통해 순차입금이 1조2920억원(잠정)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강성모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재무구조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지배주주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 하향이 현실화될 수 있다"라면서 "반면 배당금 축소, 현금흐름 개선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보다 안정화하고 지배주주 관련 변동성이 축소될 경우 등급전망이 ‘안정적’으로 변경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