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풀무원식품이 일본 아사히코 법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왔음에도 올해 3분기 누계 실적은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미국·중국·베트남과 함께
풀무원(017810)이 주력하는 해외 시장 중 하나다. 앞서 풀무원이 해외법인의 손익분기점(BEP) 도달 시점을 내년으로 밝힌 만큼 아사히코의 실적 성장이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개선됐는데…매출 성장 '주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아사히코 법인의 매출액은 84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853억원)대비 약 1.29% 감소했다. 지난해 1월 일본 교다에 생산시설을 증설하면서 생산량을 2배 가량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되레 매출은 줄어든 셈이다.
아사히코 법인의 분기별 매출액은 1분기를 제외하고 지난해 대비 모두 감소한 모습이다. 2분기 매출액은 28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98억원)대비 5.37%, 3분기 매출액은 277억원으로 지난해(283억원)대비 2.12% 줄었다. 풀무원식품 측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실적 성장이 주춤했을 뿐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코의 영업손실은 지난 2020년 70억원, 2021년 129억원, 2022년 138억원으로 확대됐으나, 올해들어서는 손실폭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3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85억원)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이 가운데 풀무원은 약 567억원을 들여 아사히코 지분을 추가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1월 교다 공장에 생산 라인을 증설해 '두부바' 공급력을 기존 대비 약 2배 늘린 바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일본 현지에 추가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정확한 투자금액은 공시되지 않았으나, 아사히코가 받은 시설대출 등 지급보증 내역만 올 3분기 기준 49억엔(한화 428억원)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풀무원식품이 일본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최근 두부바의 매출 성장과 일본 내 두부 수요 확대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업체 측에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두부바는 약 5000만개가 판매됐다. 지난 2020년 출시 이후 1년 6개월 만에 2000만개, 2022년 12월 말 3000만개가 팔린 데 이어 66.67% 증가한 수치다.
일본 내 두부 수요도 꾸준한 편이다. 일본에서는 건강을 위해 일부러 먹는 콩 식품은 낫토, 두부가 각각 60%를 웃돌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평소 식사에서 콩으로 만든 식품을 일부러 사용하고 있다'라고 답한 사람 역시 60%를 넘어섰다.
두부바 매출 비중 30%까지 확대 예정
두부 수요 지속에도 불구하고 아사히코 법인의 매출 성장이 더딘 데에는 최근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두부바가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는 점 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사히코의 매출액은 2020년 1267억원에서 2021년 1105억원으로 역성장한 이후, 지난해에서야 1140억원으로 성장했다. 다만, 아사히코의 영업손실 규모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3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85억원)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이에 풀무원식품은 향후 2024년까지 두부바 매출 비중을 30% 정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두부바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 3분기 말 15%에 불과하다.
풀무원은 지난해 1월 세븐일레븐 1만7000개 지점에 두부바를 도입해 같은 해 6월에는 로손 약 6000개 지점에 입점하면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엔 로손 등 편의점(CVS) 판로를 확대해 현재 3만여곳에 두부바가 입점해 있다. 지난해 8월 입점업체가 2만2000여곳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약 1년2개월 만에 36.36% 증가한 셈이다. CVS채널 비중도 2021년 10%, 2022년 14.75%, 올 3분기 19%로 확대됐다.
이외에도 지난 6월부터 일본 유명 외식 전문점 야요이켄 약 370개 지점을 대상으로 일본 내 대체육(식물성 지향 식품) 시장 확대를 위해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진출하는 등 외형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에는 대체육에 관심이 높은 젊은 층과 건강을 우선시하는 시니어층을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패밀리 레스토랑 등을 공략해 B2B 시장을 적극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일본 리서치 회사인 야노경제연구소는 일본의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1년 10억3800만엔(한화 약 1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오는 2030년에는 302억엔(한화 약 3000억원)으로 약 30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이르면 내년도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일본 법인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계획했던 목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