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현대차증권(001500)이 투자은행(IB) 부문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점유율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편중된 사업구조가 우려를 낳고 있다. IB부문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화금융 등이 시장 악화로 재무건전성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 (사진=현대차증권)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의 최근 3개년(2020~2022년) 평균 영업순수익은 1.5%로, 중위권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총자산도 지난해 말 9조4318억원을 넘어선 11조9018억원으로 늘었고, 자기자본 규모도 13조3000억원에 달한다. 부동산PF 구조화 금융과 채권중개 등 IB부문에서 양호한 사업경쟁력이 바탕이 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영업적 지원으로 인한 퇴직연금운용 부문 실적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증권은 상품 운용을 보수적으로 하면서 위탁매매부문 수익 의존도가 높지 않아 금융 환경 변화에 대한 실적 변동 폭이 좁은 편이다. 지난 2022년 증시 악화에도 불구하고 실적을 유지한 이유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2022년 위탁매매 부문 실적이 하락하고 조달비용이 증가했음에도 IB부문과 자산관리부문 실적을 기반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영업순수익인 327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출처=한국기업평가
다만 지난해에는 평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IB업계 부진으로 관련 실적이 하락한 반면 위탁매매부문에서 실적을 올리면서 전체 성적 방어에 성공했다. 현대차증권 IB부문 영업순수익은 지난 2022년 3분기 1602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976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상품운용 부문에서 채웠다.
특히 상품운용부문은 지난해 3분기 1388억원의 수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766억원 대비 크게 성장했다. 위탁매매 부문 실적은 422억원으로 같은 기간 증가했으며, 지난 2022년 말 실적인 407억원도 넘어섰다. 자산관리 부문도 소폭이지만 상승해 255억원에서 243억원으로 성장했다. 이에 IB부문이 다소 부진했음에도 영업순수익 규모는 오히려 지난해 동기 2599억원에서 증가한 271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순수익 점유율은 아쉬운 편이다. 지난 2022년 말 현대차증권의 영업순수익 점유율은 1.9%에서 지난해 3분기 1.7%로 0.2%p 하락했다.
지난해 IB부문 실적이 하락한 것은 부동산PF의 영향이 크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영업순수익 대비 판관비 비율은 각각 1.1%와 56.6%로 우수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순수익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부동산PF 대출채권과 관련해 대손비용이 발생하면서 순이익이 감소했고, ROA가 0.7%로 전년 동기 1.3%에 비해 하락해 수익성이 떨어졌다.
부동산PF는 영업 실적뿐만 아니라 우발채무 규모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차증권의 부동산PF 우발채무 규모는 6515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51.4% 수준이다. 특히 중·후순위·에쿼티 약정비중은 78.1%, 브릿지론 비중은 18.7% 등으로 질적 위험도 높은 수준이다.
이혁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현대차증권은 현재 안정적인 영업을 이어가고 있으나 IB부문 수익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신규사업 위축과 투자자산 회수 지연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부동산PF 우발채무와 대출채권 관련 재무부담 수준 등에 대해 꾸준히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