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DB캐피탈이 총자산 감소와 건전성 악화를 동시에 겪고 있다. 부동산PF를 중심으로 구성된 높은 리스크의 자산포트폴리오가 문제가 됐다. 부동산 관련 여신과 거액여신의 비중도 높아 자산건전성이 추가로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
DB손해보험.(사진=DB손해보험)
2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DB캐피탈의 총자산은 5416억원으로 지난해 말(5503억원) 대비 감소했다.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이어오던 성장세가 꺾인 것인데, △2019년 14.7% △2020년 29.8% △2021년 39.5% △2022년 10.3%을 기록하던 총자산증가율이 올해 3분기 들어 –1.6%로 돌아섰다.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말 628억원에서 올해 3분기 1128억원으로 증가했음에도 총자산이 감소한 것은 영업자산의 감소 때문이다. DB캐피탈의 영업자산은 지난해 말 4653억원에서 올해 3분기 4012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영업자산 중에서도 대출채권이 4461억원에서 3838억원으로 감소했다. 조달 환경 저하와 리스크 관리 강화가 원인이 됐다. 시장지위도 낮다. 지난 2019년부터 0.2%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산감소에 이어 이자마진 감소와 대손비용 증가가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자마진이 지난해 3분기 195억원에서 올해 3분기 154억원으로 41억원 감소했으며, 대손비용률도 올랐다. 총자산평균잔액 대비 대손비용인 대손비용률은 지난 2019년 0.4%, 지난해 3분기 0.1% 등 1% 미만으로 유지해 왔으나 올해 대손비용이 73억원으로 급증하면서 대손비용률도 1.8%로 상승했다. 이에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70.2% 감소해 39억원을 기록했으며, 총자산순이익률(ROA)도 같은 기간 2.0%p 하락해 1%까지 내려갔다.
자산포트폴리오의 리스크도 높은 축에 속한다. 우량담보자산으로 속하는 신차금융 및 모기지가 없고 신용집중위험이 큰 기업대출이 영업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자산은 할부및리스 3.9%, 대출채권 87.8%, 투자금융자산 8.4%로 구성돼있다. 대출채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 대부업체 대출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특히 높다.
3분기 기준 DB캐피탈의 부동산PF관련 대출은 2053억원으로 영업자산의 47%, 자기자본대비 116%에 달한다. 올해 들어 부동산PF 관련 대출을 지속적으로 줄여 리스크관리를 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치다. 본PF대출은 511억원, 브릿지론은 1543억원으로 브릿지론이 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3분기 기준 자기자본대비 브릿지론은 87% 수준이다. 이 중 서울 지역 비중이 65%인 것은 긍정적이나 선순위 대출이 아닌 중·후순위 대출이 전체의 80%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본PF의 경우 100% 중·후순위 대출로 구성돼 리스크 확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악화돼 회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소형 건설사가 시공사인 상황에서 준공리스크와 분양리스크가 모두 존재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실제로 자산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다. 3분기 기준 DB캐피탈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4.1%, 요주의이하여신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6.1%, 3.5%로 지난해 말 대비 악화됐다. 부동산PF 관련 대출 부실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까지 보이던 건전성 개선 추세와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말 1개월이상 연체율은 1.1%,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2.1%,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로 모두 전년 대비 개선된 바 있다. 특히 부동산 관련 대출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3분기 기준 10.4%,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5%로 지난해 말 각각 7.5%와 5.4%에 비해 2.9%p, 0.1%p 증가했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034950) 연구원은 "총자산 규모의 정체되고 있고 조달비용 증가와 부동산PF관련 건전성 저하가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어 자산건전성 추이에 대해 꾸준히 지켜볼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