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DGB금융지주(139130)가 지난 5월 신한투자증권과 맺은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해지하면서 자사주 소각 가능성이 커져가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은행을 비롯해 금융지주의 상생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DGB금융은 주주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가부양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DGB금융지주. (사진=DGB금융지주)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GB금융지주가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이번 해지되는 신탁계약은 지난 5월15일 신한투자증권과 맺은 신탁계약으로, 신탁계약 기간 만료에 따라 계약을 종료했다. 계약 종료 후에는 법인 계좌에 입고시켜 보유할 계획이다. 해지 전 자기주식 보유 현황은 보통주 265만3000주를 보유하게 되며 발행주식 총수인 1억6914만5833주의 1.6% 수준이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사주는 회사가 보유한 자사 발행주식을 뜻한다. 의결권은 없으나 제3자에 매각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나는 특징이 있으며, 자사주가 증가하면 기존 주주의 의결권 지분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은 회사의 주식을 지정한 증권사가 매입하는 계약으로, 일임한 증권사가 계약기간 내에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는 내용이다. 계약 체결 후 신한투자증권은 5월26일부터 7월25일까지 회차별로 5만주씩 매입했으며, 이후에도 4만9900주, 5만주, 1만주 등의 매입을 거쳐 15일 기준 200억원 규모인 총 265만3000주를 매입했다.
DGB금융은 계약 체결 당시 매입 규모 기준을 연간 예상 당기순이익의 3~4%라고 밝힌 바 있으며, 3분기 기준 DG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42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7% 개선됐다. 계약해지에 따라 DGB금융은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첫 자사주 소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타 금융지주들도 자사주 소각을 이어가고 있는데,
KB금융(105560)의 경우에도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335만주를 매입했으며, 총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이 계획돼 있다. 지난 10일에도
메리츠금융지주(138040)가 자사주 484만5744주 약 2001억원어치를 소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메리츠증권은 오는 30일 자사주를 소각한다.
DGB금융은 연 초 주당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20원 올려 650원으로 결정했다. 연초 보통주자본비율을 13%로 목표로 잡고, 목표를 넘어간다면 총 40% 이상의 주주환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DGB금융이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한다면 약 5%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DGB금융의 3분기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은 지난 2분기보다 0.16%p 하락한 11.1%를 기록했다. DGB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이 11~12%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 자본보완구간으로 설정하고 총 주주환원율 목표를 30%로 점진적으로 상향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을 앞둔 가운데 자사주 소각을 통해 연초 목표한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할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DGB금융은 15일 전일대비 0.24% 하락한 82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