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부메랑으로 돌아온 고금리에 '진땀'
금리 인상기 비용 증대로 1분기도 부담
건전성 관리에 초점, 실적 개선 요원
공개 2024-02-28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6일 11:0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저축은행들이 이자비용 증가로 올해 1분기까지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기 고객들에 제공했던 혜택이 업권 불황과 겹치면서 실적 악화의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기준금리 인하 조짐이 보이지 않아 여전히 이전 대비 높은 이율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 (사진=저축은행중앙회)
 
고금리 수신 후폭풍…이자부담 계속
 
저축은행업권이 고금리 후폭풍을 맞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금리 경쟁력 제고를 위해 높은 금리로 수신을 유치한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 2022년 저축은행업권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수신금리는 전에 없는 상승을 보였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한 것은 2022년 11월로, 5.82%를 제공했다. 2021년 11월 2.36%와 비교하면 두배가 넘는 3.46%p 차이다.
 
저축은행에서 제공하는 정기적금의 평균 금리도 지속적인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는 1월 초 2.39%에서 꾸준히 올라 지난해 2월 말 3.72%까지 올랐다. 특히 같은 기간 3년 만기 상품 이율은 2.55%에서 3.69%까지 상승했다. 만약 고객이 지난 2022년 11월 1년 만기 적금을 가입했다면 지난해 4분기 이자비용으로 지출돼 올해에는 영향이 없겠으나, 2년 만기나 3년 만기 상품을 가입했다면 해당 상품에 대한 이자비용이 올해 말과 내년 말에도 발생하게 된다.
 
올 2월 5대 저축은행이 제공하고 있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SBI저축은행 3.6% ▲OK저축은행3.71% ▲한국투자저축은행 3.7% ▲웰컴저축은행 3.85% ▲페퍼저축은행 3.4%다. 금리가 한참 올랐던 2022년 11월 말 각 사의 동 상품 금리는 ▲SBI저축은행 5.5% ▲OK저축은행 5.8% ▲한국투자저축은행 5.3% ▲웰컴저축은행 5.3% ▲페퍼저축은행 5.2%다. 현재 제공하고 있는 금리는 낮아졌으나 여전히 인상기 전 수준으로는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고금리는 지난해 내내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3분기 각 사의 이자 비용은 ▲SBI저축은행 4620억원 ▲OK저축은행 4543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 2793억원▲웰컴저축은행 1825억원 ▲페퍼저축은행 172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장 큰 차이를 보인 저축은행은 OK저축은행으로 1년 만에 누적 기준 이자비용이 2595억원 늘어났다. 다만 1년 만기 상품 가입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이자 비용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여신 감소로 실적 개선 '한정적'
 
이자 비용 증가에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저축은행업권에 있어 가장 급한 불은 건전성이다. 건전성 악화를 잡기 위해 총자산을 줄이는 형국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저축은행 업권의 총자산은 138조2000억원으로, 지난 2022년 말 138조6000억원에서 9개월 만에 4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2020년 91조9998억원, 2021년 119억2636억원 등 연이어 증가세를 보이다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같은 기간 총여신은 115조원에서 108조20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5대 저축은행의 경우에도 총자산 감소세가 도드라진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총자산은 7486억원 감소했으며 총여신은 1조941억원 줄었다. 웰컴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도 큰 폭으로 총자산과 총여신의 규모를 줄였다. 웰컴저축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총자산은 6983억원, 총여신은 8862억원이 줄었고 페퍼저축은행은 각각 1조4176억원과 1조1902억원이 감소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다만 OK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우 총여신은 감소했으나 총자산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저축은행 업권이 여신을 감소시키고 있는 것은 건전성 관리 차원이다. 지난해 3분기 말 저축은행 업권 연체율은 6.15%로 전분기 대비 0.82%p 올랐다. 전년 말 3.41%와 비교하면 2.74%p 오른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7.09%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1.33%p 증가했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브릿지론 등 관련 여신의 건전성이 특히 악화되고 있어 건전성 개선을 우선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건전성 우선 영업 전략으로 여신을 감소시키고 있어 이자수익을 통한 실적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해 3분기 5대 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은 SBI저축은행 13663억원 ▲OK저축은행 3891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 1567억원 ▲웰컴저축은행 1475억원 ▲페퍼저축은행 1228억원으로 분기별 실적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웰컴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이 감소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전체적으로 수신 유치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영업하는 분위기”라면서 “다만 저축은행의 경우 2-3년 만기 가입 고객의 비중이 크지 않고, 제공 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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