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BNP파리바카디프생명(카디프생명)이 올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리면서 신계약률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상품 구조를 일시납으로 하면서 큰 규모의 보험료를 확보해 자산총계도 대폭 성장했다. 투자영업 기반이 그만큼 제고된 셈인데 수익률 상승은 과제로 남았다.
신계약률 수치 가장 높아…저축성보험 판매 확대
18일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카디프생명은 지난 9뭘 말 기준 신계약률로 28.4%를 기록했다. 신계약률은 연초 보유계약액 대비 신계약액을 뜻한다. 생명보험 22개사 평균은 7.6%로 카디프생명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효력상실로 해지된 계약률이 9.5%로 업계 평균(6.2%)보다 높게 나왔지만 신계약률 효과에 힘입어 보유계약 증가율(계약액 기준)은 5.9%를 달성했다. 보유계약 증가율은 대다수 생명보험사들이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하면서 업계 평균치가 –1.6%로 나온다.
신계약 건수는 총 2만8554건이며 보험 종류별로 △보장성보험 1만2104건(42.4%) △저축성보험 5744건(20.1%) △단체보험 1만706건(37.5)%)으로 확인된다.
신계약률 증가에는 특히 저축성보험 판매가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초회보험료(신계약에 따른 첫 번째 납입보험료) 구성을 살펴보면 일반계정에서 보장성보험 22억원, 단체보험 2000만원이며 특별계정에서는 원리금보장형-자산연계형 상품 6510억원(일시납), 변액보험(실적배당형) 62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초회보험료 대다수를 차지하는 원리금보장형-자산연계형 상품은 특별계정에 포함됐지만 실질적으로는 저축성보험(일반계정)에 해당한다. 저축성보험 중에서도 자산연계형 상품은 보험업 감독 규정에 따라 특별계정으로 분류하도록 되어 있어서다.
카디프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신계약률과 보유계약 증가율 상승은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 채널 내 자산연계형 저축보험 상품의 판매량 증대에 따른 것”이라며 “지난 4월 시장 트렌드와 고객 니즈에 부합하면서도 금리변동 영향을 최소화해 안정성을 더한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저축성보험 외 보장성보험 부문에서는 신용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다. 이는 보험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해 주는 상품으로 카디프생명의 보험영업 포트폴리오에서 핵심 상품으로 꼽힌다. 법인보험대리점(GA)과 디지털 채널 중심으로 판매를 강화 중이다.
자산총계 규모 증가…투자영업 회복이 실적 핵심
저축성보험 중심의 신계약 확대는 일시납 상품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금리상승 여건을 활용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계산이 담겼다. 카디프생명 측은 금리가 상승한 시기 저축성보험을 활용한 수익 확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투자영업이 부진한 만큼 자산총계를 늘려 투자 재원 규모 자체를 키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BNP파리바카디프)
카디프생명은 신계약 효과로 자산총계가 지난해 말보다 19.3% 증가했다. 총자산은 2조9375억원이며 일반계정 운용자산이 1조7191억원, 특별계정 자산이 1조1725억원으로 확인된다. 일반적으로 보험업계는 고금리 환경에 따른 자산·부채 평가로 평균 자산증가율이 –11.4%를 기록하는 등 외형이 역성장하고 있는 상태다.
카디프생명이 전략적인 행보를 보인 셈인데 문제는 운용자산이익률이 낮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카디프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1.9%로 업계 평균인 3.3%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서 머물러 있다. 자산 규모 자체가 작아 고금리 이점을 효과적으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생명보험사는 고금리 환경으로 운용자산이익률이 전반적으로 상승했으며 4%대를 넘어서는 곳들도 나오고 있다.
카디프생명은 3분기 기준 보험영업 손익이 보험수익 310억원에 보험서비스비용 179억원으로 흑자를 냈지만, 투자영업에서는 투자수익 2010억원에 투자비용 2106억원으로 적자가 발생했다. 순이익 흑자를 위해 투자영업 회복이 필요한 만큼 투자영업에서의 수익률 제고가 과제로 남았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산이 작은 소형 보험사의 경우 규모 확보 문제도 투자영업 손익과 어느 정도 상관성은 있어 보인다”라면서도 “저조한 운용자산이익률의 구체적인 배경에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자체가 낮았을 수도 있고 평가손익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고 보험사마다 다른 내용과 영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