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유상증자 지원 덕에 K-ICS비율 100% 수준으로 상승 전망연금보험·퇴직연금 중심 구조 IFRS17 체계서 자본력·순이익 떨어져자본확충 필요성 여전…투자영업 적자 전환에 경상적 수익도 저하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IBK연금보험이 모기업 유상증자 지원으로 자본적정성 지표인 신 지급여력제도 K-ICS 비율이 높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법 기준인 100% 수준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연금보험·퇴직연금 단일 구조 탓에 K-ICS 수준이 기존 회계제도보다 저하된 상태다. 자본확충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투자손익 부진으로 자체적인 이익창출력도 미흡한 모양새다.
모기업 지원으로 1500억원 확충…K-ICS 비율 100% ‘청신호’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BK연금보험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보통주 3000만주에 주당 발행가액 5000원이다. 증자 방식은 주주배정으로 모기업인 IBK기업은행이 참여한다. 청약일은 오는 28일이다.
이번 자본확충은 부진한 상태인 K-ICS 비율을 제고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IBK연금보험의 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전 기준 올해 1분기 68.7%, 2분기 79.8%(경과조치 후는 각각 165.9%, 178.3%) 수준으로 100%를 밑돌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보험업법에서는 지급여력 비율이 100%를 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에서는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경과조치는 K-ICS 제도 연착륙 장치로 관련 리스크를 크게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적용 전 기준이 100% 미만인 보험사는 금융당국에서 재무개선 계획과 이행 실적을 지속적으로 들여다본다.
IBK연금보험이 이번에 자본 확충을 완료하면 경과조치 전 K-ICS 비율은 10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K-ICS 비율은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 방식으로 산출한다. IBK연금보험은 올 상반기 기준 요구자본이 7604억원, 가용자본이 6066억원으로 확인된다.
3분기 지급여력 지표가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2분기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 추정하면 이번 유상증자에 따라 K-ICS 비율은 99.5%까지 상승한다.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와 같은 자본성증권 발행이 아닌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본을 늘린 만큼 질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IFRS17 체계서 부정적 영향…연금보험·퇴직연금 단일구조 탓
올해 보험업계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이 도입되고 K-ICS가 함께 적용됐는데, IBK연금보험은 그 이전 회계제도에서 우수한 수준의 자본적정성 지표를 보유하고 있었다. 구 지급여력 지표인 RBC 비율은 182.8%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현 K-ICS 수준과 큰 차이가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IFRS17 회계제도 전환 효과가 부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이는 가용자본보다 요구자본 측면에서의 문제로 분석된다. 새로운 회계제도에서 위험액과 각종 리스크를 더욱 까다롭게 산정하고 있어서다.
IBK연금보험의 자본총계는 △1분기 5572억원 △2분기 6512억원 △3분기 5855억원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말인 4489억원보다 큰 규모를 유지 중이다. 부채도 시가 평가하는 IFRS17 체계서 금리상승 효과 덕으로 부채가 줄고 자본이 늘었기 때문이다. K-ICS에서 가용자본은 자본총계를 기반으로 삼는 만큼 자본 규모가 커지면 비율도 상승한다.
반면 요구자본은 지난해 말 RBC 기준 3393억원으로 확인된다. K-ICS 체계 요구자본(7604억원)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즉 가용자본은 회계제도 전환 전후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요구자본이 두 배로 늘어나면서 K-ICS 비율도 뚝 떨어진 것이다.
구체적인 위험액 항목을 살펴보면 신용위험액은 RBC(1898억원)나 K-ICS(2087억원)에서 유사했지만 금리위험액이 크게 늘었다. RBC에서 금리위험액은 1441억원이었는데 K-ICS 시장위험액(금리위험액 포함)은 461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IBK연금보험의 보험영업 포트폴리오가 연금보험과 퇴직연금 단일 구조로 구성된 탓이다. 연금 상품은 금리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만큼 시장 변동성에 따라 더 높은 위험을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금보험은 해지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K-ICS서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 2224억원을 새로 인식하게 된 점도 있다.
자본확충 필요성 여전…경과조치 상쇄에 투자손익 부진까지
IBK연금보험이 연금 상품 중심으로 보험영업을 전개하는 만큼 자체적으로 K-ICS 여력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 이번처럼 모기업 지원을 받거나 자본성증권을 발행해 자본총계를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
앞선 경과조치 효과가 서서히 줄어든다는 점도 대비해야 할 요인이다. IBK연금보험은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장수·해지·사업비·대재해 등 보험리스크와 주식리스크, 금리리스크) 모두에 해당 효과를 신청한 상태다.
경과조치 기간은 10년인데 매년 10%p씩 위험액 인식 비율을 상향해야 한다. 적용 첫해에는 해당 효과를 100% 누릴 수 있었지만 효과가 점진적으로 소멸되는 셈이다. 즉 위험액 인식 규모가 다시 커져 K-ICS 비율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사진=IBK연금보험)
자체적인 이익창출력으로 가용자본을 서서히 늘릴 수 있지만 IFRS17 체계서 당기순이익이 3분기 기준 –318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상태다. 보험손익은 체계 전환 덕에 135억원으로 양수 전환했지만 반대로 투자손익은 –587억원으로 손실을 내고 있다.
당기손익으로 인식하는 금융자산 규모가 그만큼 커진 탓이다. IBK연금보험은 금융상품 회계인 IFRS9을 적용하면서 올 3분기 기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유가증권(FVPL)이 1조6261억원으로 14.8%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구 회계제도 IAS39에서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은 3666억원에 3.3% 수준이었다.
IBK연금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의 추가 자본확충과 투자영업 개선 계획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IBK연금보험은 보험 포트폴리오 특성 때문에 K-ICS에서 금리위험액이 높게 나온다. 금리연동형 상품은 시장금리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런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라면서 “지표 측면에서는 경상적인 수익성이 기존보다 떨어진 상태다. 이 역시 연금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영향이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