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내년도 인사로 계열사 대표이사 사장단 후보를 새로 추천한 가운데 생명보험에서만 수장이 교체됐다. 새 대표는 자금 운용 전문가로서 하나생명의 투자영업 리스크를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았다. 새 회계제도(IFRS17)에서의 실적 개선과 안정성 확보 여부도 이에 달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생명 홀로 대표이사 교체…‘자금시장’ 전문가 선임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내년 임기가 만료되는 8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 후보를 추천했다. 캐피탈과 저축은행, 자산신탁 등 7개사에서 대표가 연임됐지만 생명보험 분야에서만 변경됐다.
하나생명 신임 대표이사로 꼽힌 남궁원 후보는 지난 1991년 한국외환은행(현 하나은행)에 입행한 뒤 자금시장사업단 상무와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거쳐 현재는 자금시장그룹의 부행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후보자는 특히 재무기획과 자금 운용 전문가로 알려졌다.
(사진=하나금융)
하나금융그룹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추천 배경에 대해 “자금시장 전문가로서 보험업계에 올해부터 적용된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 체계서 보험영업과 투자영업 부문의 수익성을 제고해 조직의 사기를 북돋을 수 있는 구원투수로 적임이다”라고 평가했다.
보험영업 손익의 규모가 작은 점도 있지만 특히 투자영업 부문에서 리스크가 대두된 것과 관련해 건전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투자영업은 보험영업과 함께 영업이익을 구성하는 항목으로 최근 급격한 고금리 여건에 따라 보험사 전반적으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하나생명의 보험영업은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 채널 기반의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에서 벗어나 보장성보험과 특별계정 내 퇴직연금·변액보험을 확대하는 다각화 작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IFRS17 체계 실적에서 중요한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를 위해 법인보험대리점(GA)과 제휴를 늘리며 네트워크 채널을 확장 중이다. 보장성보험 확대는 IFRS17 아래 모든 보험사의 과제인 만큼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만 투자영업 부문에서는 대체투자 리스크 부담이 따르고 있다는 점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부담 요인으로 꼽히는 투자영업 리스크…실적 개선 키포인트
하나생명의 투자영업 포트폴리오 리스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체투자와 연관된다.
한국기업평가(034950)에 의하면 하나생명은 지난해 31억원의 순손실(업무보고서·IAS39 기준)을 기록했는데, 3분기까지는 49억원 순이익을 나타내고 있다가 4분기 PF대출 관련 대손상각비 발생으로 분기 적자가 발생해 연간 손익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새로운 IFRS17 체계서는 실적이 개선된 상태다. 지난 3분기 기준 순이익 구조를 살펴보면 보험손익 50억원(재보험손익과 기타사업비용 고려)에 투자손익 216억원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영업외손익과 법인세비용까지 계산한 당기순이익은 170억원이다.
다만 투자손익 규모에 따른 이익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 보험영업은 체질 개선에도 아직 저축성보험 중심으로 이뤄져 이익 창출력 자체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개편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투자영업 중요성이 더욱 크게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대체투자 관리가 관건인 셈이다. 지난 3분기 기준 일반계정 운용자산 4조9097억원 중 유가증권이 4조1629억원인데 이 가운데 수익증권이 1조2131억원에 달한다. 유가증권 내 비중이 29.1%로 계산된다. 대출채권 규모는 6379억원이며 안전자산에 속하는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보다는 부동산 PF대출이나 사회간접자본(SOC)대출 등으로 구성됐다.
투자영업 리스크 관리 방향에 대해 하나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직은 정확하게 나온 것이 없다”라면서 “건전성은 요즘 시장이 안 좋은 만큼 PF 관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운용자산 조정으로 수익증권이나 대체투자 규모를 줄이고 채권과 같이 안정적인 자산으로 돌리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라면서 “수익증권 내에서도 기초자산이 다 다르기 때문에 SOC나 이런 부분으로 비중을 바꾸는 형태도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