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형 딜 따내며 KB증권 DCM 주관실적 1위 성공인수 실적, 한투 1위…중위권 SK·신한 다른 전략으로 약진금리 부담으로 자금 조달 다변화 하반기 발행시장 가뭄 이끌어
2023년 북클로징(회계연도 장부를 결산하는 시점)이 다가온다. 2023년 자본시장은 고금리와 그에 따른 정부 정책의 변화 등 변수가 난립하는 시장이었다. 이에 <IB토마토>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순위 변동을 살펴보고, 앞으로 다가올 새해에 대한 시장의 전망을 살펴고자 한다.(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올해 채권발행시장(DCM)에선 KB증권이 주관실적 1위를 수성하며 명예의 자리에 올랐다. 상반기까지 2위인
NH투자증권(005940)과의 격차가 줄어들어 1위 수성이 힘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지만 하반기 대형 딜을 잇따라 따내며 2위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었다. 중위권에서는 신한투자증권과 SK증권이 서로 다른 전략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격전지 SK그룹 회사채에서 나뉜 순위 KB 1위 수성
<IB토마토> 자체 조사 결과 21일까지 발행 완료건 기준으로 국내 DCM 시장의 주관실적 1위는 KB증권이 차지했다. KB증권은 올해 총 26조3324억원 규모의 채권을 주관하며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수성했다.
뒤를 이어선 NH투자증권이 2위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은 23조2180억원 규모의 채권을 주관하며 지난해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기록 기준 주관실적에서 총 63건 2조9439억원의 주관을 기록해 KB증권의 주관실적 101건 3조6112억을 불과 6673억원 차이로 바짝 뒤쫓았다. 하지만 2분기까지도 격차를 좁히지 못했고 4분기 SK그룹 계열사 회사채 시장에서 KB증권이 승기를 잡으며 결국 2위에 머물렀다.
3위는 17조9728억원 규모를 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에도 이어 올해도 3위를 기록했다. 리그테이블 1위 경쟁에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여전히 DCM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순위를 지켜냈다. 다만 채권 인수 실적에 있어서는 1위를 차지해 채권 투자 파이를 늘렸다.
하반기 DCM시장에선 중위권 그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각각 DCM시장 4위와 5위를 차지한 신한투자증권과 SK증권의 돌풍이 있었다. 4분기 신한투자증권과 SK증권은 각각 1조1557억원, 1조1547억원 규모의 발행을 주관하며 8960억원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보다 앞섰다.
중위권을 차지한 두 증권사는 서로 다른 방향의 전략으로 실적 레코드를 쌓았다.
SK증권(001510)은 SK그룹 계열사 채권 발행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실적 레코드를 쌓았고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중소형 딜을 잇따라 수임해 규모보다는 양을 늘리는 방식으로 실적 상승을 이뤄냈다.
DCM 시장 큰손은 SK그룹...대어급 딜 주관에 실적 달려
올해 DCM 시장은 빅 이슈어의 주관을 얼마나 따내느냐에 순위가 갈렸다. 그룹사 별로는 SK그룹이 전체 그룹집단 중 가장 큰 규모의 조달을 실행했다. SK그룹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9조8900억원을 조달했다. 연초 하이닉스가 1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
SK(034730), △
SK이노베이션(096770), △SK에너지, △
SK텔레콤(017670), △SK E&S 등 다수의 계열사가 조달을 이어갔다.
내년에도 SK는 DCM 시장의 큰손이 될 전망이다.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와 더불어 SK온 등 대규모 시설 투자를 위한 조달이 필요한 계열사들의 투자 진행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선 재무부담이 커진 만큼 주력 계열사 그 중 올해 조 단위의 적자를 기록한 SK하이닉스의 실적 반전에 따라 SK그룹 계열사 회사채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상고하저 2023 DCM 시장 내년 상반기도 대형급 딜 예고
현지시간으로 20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향흐 미국의 금리 정책에 대해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DCM 시장은 상저하고가 아닌 상고하저 양상을 띄었다. 상반기 저등급 채권에 대한 세제 개정안 시행으로 고등급은 물론 저등급 채권 발행도 활황을 이었지만 높아진 금리 부담으로 하반기부터는 채권 발행의 감소하가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3년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기업자금 현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1분기 크게 증가한 뒤 2분기부터는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7월까지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총 4조원으로 1분기에 9조7000억원 순발행됐으나 4∼7월엔 5조7000억원 순상환된 것으로 주된 이유는 조달 금리 부담에 의한 채무 상환이었다.
이에 반해 기업들의 은행대출은 늘어가는 추세로 7월 중 은행의 기업대출은 전월 대비 8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6월 5조5000억원 증가 대비 증가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이로써 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은 작년 7월 대비 12조2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세제혜택 제도 변화로 저등급 채권투자까지 수요가 발생하면서 일부 BBB등급까지 채권 발행 자체는 수월해졌지만 높은 금리는 여전히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다만 최근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이 내년도에 금리를 내린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고 한국은행도 현재는 부정적이지만 미국에 발맞춰 금리를 내린다면 내년 시장은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문이 있다”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연말에는 휴가를 낸 실무진이 많아 업무를 추진하는 데는 다소 지장이 있다"라며 "다만 새해가 시작되면 실적 바로미터가 될 1분기 실적을 위해 분주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