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BNK금융지주(138930)가 캐피탈 손자회사를 늘리며 해외 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타 금융지주가 은행 인수 등 은행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을 세운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BNK금융지주는 연내 새로운 손자 회사를 품에 안는 등 글로벌 영업 확장과 계열사 강화 등으로 비은행부문 이익 증대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BNK금융지주. (사진=BNK금융지주)
캐피탈 중심으로 해외 진출…아시아 금융벨트 구축
BNK금융지주는 이와 달리 해외진출 전략 중심에 캐피탈을 뒀다. 부산은행 자회사가 아닌 BNK캐피탈(대표 김성주)의 자회사로 출범시킨 해외 캐피탈 법인만 캄보디아와 미얀마, 라오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 6개 사다. 라오스에는 2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얀마가 가장 이른 2014년에 영업을 개시했으며 2015년과 2018년에는 캄보디아와 라오스를 비롯해 카자흐스탄 법인도 문을 열었다. 키르기스스탄은 2022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BNK캐피탈은 중앙아시아 섭렵을 위해 카즈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 이어 우즈베키스탄 현지법인을 설립을 추진 중이다.
11일 BNK캐피탈에 따르면 지난해 9월25일 우즈베키스탄에 현지 법인 설립을 목적으로 약 500만 달러(66억8800만원)를 자본금으로 투자한다. 사명은 가칭 BNK파이낸스 우즈베키스탄으로 현지 소액금융업(MFI)을 맡게 된다. BNK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중 소액금융업 라이센스 취득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으며, 투자 규모는 지난 2022년 BNK캐피탈의 자본금인 3117억5000만원의 2.15% 수준이다.
글로벌 진출로 수익 다각화 시도
BNK금융지주는 BNK캐피탈을 통해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잇는 아시아 금융벨트를 구축, 글로벌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비은행 부문 이익을 강화하려는 의도다. 비은행 자회사가 차지하는 당기순이익 비중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BNK금융지주의 비은행 당기순이익 비중은 지난 전년 동기 대비 감소 추이를 보였다. 2022년 3분기 26.6%에서 지난해 3분기 1년 만에 17.7%로 8.9%p 감소했다.
수익성 부문에서도 캐피탈이 앞선다. BNK금융지주의 비은행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340억원으로 이 중 BNK캐피탈이 1027억원, 76.6%를 차지한다. 3분기 그룹 당기순이익 6570억원 중에서도 15.6%에 달한다.
하지만 당장 모회사 실적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BNK금융의 해외 손자회사 중 주요 기업인 캄보디아 법인에서 52억6502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키르기스스탄 법인에서는 7억3694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해외 법인 중 가장 규모가 큰 캄보디아 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 31억540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체면 치레는했다. 게다가 직전 분기 적자를 냈던 미얀마 법인이 같은 기간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BNK금융지주는 미얀마 법인에서 2억211만원, 라오스법인 두 곳에서 각각 9억1944만원과 6870만원의 순익을 거뒀으며 카자흐스탄 법인도 6억6515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3분기 합산 기준 순손실은 60억원인데 반해 순이익은 4사를 합쳐도 19억원으로, 아직까지 적자 규모가 큰 상황이다.
BNK금융지주가 해외 진출로 BNK캐피탈의 당기순익을 올려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려는 목적이지만 아직 명확한 성과는 나지 않고 있어 비은행 부문에 편중된 순익 구조도 손볼 것으로 보인다. 앞서 BNK금융지주는 비은행 자회사 수장을 대거 교체하며 조직개편을 예고했다.
BNK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세계적 경기 불황과 미얀마 군부 쿠데타의 영향으로 단기적인 실적 악화를 기록했으나, 우량자산 위주의 포트폴리오 개선과 인력 효율화를 통해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라면서 "기존 진출국인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의 언어와 문화 등이 우즈베키스탄과 유사해 소액금융업 진출을 추진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도 <IB토마토>에 "BNK금융지주는 그룹의 중장기 방향과 지속성장성을 고려해 최근 5년간 동남아 및 중앙아시아 거점을 확대 중"이라며 "앞으로 진출국에 대한 사업 고도화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액금융업 및 리스업은 은행업 대비 상대적으로 현지 금융당국을 통한 라이선스 취득이 용이한데다, 규제가 적고 투자규모가 크지 않아 신속한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라면서 "저개발 국가의 특성 상 은행의 접근성 및 이용률은 낮은 반면, 소액금융업에 대한 접근성이 비교적 높아 시장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