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HD현대건설기계(267270)가 최근 중국 시장 사업 축소에도 북미 등 신흥시장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최근 공장 선진화 투자 등 자금 소요에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한국기업평가)
23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의 영업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이 올해 3분기 말 7.7%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4.9%대비 약 2.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는 최근 HD현대건설기계가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과 인도·중 남미·중동·동남아 등 신흥시장으로 시장을 다변화한 효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기계는 현재 각 지역의 수요 등락을 완화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상태다.
특히 인프라 투자 수요가 견고한 북미지역에서는 대형 딜러 중심의 판매망 확충과 소형 굴착기 등 전략제품의 적시 공급을 통해 시장 지위가 강화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북미지역 매출은 2022년 직전연도(4385억원) 대비 47.2% 증가한 645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3분기 누계 747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만에 지난해 매출을 이미 넘어선 셈이다. 지난해 동기(4559억원) 대비로는 84.1% 급증했다.
선진시장의 경우 경기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수익성이 높아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미국은 정부 주도로 인프라투자법(IIJA)을 입안하고 고속도로·철도·통신망·상수도·전력망 등 국가 제반 인프라의 신축과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1조2000억달러를 집행할 계획으로, 이는 미국 내 판매기반을 갖춘 현대건설기계에는 수요를 지지하는 근간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신흥국 인프라 재건과 자원 개발도 시장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원자재가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며 에너지·광산 등 개발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고, 최근 빈번한 자연재해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인프라 재건 수요도 업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동·동남아·아프리카·러시아 등이 차지하고 있는 매출 비중은 지난 2021년 27.6%에서 올 3분기 말 36.2%로 확대됐다.
이에 현대건설기계는 경기 하방압력과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으로 인한 중단기적 글로벌 건설장비 수요가 위축에도 양호한 수익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규 설비투자를 위한 소요자금 대부분도 자체 영업흐름으로 충당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건설기계는 울산공장선진화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약 192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최근 주주사이자 그룹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 지분 확보를 위해 8500억원을 투자한 대규모 인수를 진행하면서 재무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다만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과 함께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 규모가 8875억원으로 지난해 말(9932억원)대비 줄어들면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말 기준 현대건설기계의 차입금의존도는 25.5%, 부채비율은 90.8%로 재무지표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공장 선진화 투자 등 자금소요에도 양호한 수급여건과 사업기반을 토대로 영업현금창출이 지속될 것"이라며 "중기적으로 EBITDA 대비 순차입금 역시 2배 이내 수준, 차입금의존도 25% 내외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