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메리츠캐피탈이 사업 포트폴리오의 위험성이 높아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사업포트폴리오가 부동산금융 비중이 커지는 방향으로 변화했으며,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의 높은 경기 민감도와 평균 대출 잔액이 사업 변동성이 높아 위험도를 높였다.
메리츠타워(사진=메리츠증권)
31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의 올해 상반기 총자산은 9조857억원으로 증가했다. 총자산은 지난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포트폴리오에는 변화를 줬다. 설립 초기 부동산금융 부문으로 성장을 하다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자동차금융이 운용자산의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최근 부동산금융 부문의 중요도가 다시 올라가는 추세다.
메리츠캐피탈의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일반대출이 4조9219억원으로 가장 많고, 리스가 1조676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일반대출에서도 특히 기업금융이 4조2247억원,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이 2조201억원으로 규모가 컸으며, 리스 다음으로는 가계 금융, 특히 오토론이 4556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총채권 규모는 일반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리스와 오토론, 신용대출은 지난해 말 대비 감소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총채권은 지난 2019년 5조320억원에서 지난해 6조7806억원으로 대폭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증가 추세를 이어가 6조924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일반대출 부문이 2019년 3조274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조9219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리스의 경우 지난해 1조7548억원에서 1조6769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오토론의 경우 지난 2019년 7905억원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4556억원까지 떨어졌다. 신용대출도 지난 2021년 말의 2041억원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1339억원으로 감소했다.
자동차 금융 전체 규모도 작아졌다. 올해 상반기 메리츠캐피탈의 자동차금융은 오토할부 2636억원, 오토리스는 1조6791억원, 오토론은 4556억원으로 총 2조398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2조5162억원보다 적은 수치로 지난 2021년 말 수준으로 회귀한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자동차금융이 총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9년 42.3%에서 올해 상반기 34.6%까지 떨어졌다.
다만 부동산 금융은 지난 2020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메리츠캐피탈의 부동산 금융은 부동산PF와 부동산담보대출로 이뤄져 있는데, 부동산PF의 경우 올해 상반기 2조201억원, 부동산 담보대출의 경우 1조362억원으로 총 3조5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2조5466억원에 비해 대폭 증가한 수치다. 이에 올해 상반기 부동산 금융이 총 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1%까지 올랐다.
해외 대체투자 중 부동산 관련 투자 비중도 높다. 올해 상반기 기준 메리츠캐피탈의 해외대체투자 규모는 약 7788억원으로, 부동산 개발 및 운용 자산 비중이 29%, 부동산 담보대출채권이 52.6%를 차지해 부동산 관련 투자 비중이 81.6%까지 차지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 관련 투자 중 선순위 비중이 약 70%지만,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 위험이 상승해 해외 익스포져가 사업 안정성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한 건전성 저하 위험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9년 메리츠캐피탈의 연체자산은 1211억원에서 다음해인 2021년 말 628억원까지 감소해 건전성이 개선되는 듯 보였으나 지난해 말 1139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가 2619억원으로 증가했다. 요주의이하자산과 고정이하자산도 증가했다. 요주의 자산은 지난해 말 268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826억원으로 증가했으며, 고정이하자산은 같은 기간 773억원에서 2671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연체율은 지난해 말 대비 2.8%, 요주의이하자산비율은 7%로 상승했다.
지난해 말 이후 업권 전반에 걸쳐 부동산PF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추세인데다가 부동산시장의 경기둔화에 따른 건전성 저하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거액 기업금융 위주의 사업 특성상 여신포트폴리오의 집중도 위험이 크고 경기 침체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운용자산 경기민감도가 높고 해외 익스포저 규모를 감안하면 사업 위험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라면서 "자산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해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