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상장 32곳 중 흑자기업은 단 세 곳 그쳐흑자 못 내는 좀비기업 상장 논란 결국 법적분쟁으로시장선 2023년 상반기 지독했던 IPO 가뭄 재현 우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코스닥 시장에 파란을 일으킨
파두(440110) 사태가 현재 진행 중인 가운데 올해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상장을 완료한 기업 중 단 3곳만이 3분기까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시장에선 파두의 어닝 쇼크로 기술특례상장 제도에 대한 성토가 일었고, 일각에선 법적 분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선 다시 회복세를 보이던 기업공개(IPO)시장이 다시 헤어나오기 힘든 가뭄에 돌입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기술특례 상장기업 32곳 중 흑자는 단 3곳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기술특례를 통해 상장한 기업 32곳 중 3분기까지 흑자를 기록한 기업은 단 3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준 기술특례 상장 기업 32곳 중 전자공시시스템에 3분기 실적을 공시한 기업은 총 27곳으로 이 중 3분기 실적에서 흑자를 기록한 곳은 단 3곳
티이엠씨(425040)와
제이오(418550),
프로티아(303360)(구 프로테옴텍) 뿐이었다.
티이엠씨는 올 3분기 경영실적에서 매출 227억원, 영업이익 32억원, 당기순이익 4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89%, 82%씩 줄어든 수치로 흑자 기조는 이어갔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이 축소에 따른 특수가스 사용량이 감소로 인한 실적 저하가 있었다.
같은 기간 제이오의 3분기 실적은 매출은 전년 대비 97.2% 증가한 303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51.6%, 97.1% 증가한 48억원, 101억원을 기록했다. 프로티아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약 59억1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했다.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1억60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당기순이익은 4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법적분쟁으로 이어진 기술특례기업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IB토마토)
기술특례상장제도는 지난 2005년 관련 제도가 도입됐다. 유망 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의 제도적 자금 마련 지원이라는 목표로 지금까지 총 203개의 기업이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했다. 하지만 상장 요건에 미달하더라도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에 상장 기회를 준다는 취지와 달리 제도의 특혜를 받은 기업들은 그 시작부터 삐거덕거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한누리는 파두와 상장 주관 증권사인
NH투자증권(005940),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을 추진 중이다.
한누리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파두가 "올해 2분기 매출이 사실상 제로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감추고, 지난 8월7일 상장(IPO)절차를 강행했다"라며 "파두는 7월 중순 제출한 증권 정정신고서(투자 설명서) 및 첨부된 기업실사 보고서 등에 '동사 사업은 안정적인 수주 현황을 유지하고 있어 영업 활동이 악화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등을 적시했는데, 사실과 다른 거짓 기재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본시장법은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 중 중요 사항에 관해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 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신고인과 인수인(주관 증권사) 등에게 그 손해에 관해 배상의 책임을 지우고 있다"라면서 "이러한 배상 책임은 증권 관련 집단 소송법상 증권 관련 집단 소송의 대상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집단 소송이 제기되면 지난 2005년 증권 관련 집단 소송법 시행 이래 첫 IPO 관련 집단 소송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8월 기술 특례로 상장된 파두는 지난 8일 3분기 매출이 3억2081만원이라고 공시해 이후 주가는 9일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튿날인 10일에도 21.93% 폭락했다.
기술특례상장 논란 IPO 가뭄으로 번질까 우려
파두 사태 발 기술특례기업 고평가 상장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올 상반기 IPO 가뭄을 겪던 증권업계는 다시금 회복하기 힘든 IPO 절벽에 이를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미래 가능성을 평가받아야 하는 중소형주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023년 상반기 IPO 시장은 유례없는 가뭄을 겪어야 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 실적'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국내 주식 발행 규모는 2조7354억원이었다. 전년 상반기 기록한 15조6833억원 대비 85.1%나 감소했다. 주식시장에서 대형 IPO 부재로 인한 실적 감소 때문으로 실제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IPO는 48건, 9969억원으로 전년 동기 48건, 11조2546억원 대비 91.1%나 감소했다.
한 증권업계 IPO 담당자는 <IB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한 동안 IPO 시장의 회복으로 내년 시장도 기대감이 높았으나 파두 사태로 IPO 시장 자체가 주춤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생겨나고 있다"라며 "실적이 확실한 대형주 같은 경우야 작금의 사태에선 어느 정도 자유롭겠지만 최대한 자금을 끌어모아야 하는 중소형 IPO의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영위하는 산업 현황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라며 "파두 같은 경우도 상장을 준비하고 기업을 평가하는 시점과 지금의 반도체 경기가 급격하게 변한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