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가 블랙핑크와 '그룹'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당분간 공백기를 메워줄 다른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지난 3분기엔 블랙핑크 월드투어 효과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4분기부터는 보이그룹 트레저와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가 바톤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블랙핑크가 YG엔터테인먼트와 그룹 전속 계약을 맺었다.(사진=YG)
블랙핑크 재계약했지만 콘서트공연 의존도 높아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블랙핑크 멤버 전원과 '그룹'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재계약 소식으로 주가는 전날에 비해 6만300원으로 25.62% 오르면서 시가총액도 1조원대를 회복했다. YG엔터는 대체 불가한 ‘블랙핑크’ 지식재산권(IP)을 이어가게 돼 한시름 덜었지만, 멤버 개별 계약 건에 대해서는 아직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블랙핑크와 관련된 이슈가 YG엔터의 기업가치와 실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활동 부재 시 타격이 큰 점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YG엔터는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월드투어 '본 핑크(BORN PINK)'가 180만명에 달하는 관객을 모으고, 누적 매출은 3000억원에 육박하면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310억원에 비해 올해 865억원으로 179% 성장했다.
콘서트공연 매출은 블랙핑크 IP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블랙핑크가 2018년 첫 국내 단독콘서트 ‘인 유어 아레아(IN YOUR AREA)’를 열자 콘서트공연에서 내수 매출은 93억원에 달했고 이후 서서히 줄었다. 2019년에는 ‘인 유어 아레아’ 월드투어로 방콕·홍콩·타이베이 등 아시아 7개국을 돌며 12만 관객을 모으자 콘서트공연 수출액은 139억원으로 내수 매출액을 넘어섰다.
2020년 블랙핑크 온라인 콘서트 외에 특별히 오프라인 콘서트가 없었던 2020년과 2021년 콘서트공연 비중은 매출에서 채 1%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본 핑크’ 월드투어가 이어지면서 콘서트공연에서 수출액이 급성장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콘서트공연에서 수출액은 8억원이었는데 2022년 수출 매출은 128억원, 내수 매출은 99억원으로 수출이 내수를 넘어섰다.
올해 3분기 누적 수출액은 977억원을 기록해 전체 콘서트공연 매출은 1050억원에 달했다. 콘서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22.85%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매출을 내게 된 것이다. 또한 콘서트공연 매출과 함께 공식 ‘응원봉’ 매출이 상승하면서 MD(굿즈)를 포함한 3분기 누적 상·제품 매출은 157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 1130억원보다 39.38% 증가했다. 트레저가 올해 월드투어로 17개 도시에서 40회 공연을 하며 42만 관객을 모은 것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다만 올해 4분기부터 블랙핑크의 공백기는 기약 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블랙핑크 컴백 주기는 적게는 1년에서 길게는 2년 정도까지 된다. 업계에서도 올해 대규모 월드투어를 한 만큼 당분간 콘서트 일정은 잡히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아티스트 IP로 공백을 메워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트레저 일본에서 ‘로열티’ 매출 기여·베이비몬스터 빌보드차트 진입
4분기부터는 블랙핑크의 활동이 불투명한 시점에서 보이그룹 트레저와 지난달 데뷔한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트레저는 특히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9월에만 20회에 달하는 일본 팬미팅 투어를 했는데 일본에서 하는 공연은 매출 항목에서 로열티에 매출이 집계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일본에서 하는 공연은 레비뉴 쉐어(R/S) 방식으로 정산을 하기 때문에 일본의 프로모터(공연 기획자)와 콘서트 티켓 수익을 나누게 된다. 트레저 일본 활동 덕분에 로열티 수출액은 지난해 103억원에서 올해 3분기 277억원으로 3배 가량 뛰었다.
베이비몬스터의 경우 북미에서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YG가 7년만에 선보인 걸그룹인 베이비몬스터는 데뷔곡 ‘BATTER UP’으로 미국 빌보드 글로벌 차트에서 49위로 진입했다. 다만 데뷔 전부터 핵심 멤버로 꼽혔던 ‘아현’이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팬들 사이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차세대 블랙핑크를 발굴하기 위해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늘려갈 전망이다. 내년 1월 13일부터 2월 18일까지 ‘2024 YG 내셔널 오디션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아현의 경우 베이비몬스터를 건강 상의 이유로 활동 시기를 의논 중”이라며 “트레저의 경우 12월 국내에서 세 차례 콘서트와 내년 1~2월까지 일본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