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SC제일은행이 시중은행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보이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총자본비율을 성공적으로 끌어올린 덕이다. 위험가중자산 감소와 이익잉여금 증가가 적정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SC제일은행본점.(사진=SC제일은행)
BIS자기자본 비율, 1년 새 40% 급등
SC제일은행이 총자본비율 끌어올리기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SC제일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20.63%로 전년 동기의 14.84%보다 40% 가까이 증가했다. 전 분기인 지난해 2분기에 이미 20%를 넘겨 여타 시중은행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국내 은행의 평균 총자본비율은 15.56%다. 지난 6월 말 15.71%보다 0.15%p 하락한 수치다. 국내 은행 중 규제 비율인 10.5%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은행은 없으나 은행별 편차는 크다.
5대 시중 은행의 3분기 기준 총자본비율은 ▲KB국민은행 18.36% ▲신한은행 18.19% ▲우리은행 16.22% ▲하나은행 17.47% ▲NH농협 18.96%다. 모두 양호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으나 이 중 NH농협을 제외한 4개 은행은 직전 분기 대비 하락했다.
실제 국내 은행 중 총자본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카카오뱅크(323410)로 지난해 3분기 기준 30.67%며 씨티은행이 27.87%로 뒤를 잇는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이라는 특수성이 있고 씨티은행은 지난 2021년 소매금융 철수를 선언, 시중은행 중에는 SC제일은행의 자본적정성이 가장 높다.
위험가중자산 감소 주요 원인
업계의 자본적정성 하락세와는 달리 SC제일은행이 오름세를 보인 것은 위험가중자산 감소 덕분이다. 1년 새 SC제일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28% 가까이 줄어들었다. 지난 2022년 3분기 SC제일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41조208억원에서 29조5793억원으로 감소했다.
은행은 대출금, 유가증권 등의 자산을 신용도에 따라 분류하고 위험가중치를 적용해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한다. 기준 금리가 인상된 상태에서 고금리,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었으나 위험가중자산을 대폭 줄였다.
SC제일은행의 리스크별 위험가중자산 중 신용리스크와 거래상대방 신용리스크가 특히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2022년 SC제일은행의 신용리스크 위험가중자산 규모는 25조1951억원에서 20조2667억원으로 4조9284억원 줄었으며, 거래상대방 신용리스크도 7조686억원에서 3조7895억원으로 46.4% 감소했다.
신용리스크는 채무자의 부도, 거래상대방 계약 불이행 등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경제적 손실 위험이다. 거래상대방 신용위험은 거래와 관련된 상대방이 최종 결제 이전에 부도가 발생할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뜻한다.
신용리스크뿐만 아니라 시장리스크와 운영리스크도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장리스크는 1조4483억원, 운영리스크는 1조7435억원이다. 각각 전년 3분기 3조3296억원과 2조4011억원에 비해 각각 56.5%, 27.4% 감소했다. 시장리스크는 은행 주식, 외환과 파생상품 등의 손실 위험을 반영하며, 운영리스크는 은행 내부 통제제도 미흡 등의 이유로 손실을 입힐 위험을 말한다.
SC제일은행은 위험가중자산 감소에 이어 자본 항목도 증가했다. 총자본비율은 총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비율이다. 위험가중자산이 감소하고 자본이 증가할수록 높다. 총자본은 크게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으로 나뉘며, 기본자본은 보통주 자본과 기타기본자본을 합해 계산한다.
3분기 기준 보통주 자본 항목 중 이익잉여금이 특히 큰 규모로 덩치를 키웠다. 지난 2022년 3분기 SC제일은행의 이익잉여금은 3조123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3조2196억원으로 증가했다. 1년만에 이익잉여금은 2073억원 증가했으며, 직전 분기인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도 966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익잉여금 등의 요인으로 지난해 3분기 SC제일은행의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을 합한 총자본의 규모는 6조1031억원으로, 지난 2022년 3분기의 6조825억원 대비 206억원 증가했다.
IB토마토는 SC제일은행에 자본적정성 향상 배경과 일회성 여부 등을 물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